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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포항에 하얀 포대 실은 대형 선박 포착…식량∙비료 등 추정


지난 7월20일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하얀 포대를 실은 150m 길이의 선박이 포착됐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지난 7월20일 남포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하얀 포대를 실은 150m 길이의 선박이 포착됐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북한 남포 항에서 최근 하얀 포대를 실은 대형 선박들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식량이나 비료가 북한으로 대거 반입되고 있다는 추정을 낳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0일 북한 최대 항구가 있는 남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약 150m 길이의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맥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된 이 위성사진에 나타난 화물선 형태의 이 선박은 5개 적재함 중 3개의 덮개가 열려 있었는데, 그 안에는 하얀 포대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VOA가 일일단위 위성사진 서비스인 ‘플래닛 랩스’를 통해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살펴본 결과, 이 선박은 지난달 20일 이 항구에 입항한 뒤 이달 8일을 전후해 출항했습니다.

이 기간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선박에 실려 있던 포대들이 날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 관측됐고, 출항일인 8일 위성사진에는 적재함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지난 7월26일 촬영된 위성사진(왼쪽)과 8월8일 위성사진 비교. 7월26일까지 가득하던 적재함 속 하얀 포대들이 8월8일에는 모두 하역된 듯 텅 빈 적재함을 보이고 있다. 자료=Planet Labs
지난 7월26일 촬영된 위성사진(왼쪽)과 8월8일 위성사진 비교. 7월26일까지 가득하던 적재함 속 하얀 포대들이 8월8일에는 모두 하역된 듯 텅 빈 적재함을 보이고 있다. 자료=Planet Labs

이후 이 항구에는 추가로 선박이 입항하지 않다가 19일 현재 하얀색 물체가 가득한 약 100m 길이의 또 다른 선박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지점에서는 앞서 6월12일에도 177m 길이의 대형 화물선이 하얀색과 황토색의 포대 추정 물체를 하역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는 이 선박이 6월9일을 전후해 정박해 26일까지 머문 뒤 떠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어 다음날인 6월27일 또 다른 대형 선박이 하얀색 물체를 실은 상태로 바로 옆 부두에 정박했고, 약 보름 뒤인 7월9일 적재함이 비어 있는 모습을 끝으로 이후 해당 항구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해당 항구에서 약 1km 떨어진 부두에서도 포대를 가득 실은 85m 길이의 선박이 발견됐습니다.

이 부두는 석탄을 주로 취급하는 곳이지만, 최근 몇 개월간 석탄과 관련한 활동은 활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남포 석탄 항에 정박한 선박에 하얀 포대가 실려 있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남포 석탄 항에 정박한 선박에 하얀 포대가 실려 있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초 국경 봉쇄 조치를 단행한 뒤, 지난해 7월부터는 이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남포를 드나드는 선박의 숫자도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6월 이전까지 대형 화물선이 물건을 하역하는 경우도 포착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 지난 6월부터 적어도 5척의 대형 선박이 하얀색 포대들을 싣고 남포 항에 입항해 15~20일가량 머문 뒤 떠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선박들에서 하역된 하얀 포대들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다만, 쌀과 밀가루 등 식량과 비료가 포대 형태로 운송되는 점으로 미뤄볼 때 식량 혹은 비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선박업계 관계자는 19일 VOA에 비료의 경우 하역 뒤 바닥에 놓지만 식량은 오염 등 때문에 하역 뒤 바로 트럭 등에 옮겨 싣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역을 할 때도 비료는 크레인만으로 작업하지만 식량은 포대 훼손을 막기 위해 직접 사람이 적재함에 탑승해 작업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6월 촬영된 위성사진의 경우 선박 바로 옆 부두에 하역된 포대들이 정렬해 있었고, 이후 선박들은 적재함이 어느 정도 비워진 상태에서도 바닥에 남겨진 포대들은 없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6월에 하역된 포대는 비료이고, 이후 하역된 포대는 비료나 식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서 북한전문 매체 ‘NK 뉴스’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선박들이 석탄을 중국에 수출하고, 돌아올 때 비료와 쌀 등을 싣고 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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