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영국 여왕 서거 애도 물결..."우크라이나군 하르키우∙ 헤르손 전선 일부 성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처음으로 9일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처음으로 9일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 소식에 이념과 체제를 넘어 전 세계 지도자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전선에서 빠르게 진격하면서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로를 파괴하는 등 전세가 바뀌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말했습니다. 인도군과 중국군이 분쟁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8일 향년 96세를 일기로 서거했습니다. 전 세계가 여왕 서거에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위 기간만 70년,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 소식에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국 지도자들은 세계 역사의 증인이기도 했던 여왕을 기리며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 반응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여왕 서거 소식을 접하고, 즉각 백악관과 모든 공공장소, 군부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공동명의로 추모 성명을 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여왕은 안정된 존재였고, 여왕 없는 영국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을 포함해, 수 세대 영국민들에게 위로와 자부심의 원천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여왕의 유산은 영국의 역사와 세계사에 크게 남을 것이라며 애도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미국 대통령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과 미국 간 외교 관계가 깊은 만큼, 전임 미국 대통령 대부분이 여왕을 만난 적이 있는데요.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바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전임 미국 대통령들은 잇따라 자신들의 재임 기간, 여왕이 보여준 기품과 친절함, 유머, 따뜻함 등을 회고하며, 여왕을 기렸습니다.

진행자) 유럽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프랑스는 8일 밤, 여왕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파리의 명소인 ‘에펠탑’의 조명을 껐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왕이 70년 넘게 영국의 연속성과 통일성을 구현했다면서 여왕을 가리켜 ‘프랑스의 친구’였다고 표현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과 영국의 화해를 위한 여왕의 노력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여왕의 오랜 봉사와 헌신, 위엄은 여러 세계에 걸쳐 존경의 원천이 됐다고 기렸습니다.

진행자)영연방 국가들의 반응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캐나다는 열흘간의 애도 기간을 발표하고 이날, 의회 건물에 조기를 걸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여왕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다면서 여왕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호주인들의 마음은 앞으로도 영국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여왕의 지도력은 영국과 영국민에게 깊은 영감을 줬다고 회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전쟁 중인 가운데서도 두 나라 모두 여왕의 죽음을 애도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전 세계에 어떤 존재였는지를 나타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왕은 세계적인 권위와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크렘린궁은 9일, 푸틴 대통령이 여왕의 장례식 참석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여왕의 서거는 깊은 슬픔이라며 영국과 영국 연방에 진심으로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 우르줄라 폰데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제기구 수장과 종교 지도자들도 줄줄이 여왕을 추모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고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중동 국가에서도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 버킹엄궁 앞에는 헌화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왕이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죠?

기자) 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999년 4월, 당시 김대중 한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1883년 양국이 수교한 이래 영국의 국가 원수로서는 첫 방문이었습니다. 또 마침 3박 4일 방한 일정 중 여왕의 73세 생일이 들어 있어, 한국 정부가 경북 안동에서 전통식 생일상을 베풀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9일 주한 영국대사관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여왕 장례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진행자) 정확한 장례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요.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오는 19일에 장례식이 거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단 여왕의 관은 10일부터 여왕이 서거한 장소인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시작으로 영국을 구성하는 각 주요 지역을 돈 후 13일 버킹엄궁에 도착할 예정이고요. 이때 여왕의 유해가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조문이 허용됩니다. 여왕의 장례식은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거행되고요. 윈저성 세인트조지 교회에서 예식과 함께 지하 납골당에 관을 내리는 것을 끝으로 장례 절차는 마무리됩니다. 이 모든 장례 절차는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가 주도합니다.

진행자) 여왕 서거 후 바로 찰스 3세가 왕위를 계승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왕의 장남으로 60년 넘게 왕세자로 있었던 올해 73세의 찰스 3세는 8일, 자동으로 왕위를 계승했고요. 10일 영국의 국왕으로 공식 선포될 예정입니다. 대관식 일정은 발표가 나오지 않았는데요. BBC 등 영국 매체들은 몇 달 뒤 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새 영국 국왕인 찰스 3세는 9일, 영국 국왕 자격으로 처음 연설했죠?

기자) 네. 찰스 3세는 이날 연설에서 “여왕께서 헌신하신 것처럼 나도 신이 나에게 부여한 시간 동안 나라의 중심에서 헌법적 원칙을 지킬 것을 엄숙하게 서약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가족을 대표해 여러분들의 조의와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고인이 된 모친에 대해 “우리 가족과 이 세월 동안 당신이 열심히 섬겼던 나라들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헌신에 감사한다”라며 “천사들의 비행이 그대의 안식을 노래하게 하소서”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포를 사격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포를 사격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계속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와 동부 전선에서 대반격을 시작하며 러시아군을 격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주 동부와 남부 일대에서 1천㎢ 이상의 영토를 수복했으며, 수십 개 마을이 해방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1천㎢ 면 상당히 넓은 면적 아닌가요?

기자) 네. 평양시 전체 면적이 약 3천㎢, 서울시 면적이 약 600 ㎢니까 대충 어느 정도 되는지 가늠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올렉시 그로모우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50km 이상 밀어내고 마을 20여 곳을 찾았고, 남부에서도 전선에 깊숙이 들어가 여러 마을을 해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주장대로라면 전세가 두드러지게 바뀌는 형국인데요. 서방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최근 우크라이나 전황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주에서 기습을 통해 400㎢ 이상의 영토를 수복했다고 밝혔습니다. ISW는 또,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이즈미와 하르키우 간의 전선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의 성공은 러시아 지휘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방 장관도 최근의 전황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에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9일, 체코 프라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 지도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이 지원한 군수 무기로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밀리 합참의장은 8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회의에 참석해, 일례로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를 이용해 러시아 목표물 4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최근의 전세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임명한 비탈리 간체프 하르키우주 행정수반은 우크라이나의 발표는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주려는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안보 지원을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8일 사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와 주변 18개국의 안보 지원을 위해 약 22억 달러에 달하는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에는 10억 달러가 제공됩니다. 같은 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억7천500만 달러의 군사 지원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분쟁 지역인 라다크 지역에서 인도군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분쟁 지역인 라다크 지역에서 인도군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인도군과 중국군이 분쟁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군과 중국군이 서히말라야의 고그라-핫스프링스 국경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양국 정부가 최근 발표했습니다. 양측은 조정되고 계획된 방법으로 철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국경 지역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인도는 긴 국경을 맞대고 있죠?

기자) 네. 두 나라가 3천800km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그런데 아직도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해서 이른바 ‘실질 통제선(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몇 년 전에 두 나라 군인들이 국경 지대에서 충돌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두 나라 군인들이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도군 20명과 숫자를 알 수 없는 중국군이 사망한 바 있는데요. 이후 인도가 병력 약 5만 명을 라다크 지역에 배치하는 등 두 나라 사이 긴장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긴장이 고조되자 두 나라가 협상에 나섰죠?

기자) 네.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두 나라 고위 군사령관들 사이에 16차례 협상이 진행됐는데요. 마지막 협상은 지난 7월에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분쟁 지역에서 양국 군이 철수하는 건 이런 협상의 결과물인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양측은 단계적이며 조정되고 확인된 방식으로 전방 배치를 중단하기로 합의했고, 그 결과 양측 군대는 각자 지역으로 복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해서 중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대화와 협의로 이견을 해결하려 한다”면서 “바로 이것이 중국이 외교와 군사 채널을 통해 국경 문제에 대해 인도와 소통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인도 두 나라 정상이 곧 회동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납니다. 지난 2020년 양국 군이 충돌한 이후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