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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한반도 정세 “4월 중대 고비될 듯”


북한이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와중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한국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미사일을 또 발사할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3월 9일 실시되는 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는 한국은 물론 남북관계와 미-한 관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북한 수뇌부는 한국 대선과 관련해 지난 몇 달 간 단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매일같이 한국 대선 관련 보고를 받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I am sure North Korean Kim interested in and concern the election…”

한국의 차기 대통령 선출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접근이 사실상 막을 내렸음을 의미합니다.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미-북 관계가 장기교착 상황에 빠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제안했습니다.

이어 한국은 미국과의 집중적인 조율을 통해 지난해 12월 종전선언 문안에 합의했습니다.

그러고 이 종전선언은 미-북 대화 재개 방안과 함께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3달간 종전선언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수뇌부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 대통령보다 차기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하려 하고 있다고 한국의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유명환 전 장관] ”종전선언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고, 북한의 전략적인 셈법은 새 정부와 딜(거래)를 하는 것이 자신들의 협상력을 더 높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북한이 조금 다른 대남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새 정부는 기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을 공산이 큽니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남북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남북관계는 장기간 탐색전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전망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It’s hard to envision any Korean dialogue if conservative candidate is elected…”

이에 대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여당과 야당의 대북정책을 자세히 살펴 보면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자세히 보면 양측의 대북정책은 상당히 수렴돼 있습니다. 누가 되든 전술적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북한 비핵화, 인도적 지원 한다는 틀이고, 누가 되든 대북정책의 근본적 차이는 없다.”

동북아시아 정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국-일본-미국 대결 구도가 강화될 전망입니다. 다시 유명환 전 장관입니다.

[녹취: 유명환 전 장관] ”중국이나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한-미 동맹관계를 약화시키는데 더 중점을 두지 않겠어요? 북한을 지원해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비핵화보다도, 한국으로서는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죠. 결과적으로 북-중-러, 한-미-일 구조로 한반도에서 대결구도가 더 명확하게 나타나고…”

실제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전후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두 차례 구두친서를 주고받으며 ‘전략적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북-중 두 나라와 두 당이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노골적인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을 짓부수자”며 대미 공동전선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과 단결을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2일 열린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국제사회 141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한 가운데 북한과 벨라루스, 시리아, 에리트레아, 러시아 5개국만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일 열린 국무부 브리핑에서 “반대표를 던진 벨라루스, 북한, 에리트레아, 시리아 그리고 당연히 러시아까지, 이 소수 국가와 관련해 (미국 코미디언) 그루초 마르크스가 말했듯 이 클럽은 내가 회원이 되고 싶은 클럽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국무장관] ”For the small number of countries voted against it, Belarus, DPRK,Syria, Russia,,,”

한국은 미국과 보조를 맞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은 지난 28일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취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북한을 오래 관찰해온 켄 고스 국장은 4월이 한반도 정세의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3월에는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고 4월15일에는 김일성 주석의 110주년 생일인 ‘태양절’이 있습니다. 따라서 태양절을 계기로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거나 시험발사할 경우 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So there is very good chance in April we’ ll see something Kim Il-sung’s birthday…”

앞서 북한은 1월부터 중거리 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포함해 8차례 미사일 발사를 한 데 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정책을 갖고 있지만 ICBM이나 핵실험은 협상 국면의 파국을 의미합니다. 또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대외정책을 강경하게 몰아가는데, 북한이 압박한다고 해도 미국이 양보할 가능성이 희박하죠.”

중국이 북한의 이같은 미사일 도발 움직임에 대해 평양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도 주요 변수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미-러 갈등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는 한층 복잡해졌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한반도는 정권교체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한반도 정세에서 북한 수뇌부가 어떤 선택과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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