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EU, 에너지 위기 '초과이윤세' 구체화...미, 아프간 동결자금 절반 스위스 은행 신탁 예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을 공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재다짐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아프가니스탄 동결 자금의 절반을 스위스 소재 신탁 자금으로 예치하기로 했습니다. 시리아 내전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새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지금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데요.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4일, 회원국들에 새로운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앞서 EU 지도부는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을 제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 도입 결정을 맹비난하면서 여기에 동참하는 나라들에는 석유는 물론 가스 등 어떠한 연료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는데요. 즉각 같은 날(7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도 검토하자고 회원국들에 제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EU 집행위원회의 에너지 방안에, 러시아산 가스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는 것도 들어갔습니까?

기자) 영국 가디언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산 가스는 물론 다른 수입 가스에 대해 가격상한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고수익을 얻는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 초과 이윤세를 걷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EU 지도부의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제안에 회원국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EU 27개 회원국 에너지 관계 장관들이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지도부의 제안을 검토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산 가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이 거세게 반대하면서 이견을 노출했습니다. 일부 EU 회원국 안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오히려 EU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극우파 등의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집행위 방안에 담긴 ‘초과 이윤세’란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기자) 네. 전쟁으로 에너지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와중에, 막대한 초과 수익을 누리고 있는 가스∙석유 회사들을 겨냥한 조처인데요. 이들 기업의 잉여 이익분에 대해 세금을 매겨, 그 이익분을 에너지 소비 약자들을 지원하는 데 쓰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EU 에너지 장관들은 오는 30일 긴급회의를 열고 집행위가 마련한 초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EU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견고한 지지를 재다짐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 회의가 열렸는데요. 연례 연설에 나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에너지 방안을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특히 러시아 제재가 실효를 거두고 있다면서 지금은 유화책이 아니라 결의를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푸틴은 실패하고 유럽은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파란색 옷을 입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현지 소식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관한 권고안을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와 영국 가디언, dpa 등 유럽 주요 매체는 13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 사무총장과 함께 안전보장계획 권고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시한 안보보장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주요 골자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낸 후에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대와 준군사조직을 견딜 수 있도록, 이른바 ‘크이우 안보조약’을 체결해 서방의 장기적인 군사적∙ 재정적 지원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고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터키 등과 중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이 이 안보 보장에 동참할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권고안 채택은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에게 전쟁의 헛됨과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우리의 지지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주도하는 유라시아 지역 국가들의 경제협력체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가 15일과 16일 이틀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데요. 푸틴 대통령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찾습니다. 이번 상하이협력기구 회의에는 특히 약 2년 8개월 만에 처음 해외 방문에 나선 시진핑 중국 주석도 참석하는데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15일 별도로 양자 회담을 갖는다고 크렘린궁이 확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성사되는 두 정상의 회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하르 지역의 소녀가 물동이를 운반하고 있다. (자료사진)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하르 지역의 소녀가 물동이를 운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동결 자금 문제를 결정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14일, 아프가니스탄 동결 자금 중 35억 달러를 스위스에 있는 은행에 신탁 자금으로 예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제3국에 있는 은행에 예치함으로써 중립적 관리를 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재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앞으로 이 신탁 자금은 아프가니스탄 경제에 더 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보호받고 보존될 것이며, 필요한 곳에 지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스위스 은행이라고 했는데 정확히 어떤 은행입니까?

기자) 스위스 바젤에 있는 ‘국제결제은행(BIS)’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결제나 예금을 받아들이는 것을 주 업무로 하는데요. BIS는 별도의 성명을 내고,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위한 기금과 고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기금 운용이나 의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BIS의 역할은 신탁 이사회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사회의 지시를 집행하는 것으로 제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이 35억 달러 외에 동결한 아프가니스탄 정부 돈이 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8월 아프간 무장 정파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하면서 미국 정부가 동결한 아프간 자금은 70억 달러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행정명령을 통해 이 동결자금을 해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 나머지 돈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나머지 35억 달러에 대해서는 미국의 9.11 테러 희생자 유족들의 배상금 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인데요.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내에서는 물론 미국 안에서도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자금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은 미국이 아프간 국민들의 돈을 훔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점령하면서 국제 사회의 지원이 사실상 거의 다 끊겨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은 왜 돌려주지 않는 거죠?

기자) 탈레반 정권이 장악한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중앙은행(DBA)'에 돈을 돌려줄 경우, 아프간 국민이 아니라 탈레반 정권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위스 국제결제은행에 자금을 신탁 예치하기로 한 건데요.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DBA가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는 한, DBA에 자금을 보내는 것은 아프간 국민을 더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에서 포격으로 짙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에서 포격으로 짙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시리아에서 대규모 전투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파올로 핀헤이로 유엔 시리아조사위원장은 14일 “시리아는 대규모 전투의 재발을 감당할 수 없는데, 현재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핀헤리오 위원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시리아 내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실 지난 몇 년간 시리아 안에서 전투가 많이 줄어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이 그간 영토 가운데 70%를 수복했고요. 또 미국은 쿠르드족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 IS를 물리치는 것을 도왔습니다. 그리고 터키가 시리아 접경 지역에 완충 지역을 설정하면서 전투가 감소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몇몇 지역에서 분쟁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전투가 소강상태였지만, 다시 격화할 조짐이 보인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한때 시리아에서 전쟁이 완전하게 끝났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보고서에 열거된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핀헤이로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 어떤 사례가 언급됐습니까?

기자) 네. 먼저 시리아 북부에서는 터키와 터키가 지원하는 세력들, 그리고 쿠르드족이 주도하는 세력 사이에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알레포에 대한 공격으로 적어도 민간인 92명이 사망하고 집과 사원, 학교, 병원, 그리고 공공건물이 파괴된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오래된 분쟁에서 미국과 터키, 그리고 이란이 지원하는 세력뿐만 아니라 이스라엘도 계속 시리아 안에서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자주 시리아 내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에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에 대한 공격으로 공항 운항이 거의 2주간 중단된 것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에만 이스라엘이 수십 차례 시리아 내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유엔 시리아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의 가동이 중단된 기간 시리아에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을 공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 러시아군이 여전히 주둔하고 있는데, 러시아군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시리아조사위원회의 해니 메갈리 위원은 최근 몇 달간 러시아군 공습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이 민간인들과 식량, 물 저장 시설을 겨냥해 공습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건데요. 지난주에도 이들리브에 대한 공습으로 사상자가 나왔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밖에 북동부에 있는 난민 수용소 안에서 내부 경비요원들과 난민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고, IS 잔당들이 시리아 영토를 공격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가장 고통을 겪는 건 역시 민간인들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격화하는 전투와 포격으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고 음식과 식수에 접근하기가 힘들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핀헤이로 유엔 시리아조사위원장은 “현재 시리아인들이 장기 분쟁의 폐허에서 살면서 더 심해지고 참을 수 없는 고생에 직면해 있다”면서 “자원들이 귀해지고 원조 제공에 대한 피로감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백만 명이 멀리 떨어진 수용소 안에서 고통받거나 죽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전투 상황뿐만 아니라 시리아 내 인권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보고서에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있었습니까?

기자) 네. 최근 조사 결과 시리아 정부 구금시설 안에서 반인도주의적 행위가 계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고문과 가혹 행위로 수감자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구금시설에서의 전쟁범죄나 사망 사례는 무장 조직이 운영하는 구금시설에서도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는데요. 보고서는 또 시리안 안에서 지금까지 수만 명이 강제로 사라지거나 실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