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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신장 보고서 "반인도 범죄 해당할 수도"...자포리자 포격 계속 원자로 1기 가동 중단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자료사진)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퇴임과 함께 중국 신장 소수민족의 인권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차별적인 구금 행위가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일대에 포격이 계속되면서 원자로 1기의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미국 정부가 몇몇 반도체 업체에 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도록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신장 지역 소수민족의 인권 실태에 관한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군요?

기자) 유엔인권사무소가 31일, 중국 신장 지역에 거주하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처우와 인권 실태를 다룬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48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특히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가 퇴임하는 날 전격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의 주요 내용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이른바 ‘대테러’전략과 ‘대극단주의’ 전략을 적용하는 가운데 신장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위구르족과 이슬람교를 믿는 다른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임의적이고 차별적인 구금은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신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중국 최서북단에 있는 신장에는 약 1천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여러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데요. 이들의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입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이들을 차별, 학대, 감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특히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강제수용소에 구금돼 있고, 이곳에서 강제노동과 낙태, 성폭행 등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며 유엔 차원의 조사를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 수용소가 몇 개나 된다고 합니까?

기자) 수용소의 존재가 처음으로 알려진 건 지난 2018년인데요. 국제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적어도 100개 이상의 집단수용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수용소’가 아니라 극단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재교육하고, 중국의 언어와 문화 등을 가르치는 일종의 직업훈련소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바첼레트 대표가 지난 2018년 취임한 이래 신장 지역 인권 실태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3년 넘게 보고서를 준비해왔는데요. 하지만 바첼레트 대표의 4년 임기가 끝나기 불과 몇 분 전에야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일각에서는 바첼레트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오랫동안 보고서가 나오지 않자 바첼레트 대표가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미온적인 게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바첼레트 대표는 취임 이래 중국 정부에 신장 지역의 인권 상황을 조사할 수 있도록 제한 없는 접근을 요구해왔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거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성사되지 못하다 지난 5월 중국 신장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어떤 논란이었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이 바첼레트 대표의 방문에 대해 조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호적 방문 형식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허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바첼레트 대표가 신장 지역의 인권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중국 정부의 정책 홍보에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는 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강제 낙태 주장과 관련해, 보고서는 2017년 중국 정부의 가족계획 정책에 따라 생식권 침해에 대해 신빙성 있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얼마만큼 이런 정책을 집행하며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지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과 유엔 기구 등 국제 사회의 긴급한 관심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등 일각에서 제기해온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바첼레트 대표가 보고서 발간과 관련해 따로 언급한 건 있습니까?

기자) 네. 바첼레트 대표는 자신의 보고서가 상당한 작업과 검토를 필요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건설적인 대화 정신으로 지난주 중국 측의 의견도 청취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상 인권 문제가 정치화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첼레트 대표가 말한 경험이라는 게 뭘 뜻하는 걸까요?

기자) 네. 바첼레트 대표는 전 칠레 대통령이었습니다. 칠레에서 독재 정권과 맞서고 소수자 인권을 위해 싸운 인물인데요. 바첼레트 대표는 칠레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은 대화와 참여를 통해 점차적으로 신뢰를 쌓는 접근법이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권 문제의 정치화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실질적 성과를 거두는 것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도 보겠습니다.

기자) 네. 완전히 허위 날조된 것이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불법적이고 무효이며 완전히 허위인 보고서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계속 변함없이 중국 특색의 인권 발전의 길을 걸을 것이며 중국의 인권과 세계 인권을 위해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31일 기자들에게 “소위 말하는 신장 문제는 정치적 의도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것이며, 중국의 주권과 발전을 해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유엔 인권 대표가 중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시찰단원들이 1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시내 호텔에서 원자력발전소로 향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시찰단원들이 1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시내 호텔에서 원자력발전소로 향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 일대에서 포격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일에도 유럽 최대 규모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둘러싼 포격이 계속되면서 원자로 1기가 가동을 멈췄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박격포 포격으로 원전의 비상 보호장치가 가동됐으며, 현재 작동 중인 2기 원자로 가운데 1기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은 현장에 도착했습니까?

