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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새해 벽두부터 탄도미사일…속셈은?


South Korean army soldiers patrol along the barbed-wire fence in Paju, near the border with North Korea, in South Korea. North Korea fired a suspected ballistic missile into the sea, the South Korean and Japanese militaries said.
South Korean army soldiers patrol along the barbed-wire fence in Paju, near the border with North Korea, in South Korea. North Korea fired a suspected ballistic missile into the sea, the South Korean and Japanese militaries said.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왜미사일을 발사했는지, 그 속셈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올 들어 첫 무력시위에 나섰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 자강도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이튿날인 6일 북한은 자신들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다계단 활공도약 비행과 강한 측면기동을 결합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탄두)의 조종성과 안정성이 뚜렷이 과시되었습니다.”

북한은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2-3가지 설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에 대해 핵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키고 싶으면 제재를 완화하라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Primary strategy is freezing testing program only way is going to offer sanction relief…”

한국 일각에서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한국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한 불만의 표시일 수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이번 발사가 북한이 언급한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조한범 박사] “자신들의 신무기 개발, 존재감 부각, 한-미 압박이라는 복합적인 목적을 위해 1월 초라는 상징적인 시점을 택한 것같고..”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월 개최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조선반도 (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 없이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지난해 1월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수립한 ‘국방 부문 5개년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북한이 지난해에 비해 서둘러 미사일을 발사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북한은 1월22일 평안북도 구성시 근처에서 서해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1월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일찍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2월 4일 시작돼 20일까지 계속됩니다.따라서 1월 말부터는 각국 선수단과 임원들이 베이징에 속속 도착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중국 입장에서는 경축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올림픽 직전이나 도중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경축 분위기가 깨지는 것은 물론 북-중 관계마저 악화될 소지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미사일을 쏜 것같다고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Obviously that does not make China very happy so that could a factor…”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국제사회는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미 국무부는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오늘 아침 북한이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발사했습니다. 이로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관계 정체가 깊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중국도 5일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각국은 큰 국면을 보며 언행을 신중히 하고 대화와 협상의 바른 방향을 견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주력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부정적이긴 하지만 기존의 한반도 정세 흐름을 뒤바꿀만한 정도의 파괴력은 없는 것같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월 27일부터 5일간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구체적인 대미, 대남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는 북한 수뇌부가 종전선언 수용 여부를 둘러싸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조한범 박사] ”지금 종전선언도 대화도 다 조건부거든요, 적대시 정책 철회, 제재 완화 이게 주어지면 대화든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따라서 지금 종전선언과 미국 제안에 문을 열어놨다, 다만 더 이상 양보 안한다, 미국과 한국이 더 양보해라는 입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한반도 정세와 관련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호응해 미-북 대화에 나서는 것입니다.

1월 또는 2월에 남북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공감대와 절충을 이룬 뒤 2단계로 종전선언과 미-북 대화에 나서는 겁니다.

그러면 대북 제재 완화와 백신을 비롯한 지원, 그리고 미-북 관계 정상화의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빠듯하긴 하지만 아직 극적인 타결을 볼 시간은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조한범 박사] ”극적으로 타결될 여지는 남아있다. 시진핑 주석도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고 입장을 정했기 때문에, 극적으로 남북 화상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북한이 지금처럼 버티면서 시간과 기회를 허비하거나 추가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종전선언을 무산시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 중국, 한국, 북한 등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은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데, 새해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End of war declaration take some time,negotiation, US, China, it’s too late…”

전문가들은 올 1-2월이 한반도 평화의 유일한 ‘기회의 창’이라고 말합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2월 4일 시작되고 3월 5일에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즉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립니다.

이어 3월 9일에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고 5월 10일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또 11월 8일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실시됩니다.

이렇듯 3월 이후부터는 한국, 중국, 미국이 모두 국내정치일정과 수뇌부 교체 등으로 북한과 외교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게 됩니다.

따라서 올 1-2월 중 북한이 결단을 내리지 못할 경우 북한 문제는 하반기 내내 표류하게 될 공산이 큽니다.

결국 올해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선택에 따라 극적인 타결 또는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을 반복할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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