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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행' 뉴콘크호 기록, VOA 보도 하루 만에 '중국행' 수정..."의심선박 출항허가 의문"


한국 해양수산부 자료에 나타난 지난 2019년 3월 '뉴콘크(New Konk)'호 출항 정보에서 차항지가 11일까지 북한(위 붉은 사각형 안)으로 나타나 있었지만 12일 중국 닝더(아래 붉은 사각형 안)로 수정됐다. 

한국 유조선이었던 ‘뉴콘크’호가 차항지를 ‘북한’으로 기재하고 출항 허가까지 받았다는 VOA 보도가 나간 뒤 하루 만에 한국 정부가 3년 전 출항 정보를 ‘중국’으로 수정했습니다. 시스템 오류라는 게 한국 측 주장이지만, 북한을 목적지로 기재한 선박을 저지하지 않은 점과 이 선박이 실제로 대표적인 대북제재 위반 선박이 된 경위에 대해 의문이 남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해양수산부 자료에 나타난 지난 2019년 3월 ‘뉴콘크(New Konk)’ 호의 출항 정보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급히 수정됐습니다.

전날인 11일(워싱턴 시각)까지 차항지로 표기돼 있던 ‘북한기타항’이 VOA의 문제 제기 하루 만인 12일 현재 중국 ‘닝더(Ningde)’로 바뀌었습니다.

앞서 VOA는 11일 대북제재 위반의 핵심 선박으로 꼽히는 뉴콘크 호가 3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깃발을 달았던 한국 선박이었으며,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나던 2019년 3월 다음 목적지를 북한 영문 코드인 ‘KP’로 적고 항구명은 ‘북한 기타항’으로 기재해 제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VOA의 질의와 보도가 나간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해양수산부의 공식 자료 내용이 바뀐 겁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1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스템 상의 오류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입항 당시 기록된 차항지 정보가 출항 정보에도 남게 돼 급하게 수정했다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해양수산부 내부 자료에는 뉴콘크 호의 출항 당시 차항지가 ‘중국’으로 표시되지만 일반인 등이 열람하는 공개 자료에 ‘북한’으로 나타나는 오류가 발견돼 이를 고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무엇보다 현재 뉴콘크 호가 실제로 대북제재 위반 핵심 선박으로 활발히 운항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뉴콘크 호가 처음 부산항에 입항하던 2019년 2월 한국 정부에 차항지로 ‘북한’을 신고한 건 맞다고 확인을 했습니다. 이는 출항 시점 차항지도 입항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으로 잘못 표기되는 단초가 됐다는 겁니다.

문제는 뉴콘크 호가 한국에 입항했다 출항하기 전까지 약 한 달 반을 부산항에 머물었는데, 북한을 차항지로 신고한 내용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한국 법에 따라 한국 선박이 북한으로 가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경우 국내법으로는 허가 대상으로 관리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과 달리 비록 입항 시점이긴 하지만 이후 북한으로 가겠다고 한 선박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뉴콘크 호는 현재 사실상 북한의 통제 아래 있는 선박이 된 겁니다.

해운업계 전문가인 우창해운의 이동근 대표는 1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업계 관행상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동근 대표] “입항 신고서에 여러가지를 적게 됐지만 북한이라고 차항지를 딱 집어서 기입했다는 건 사전에 이 배가 북한으로 오너쉽이 이전되던지 다른 목적으로 북한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나라라면 해수부를 통해 대공 부서에서 관심과 조사가 있어야 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 대표는 만약 한국 정부가 차항지를 북한으로 기재한 해당 선박을 문제 삼아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면 이후 뉴콘크 호가 대북제재 위반의 핵심 선박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뉴콘크 호는 한국에 머물던 2019년 2월과 3월 사이 홍콩에 근거지를 둔 회사에 판매됐고 약 3개월 후인 2019년 6월부터 공해상에서 불법 환적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뉴콘크 호는 이후 직접 유류를 싣고 북한 남포에 여러 차례 입항하는 모습이 적발됐으며 다른 선박의 이름과 등록정보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위장을 하려던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다만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뉴콘크 호가 한국을 출항하던 시점 어떤 화물을 선적했느냐는 질문에는 “별도로 화물을 싣거나 하역하진 않았다”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화물 하역 여부는 당시 선박에 대한 직접 조사가 아닌 세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국 선박이 북한 혹은 북한의 위장회사 등에 매각되는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박의 해외 매각 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에 연루되지 않도록 선사 등에 대한 계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외매각 시 사전에 선박의 최종 목적지, 사용자, 중개인 등의 신원과 과거 거래기록 정보 등을 확인하고, 선박 매매계약서 체결 시에도 구매자로부터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활동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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