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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지난해 경제계획 목표 실패"


지난해 1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에 김정은(앞 가운데)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조용원 당 비서, 오른쪽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추진한 국가경제발전계획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하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해 새로 내놓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1차년도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년 전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경계계획이 “엄청나게 미달”했다며 새로운 경제발전 계획을 내놨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새로운 경제계획 목표로 3개를 제시했습니다.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 ‘함경남도 검덕지구 2만5천 세대 살림집 건설’ 그리고 “시멘트 800만t 고지 점령”이 그 것입니다.

또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을 중시하는 한편 원자재를 보장해 “인민소비품 생산을 늘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지속적 경제 상승과 인민생활의 뚜렷한 개선 향상”을 약속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 내내 ‘자력갱생’ 구호를 내걸고 주민들에게 경제계획 완수를 다그쳤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해 10여 차례 정치국 회의와 전원회의, 강습회를 열고 경제계획 완수를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수뇌부는 지난 12월 27일부터 닷새간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한 해를 결산했습니다.

전원회의 이후 나온 보도문을 보면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1차년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결속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평양 시내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기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평양 시내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기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원래 북한의 목표는 지난해 1만 세대 살림집을 시작으로 매년 1만 세대씩 지어 5년에 5만 세대를 건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보도문에는 살림집 건설이 완공된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결속’이 되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벽과 기둥같은 골조만 만들었을 뿐 계획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얘기라고,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It seems like the project never finished..”

홍수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 2만5천 세대 살림집 건설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검덕지구 살림집 건설에 대해 “성과적 진척” “원만한 진행”이라고 표현하는 데 그쳤습니다.

전력과 석탄공업 분야도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신문'은 “계획 수행에서 개선과 실적이 이뤄졌다”고만 전했습니다.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은 전력과 석탄 생산 모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사무총장] “석탄 생산을 정상화하려면 전력과 채굴 장비가 보장돼야 하는데, 과거에는 중국서 장비를 들여왔는데, 장비가 조달 안 되는데 석탄 생산을 정상화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거죠.”

북한이 강조했던 금속공업과 화학공업도 성과가 없거나 기술적 장벽에 부딪힌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보도문을 보면 북한이 매년 강조했던 ‘탄소하나공업’이라는 단어가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석유 수입이 힘들어지자 2016년부터 ‘탄소하나공업’을 추진했습니다. 탄소하나공업이란 석탄을 활용해 휘발유와 합성섬유, 합성고무, 농약, 비료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북한 매체에서 ‘탄소하나공업’이 사라진 것은 기술적 난관에 봉착했거나 이를 포기했다는 얘기라고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사무총장] ”탄소하나공업을 지난해까지는 굉장히 강조했는데 올해 보도문에 없다는 것은 탄소하나와 관련해 목표를 접지 않았나 보여집니다.”

그나마 현상유지를 한 것은 농업입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북한 식량 생산량을 469만t 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생산량보다 29만t 정도 증가한 것이지만 북한의 곡물 수요량인 550만t과 비교하면 여전히 80만t 정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경제계획 실패와 경제난이 김정은 정권을 상당히 압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김정은 위원장은 2020년부터 3년째 신년사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대북 제재를 풀지 못해 경제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대할 면목이 없기 때문이라고 동용승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사무총장] ”신년사를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부터 안 냈거든요. 이건 하노이 회담이 실패한 것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자책하는 면이 있는 거지요.”

북한은 1월 16일을 기해 북-중 철도화물 운송을 재개했습니다.

북한 화물열차는 신의주에서 출발해 압록강 철교를 통해 단둥에 도착해 준비된 생필품과 의약품 등을 싣고 17일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된 지 1년 반 만입니다.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지난 2017년 압록강 조중우의교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이 지난 2017년 압록강 조중우의교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북-중 화물열차 운행은 이후로도 매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중국이 화물열차 운행 재개 첫 한 달간 500량 가량의 화차를 운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화물열차 운행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등 북한의 최대 명절을 염두에 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센터장] “올해가 김정일 생일 80주년, 그리고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북한은 상당히 중요한 정치적 기념일을 두 개나 갖고 있습니다. 그런 기념일에 주민들에게 뭔가 큰 선물을 해 오던 북한으로선 과거 다른 해 보다 훨씬 더 생필품 조달의 절박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븍한 경제를 오래 관찰해온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된다고 해서 북한 경제가 되살아 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되살아 나려면 북한의 수출이 재개돼야 하는데 아직 그럴 기미가 없다는 겁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They need to export to China…”

북한과 중국의 지난해 무역은 3억1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북-중 무역액인 27억8천만 달러에 비하면 무려 88.6%가량 감소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제재가 풀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제재가 풀려야 수출이 되고 그 돈으로 원자재와 기계, 부품을 수입해 공장과 기업소가 돌아가야 경제가 정상화 된다는 겁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대화를 시작해야 제재도 풀고 경제난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He does want to eventually engage with US because that’s the key…”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다고 해서 북한의 경제난이 해소되는 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수뇌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금의 심각한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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