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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차 유엔총회 고위급 '일반토의' 시작...젤렌스키 "동부 돈바스 계속 진격"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시작된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연설하고 있다.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시작된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제77차 유엔총회 고위급 ‘일반토의’가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작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더 진격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말했습니다.20대 이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됐다 사망하면서 이란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금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77차 유엔총회가 지난 13일 개막했는데요. 20일부터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와 행정수반, 장관 등 각국을 대표하는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일반토의’가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 지도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일반토의’를 ‘총회의 꽃’이라고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토의는 특별한 주제가 정해지지 않고, 각국 지도자들이 국내외 정세와 현안,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 때문에 이들의 생각과 입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한데요.150여 명의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번 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됩니다.

진행자) 올해는 모처럼 뉴욕 유엔본부가 북적거리고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현장에서 열리는 거라 유엔본부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유엔총회는 지난 2020년에는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됐고요. 지난해는 화상과 대면을 병행해 진행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각국 지도자들이 직접 현장을 찾는 만큼 다양한 개별 양자 접촉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특별히 올해 유엔총회는 전쟁이라는 매우 특수한 상황 속에서 열리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처음으로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데요. 그에 따라 올해 총회의 최대 화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세계 경제∙안보 위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지금 국제 사회는 안보 위협은 물론,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파키스탄과 중국 등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 위기까지, 심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진행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개회 연설에도 그런 내용이 담겼다고요?

기자) 네. 구테흐스 총장은 20일 기조연설에서, 세계가 위험에 처해 있고 마비됐다면서, 각국 지도자들의 경각심과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분쟁으로 인해 분열과 불평등, 빈곤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국제 사회는 지금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는 도전들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거나 준비할 의지 없이 거대한 기능적 장애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지정학적인 분열은 유엔 등 국제기구와 국제법,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 등을 해친다면서, 하나가 돼서 일하자고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누가 먼저 총회 연단에 서느냐도 관심사일텐데, 일반토의 순서를 정하는 규칙 같은 게 있습니까?

기자) 총회 의장과 사무총장에 이어, 관례상 브라질 대통령이 가장 처음 발언권을 얻고요. 두 번째 발언권은 총회 장소인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의 대통령에게 주어집니다. 그다음부터는 대통령, 국왕, 총리, 장관 등 각국 연설자의 서열과 취임 연도 등을 고려해 순서를 정하는 편입니다.

진행자) 그럼 일반토의 첫날인 20일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연설하나요?

기자) 올해는 아닙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그 관례가 깨지게 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고 귀국했는데요. 일정 조율이 필요해 세네갈 대통령과 순서를 바꿨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오전에 연설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일반토의 첫날에는 모두 몇 개국이 연설에 나선다고 하나요?

기자) 33개국인데요.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첫날인 20일, 열 번째 연설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한 후 처음 유엔 무대에 나선 건데요. 윤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 사회가 연대해 자유와 평화 등 보편적 가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시민의 자유와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첫날 연설자 가운데 또 주목되는 인물로 누가 있을까요?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또 지난 6월 취임한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도 처음 국제무대에 나서게 됐고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첫날 연설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은 언제로 잡혀 있습니까?

기자) 두 사람 모두 올해 총회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 대신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24일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고요. 중국은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확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는 참석한 바 있습니다.

행자) 지금 러시아와 한창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참석할 수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화상 연설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원래 총회 규정상, 모든 연설자는 현장에 직접 참석해 연설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중인 우크라이나는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결정은 어떻게 내린 겁니까?

기자) 지난 16일 회원국들이 투표로 결정했습니다. 투표 결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에 찬성한 나라는 101개국, 반대 7개국, 그리고 기권한 나라는 19개국이었습니다.

진행자) 반대한 7개 나라는 어떤 나라들인가요?

기자) 러시아와 북한, 시리아, 벨라루스, 에리트레아, 니카라과, 쿠바 등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우호적인 나라들이었고요. 중국과 이란은 기권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26일 연설 순서가 배정됐는데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나설 전망입니다.