기자) 네. IAEA 전문가들이 탄 무장 차량이 1일, 러시아 군인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는 가운데 원전 단지에 도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IAEA 시찰단은 전날(31일) 원전에서 약 55km 떨어진 자포리자시에 도착해 현장 방문을 준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포격이 계속되면 시찰단이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시찰단은 당초 1일부터 임무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요. 원전 근처에 포격이 계속되면서 몇 시간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소식통에 따르면 시찰단의 임무가 예정보다 더 짧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찰단을 이끌고 있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런 상항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그로시 총장은 1일 일찍 원전 현장으로 향하기 전 기자들에게, 원전 현장에서 군사적 도발이 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여기에 온 이상 원전을 방문하고 직원들을 만나 피해 현황과 안전 대책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정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그로시 총장은 일단 며칠 걸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원전 임무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상설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는데요. 시찰단이 상시 또는 지속적으로 원전에 머물 수 있다면 임무를 더 연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원전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IAEA의 임무와 상설화 계획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데요. 하지만 앞서 러시아가 임명한 현지 행정부는 하루 안에 사찰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예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진행자) 앞서 원전의 원자로 1기가 가동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그럼 나머지 원자로는 제대로 가동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에네르고아톰 측은 나머지 원자로 1기는 우크라이나의 전력망과 연결된 상태에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포격으로 원자로 가동이 중단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행정부 수반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비상 보호장치가 가동되고 원자로 1기가 꺼졌으며 보조 전력선이 손상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조처를 단행했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일반 러시아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 적용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EU 외무장관들은 8월 30일부터 이틀간 체코 프라하에서 이에 관해 논의했는데요. 지난 2007년부터 적용해온 러시아에 대한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러시아 정치인, 사업가, 외교관 등에 대해서는 이미 효력이 정지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러시아 여행객들은 기존의 비자 발급 비용 할인과 신청 후 열흘 내 발급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러시아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폴란드 등 일부 국가는 러시아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는데요. EU의 주축국인 독일과 프랑스 등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이들 국가는 이른바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에 모든 일반 러시아인이 처벌받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반대했습니다.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로고가 새겨진 컴퓨터 부품 (자료사진)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 로고가 새겨진 컴퓨터 부품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몇몇 미국 반도체 업체에 최신 반도체를 중국에 팔지 말라고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용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또 다른 반도체 업체인 AMD도 AI용 반도체인 MI250의 중국 수출을 중단할 것을 통보받았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엔비디아가 못 팔게 된 반도체는 어떤 종류입니까?

기자) 네. AI의 학습 능력 속도를 증대시키도록 고안된 A100과 H100입니다. 엔비디아나 AMD 같은 회사들이 생산하는 미국 반도체들이 없으면 중국 기관들은 영상이나 음성 인식 등에 쓰이는 발전된 컴퓨터 작업을 저렴한 비용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두 회사에 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엔비디아 측은 미국 정부가 “새 규정은 해당 반도체가 중국에서 군사용으로 사용되거나 전용되는 위험을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해서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자세한 설명이 나오진 않았는데요. 미국 상무부는 다만 “첨단 기술이 잘못된 손에 들어가는 막기 위해 중국 관련 정책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보유한 반도체 관련 첨단 기술을 중국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정책 변화를 설명할 위치에 있지 않지만, 첨단 기술과 관련해 미국 국가안보와 외교적 이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추가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반도체 수출 중단으로 두 회사가 손해를 볼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이미 A100와 H100 반도체 4억 달러어치를 중국에서 수주한 바 있는데요. 그래서 이 조처가 실행되면 4억 달러를 손해 보게 됩니다. 반면 AMD 측은 새 규정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새 규정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중국에 기술 봉쇄를 부과한다고 비난했고요. 중국 상무부는 새 규정이 국제공급망의 안정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엔비디아 반도체 대부분은 타이완 공장에서 생산되는데요. 최근 타이완 문제를 두고도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모양새 아닙니까? 이런 가운데 타이완군이 드론(무인기)을 격추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군 진먼방어사령부는 1일 정체불명의 민간용 드론이 통제 상공에 들어와 경고 사격으로 퇴거시키려 했지만, 이에 불응해 사격을 가해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이 중국 소유로 보이는 드론을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타이완은 앞서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지시하자, 8월 30일, 처음으로 드론에 경고 사격을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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