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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김정은 ‘10년 농업진흥 계획’ 실현 가능성은?


북한 신의주의 협동농장.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년 안에 식량 문제를 완전 해결하겠다며 새로운 ‘농촌 강령’을 제시했습니다.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수뇌부가 2022년 들어 농업 문제에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21일 농업 부문을 총괄하는 내각 부처인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농업성이 나라의 농업생산을 통일적으로 지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북한이 농업을 담당하는 부처를 ‘성’에서 ‘위원회’로 격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 북한 내각에서 ‘위원회’ 지위를 가진 곳은 ‘국가계획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규모와 비중이 큰 8곳 정도입니다.

이번에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한 것은 농업 분야에국가적으로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농업 문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주의 농촌 건설 강령'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10년 안에 식량난을 완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알곡(곡식)생산을 높이고 식생활을 ‘흰 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며 농민들이 국가에 지고 있는 부채를 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회주의 농촌 건설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새해가 되자 북한은 1월부터 평양과 지방에서 ‘농촌발전 궐기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최근 황해남도 안악군에서 열린 궐기대회입니다.

[녹취: 중방] “농업 근로자들과 일꾼들이 농사 차비에서부터 잡도리를 단단히 하고 달라붙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농업진흥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농업생산성을 높이려면 비료와 농약, 물, 전기, 트랙터, 비닐박막같은 농자재가 충분히 공급돼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북한동북아연구원장입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딱 한 줄입니다. 국가적 지원하겠다는 것 밖에 없어요.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고, 지금으로서는 가능하다, 안 하다는 것은 알 수 없죠.”

특히 북한의 비료 부족은 심각합니다. 북한 당국이 바라는 대로 농사에서 ‘대풍’과 ‘다수확’을 거두려면 논과 밭에 질소, 인산, 칼리 같은 비료를 충분히 공급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1년에 필요한 비료량은 58만t(성분기준)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비료는 10만t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2020년 5월 직접 준공한 순천비료공장은 2년이 다 돼 가도록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올해도 극심한 비료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권태진 원장은 전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작년에 수입을 좀 하긴 했지만 많은 양은 아니고 또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국경도 걸어 잠그고, 원료도 제대로 수입을 못하기 때문에 비료를 많이 생산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농촌을 개혁한다며 비효율적인 협동농장을 그대로 두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도 농촌을 개혁할 때 협동농장인 ‘인민공사’를 가족농제로 대체했다는 겁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Collective farming system no matter how many fertilizer they just wasted it…”

북한 농업을 오래 관찰해온 권태진 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한 협동농장 부채 탕감이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부채가 생긴 이유가 국가가 분배제도를 제대로 시행 안 해서 그런 것인데, 국가가 수매만 강조하기 때문에 협동농장은 부채를 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부채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장부상의 부채를 한번 털어버리는데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축산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011년 한국에 입국한 조충희 굿파머스 소장은 북한의 수매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수매제도가 정부가 시장 가격과 100배 정도 차이가 나는 가격으로 가져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11-12월이 되면 수확량의 상당 부분을 국가가 수매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문제입니다.

현재 북한에는 두 가지 곡물 가격이 있습니다. 국정가격은 쌀 1kg이 46원입니다. 반면 시장가격은 4천원 선입니다.

그런데 국가는 국정가격을 적용해 쌀을 수매합니다. 만일 국가가 쌀 100kg을 수매할 경우 농민에게 4천600원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이는 농민 입장에서는 큰 손해입니다.

만일 농민이 같은 양의 쌀을 장마당에 팔면 40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농민 입장에서는 쌀 100kg을 국가에 팔면 39만5천400원이 손해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식생활을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꾼다”는 데 대해서는 ‘방향은 좋지만 실현될 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시 조충희 굿파머스 소장입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옥수수 보다 밀가루로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은 중요한데, 생각은 잘했는데, 그럴려면 좋은 품종과 기계가 도입돼야 하는데 지금 경제 형편에서 제대로 되겠는지…”

북한의 식량난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을 469만t 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생산량보다 29만t 정도 증가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곡물수요량인 550만t과 비교하면 여전히 80만t 정도 부족한데다 중국으로부터 곡물 수입이 줄어 여전히 식량 전망은 어둡다고 권태진 원장을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지금은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곡물수입량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29만t 늘었다고 해결이 안 되고, 수입량과 지원량이 더 줄었기 때문에 식량난이 작년보다 더 심하면 심해졌지 완화될 것으로 기대 안 합니다.”
일본의 북한전문 매체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1월21일 현재 쌀값은 kg당 4천800원, 그리고 옥수수(강냉이) 가격도 2천500원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쌀 가격이 아니라 주민들이 구매력이 없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쌀 가격이 떨어져도 여전히 살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돈이 없는 북한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옥수수(강냉이)로 끼니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 북한에서 옥수수 가격은 쌀 값의 3분의 1이었지만 지금은 절반 정도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이는 주민들이 쌀 대신 값이 싼 옥수수를 사먹고 있다는 뜻으로, 기근의 조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62년 북한 주민들 모두가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나 김정은 위원장은 또다시 “쌀밥에 밀가루 음식”을 내걸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수뇌부가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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