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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 새 유류 시설에 유조선 정박…선박 움직임 최근 활발해져


북한 남포 일대를 촬영한 지난 17일자 위성사진. 곳곳에 선박들이 정박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남포 일대를 촬영한 지난 17일자 위성사진. 곳곳에 선박들이 정박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최근 완공된 북한 남포의 유류 하역 시설이 본격 운영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북-중 국경지역과 달리 중국 등을 오가는 북한 선박들의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지는 양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남포에 최근 건설된 새 유조선 정박 시설에서 유조선 한 척이 포착됐습니다.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자료에 따르면 길이 70m의 이 유조선은 긴 직선 형태의 정박 시설 끝부분에 정박해 있습니다.

이 선박은 지난 13일 이 자리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18일과 20일자 위성사진에서도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시설이 위치한 곳은 기존 남포의 유류 저장 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지점으로, 앞서 북한은 이 곳에 약 10m 높이의 대형 유류탱크 3개를 만들고, 올해 6월엔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약 120m 길이의 선박 접안 시설을 설치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이 시설은 줄곧 비어 었었지만 완공 약 4개월 만에 유조선이 접안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새롭게 만든 유류탱크 3개에 유류를 채우는 등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추정을 낳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북한 남포에 건설된 새 유류 하역시설에 유조선(원 안)이 한 척 정박해 있다. 사진=Planet Labs.
지난 20일 북한 남포에 건설된 새 유류 하역시설에 유조선(원 안)이 한 척 정박해 있다. 사진=Planet Labs.

현재 북한은 새 유류탱크 지대와 별도로 기존 유류 저장 시설 밀집지역에서도 유류탱크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이 일대에 지름 약 32m의 원형 부지 4개와 지름 25m의 부지 1개가 조성돼 유류탱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여전히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남포의 기존 유류 저장 시설 밀집지역에서는 또 다른 선박 접안 시설 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들 유류 관련 시설들이 모두 완성될 경우 유류탱크는 기존 약 20개에서 30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4개이던 접안 시설은 6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앞서 미국의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제재 등으로 인해 북한이 유류 비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라며 유류 관련 시설이 확충되고 있는 배경을 추정한 바 있습니다.

이 일대를 드나드는 유조선의 숫자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변화입니다.

북한 유조선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이 일대를 드나들었지만, 이후 급감하기 시작해 약 1년 가까이 자취를 감춰왔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7월부터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 시설을 비롯한 정박 시설에 유조선들이 포착되기 시작해 지난달과 이달엔 그 빈도 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선박의 활동이 증가한 정황은 유조선 외에 일반 화물선의 움직임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일례로 ‘플래닛 랩스’가 지난 17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남포의 석탄 항구에 선박 2척이 정박해 있고, 최근 하얀 포대가 하역되는 모습이 촬영된 부두에도 대형 화물선이 적재함을 연 채 대기 중이었습니다.

또 이날 컨테이너를 취급하는 항구에서도 약 90m 길이의 선박이 머무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컨테이너 외벽: 북한 남포 컨테이너 항구에 컨테이너로 세워진 외벽이 구역을 나누고 있다. 방역을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 사진=CNES Airbus / Google Earth.
컨테이너 외벽: 북한 남포 컨테이너 항구에 컨테이너로 세워진 외벽이 구역을 나누고 있다. 방역을 위한 조치로 추정된다. 사진=CNES Airbus / Google Earth.

최근 남포의 컨테이너 항구는 컨테이너들로 연결된 큰 외벽이 세워지고 입구와 출구가 구분된 것으로 나타나, 외부에서 들여온 물품들이 격리되고 있다는 추정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최근 들어 선박에 한해 물품 수출입을 재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국제기구들은 대북 지원물품이 선박을 통해 남포 항에 운송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지난달 북한의 대중국 교역액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7천384만 달러를 기록해 두 나라 간 물품의 이동이 일정부분 재개됐다는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상을 통한 움직임과 대조적으로 북-중 국경 지역은 여전히 한산한 모습입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서는 다리를 건너기 위해 야적장에 대기하는 트럭이나, 다리를 통행하는 트럭들의 행렬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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