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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의 베트남전’ 되나?


26일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포격으로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오래,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미-러 관계는 물론 유럽과 한반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4일 새벽 우크라이나 침공을 선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5시50분께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납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명령했습니다.

곧바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공항과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습이 가해졌고, 이미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있던 19만 규모의 러시아 군은 벨라루스와 돈바스, 크림반도 등 북부와 동부, 남부 3면에서 우크라이나로 진격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가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또 공격 첫 날 22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오후 백악관 연설에서 “푸틴은 침략자이고 전쟁을 선택했다”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도체 등 수출 통제와 러시아 4개 은행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Putin is the aggressor. Putin chose the war, and now he and his country will bear the consequences.”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발한 가장 파괴적인 전쟁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 보스니아 사태, 유고슬라비아 내전 등이 일어났지만 이렇게 초강대국이 인접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인 적은 없다고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Definitively the largest war we seen in Europe after World War II…”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국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크게 2단계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단계는 러시아 군이 신속히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해 젤렌스키 정부를 축출하고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는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푸틴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세우고 빨리 전쟁을 마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He want to install friendly regime in Kyiv…”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러시아 군이 키예프를 점령하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인접국인 폴란드 등으로 피신해 일종의 망명정부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규합해 러시아와 비정규전을 벌일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미 동부 돈바스 분쟁과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으로 국민적 감정이 상당히 악화된 상황입니다. 지난 5년간 러시아와의 분쟁으로 희생된 사람은 1만3천여명에 달합니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직접 병력을 파병하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를 도울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무기와 자금을 지원해 비정규전이 전개될 경우 러시아는 상당한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베트남전’같은 일종의 ‘대리전’(Proxy War)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Proxy war like in cold war, you hire people fight for you like Vietnam war…”

이와 관련해 한국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유명환 전 장관은 VOA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강 건너 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큰 사건이 발생하면 한반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녹취: 유명환 전 장관] ”이게 2차대전 끝나고 전후 엄청나게 큰 사건이거든요. 상당한 긴장 상태가 지속될 것이고, 경제 제재에 따라 세계경제가 출렁대고, 한국도 이게 남의 일이 아니죠, 경제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 비핵화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합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한국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러시아-중국-북한과 미국-한국-일본으로 대결구도가 형성되면 비핵화가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다시 유명환 전 장관입니다.

[녹취: 유명환 전 장관] ”중국이나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한-미 동맹관계를 약화시키는데 더 중점을 두지 않겠어요. 북한을 지원해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비핵화보다도. 한국으로서는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죠. 결과적으로 북-중-러, 한-미-일 구조로 한반도에서 대결구도가 더 명확하게 나타나고,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는 악영향이 미치겠죠.”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유명환 전 장관은 미국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는데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을 두둔할 것이기 때문에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명환 전 장관] “북한으로서는 핵, 미사일을 완성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이 기회를 100% 활용하려 하겠죠.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관심이 쏠려 있고, 북한이 도발을 해도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쉽지 않고, 러시아와 중국도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남북간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죠.”

반면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선뜻 발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경이 잔뜩 곤두 서 있는 상황에서 이를 틈타 미사일 발사같은 도발을 할 경우 미국이 한층 강경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Adversary take advantage of situation, that could lead US doing something very aggressive thing…”

앞서 북한은 1월에 중거리 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포함해 7차례 미사일 발사를 한 데 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바 있습니다.

미-북 관계를 오래 관찰해온 고스 국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워싱턴에서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다시 낮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런 목소리가 쑥 들어갔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US has absolutely no appetite for dealing with North Korea, Biden administration”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반도에는 새로운 정세와 국면이 조성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수뇌부가 새로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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