19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주 이지움 시민이 파괴된 학교 주변에서 땔감을 찾고 있다. (자료사진)
19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주 이지움 시민이 파괴된 학교 주변에서 땔감을 찾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계속 진격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 밤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동쪽으로 더 진격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19일)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루한시크주의 핵심 요충지인 리시찬스크와 가까운 마을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리시찬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루한시크주의 최후 거점으로, 마지막까지 항전을 벌였던 곳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몇 주간의 치열한 교전 끝에 지난 7월 러시아군에 넘어간 곳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탈환한 빌로호리우카 마을은 리시찬스크와 불과 1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요.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날(19일)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폐허가 되다시피 한 빌로호리우카 마을을 순찰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함께 올리며, 앞으로 더 격렬한 전투를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리시찬스크 탈환 의지를 나타냈나요?

기자) 리시찬스크 뿐만 아니라 루한시크주 전체를 다시 탈환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습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모든 센티미터(cm)마다 전투가 있을 것이며, 적이 방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히 행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어, 치열한 영토 싸움이 벌어질 것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루한시크주는 러시아로서도 매우 중요한 곳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수도 크이우 함락에 실패하자, 병력을 재배치하고 루한시크주와 도네츠크주가 있는 동부 돈바스 완전 점령으로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돈바스에는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라는 이름의 자체 국가를 수립하고 우크라이나와 무력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이들을 정식 국가로 승인하고 이곳 주민 보호를 내세워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감행했습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밤 연설에서 “점령자들은 확실히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이달 초 북동부 하르키우주 전체를 다시 수복하는 등 전과를 올리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방된 지역에서는 정상적인 생활로 하루 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국제 사회에 보다 많은 무기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호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휴전 협정을 원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9일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빨리 마무리하려고 애를 쓰는 태도를 보였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에게 크름반도를 정당한 주인에게 돌려주라고 말했다고 밝혔는데요.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를 강제병합하고 실질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란 최고 공립 테헤란대학교 학생들이 마흐사 아미니 씨 사망 사건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이란 최고 공립 테헤란대학교 학생들이 마흐사 아미니 씨 사망 사건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이란 소식입니다. 지금 이란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20대 이란 여성의 죽음으로 촉발된 시위가 지난주부터 이란 전역에서 계속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의 발포로 5명이 사망했다는 인권 단체의 발표도 나오고 있는데요. 객관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의 발단이 된 여성이 누군지부터 살펴봐야겠네요.

기자) 네. 마흐사 아미니라는 22세 여성입니다. 아미니 씨는 이란 북서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가 고향인데요. 지난 13일, 가족과 함께 수도 테헤란에 있는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이란의 이른바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아미니 씨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이슬람 여성들의 복장인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란의 풍속 경찰은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비롯해 이란의 엄격한 사회 규칙을 집행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미니 씨는 왜 사망한 거죠?

기자) 이란 당국은 아미니 씨가 경찰에 구금된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19일 갑자기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당국은 심장마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아미니 씨의 가족은 평소 아미니 씨는 심장 관련 질환은 물론, 특별한 지병이 없었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사인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미니 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아미니 씨가 고문으로 사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고요. 그러면서 정확한 사인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위는 아미니 씨의 고향인 사케즈에서 제일 먼저 시작해 수도 테헤란, 이스파한, 카라지 등 여러 도시로 점점 확산했습니다.

진행자) 곳곳에서 시위자와 경찰 당국 간의 물리적 충돌도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는데요. 이란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노르웨이 소재 인권 단체 ‘헹가우’는 19일 사케즈 지역에서 보안군의 발포로 2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도 늘고 있는데요. 헹가우 측에 따르면 주말을 거치면서 이란 곳곳에서 다친 사람은 70여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CNN, 로이터 등은 객관적으로 이 수치를 검증할 수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미니 씨 사망은 불행한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 당국은 아미니 씨의 시신을 부검했으며, 법의학적 검사를 추가 실시한 뒤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정부는 또, 아미니 씨가 이슬람 율법과 복장 교육 등을 받기 위해 이른바 ‘재교육 센터’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이 담긴, 편집된 동영상도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고문사 등의 의혹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도 우려를 나타냈다고요.

기자) 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일 성명을 내고, 최근 몇 달간 이란의 풍속 경찰들이 거리 순찰을 확대했으며, 히잡을 착용하지 않거나 허술하게 쓴 여성들을 신체적, 언어적으로 괴롭히거나 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다 알나시프 OHCHR 부대표는 이란 당국의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9일 로이터 통신에,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 중 사망한 사건은 인권에 대한 “끔찍한 모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란 여성은 원하는 복장을 할 권리가 있다며, 이란 정부는 반드시 이번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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