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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북한, 종전선언 하려면 장사정포 철수해야”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한이 군사분계선에 근접 배치한 장사정포를 철수하는 게 좋은 교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가 제의했습니다. 종전 선언을 하려면 안보상황이 덜 위협적이란 실질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의 대북 특사단 방북 결과와 관련해서는, 말과 신뢰구축 조치를 넘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석좌를 김영권 기자가 7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빅터 차 석좌) 제가 보기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처음 평양에 갔다 와서 얘기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다시 전달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 워싱턴의 모든 사람은 북한 정권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핵·미사일과 관련 시설의) 신고와 외부의 검증, 비핵화 이정표입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실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어떻게 풀이할 수 있을까요?

빅터 차 석좌) 그렇게 된다면 대단한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회담을 개최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계속 말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핵화 조치에 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많은 신뢰구축 조치들을 봐 왔습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했고 핵실험장 해체도 봤습니다. 이제 그런 신뢰구축 조치를 넘어서서 비핵화에 관해 주요 협상으로 갈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18일부터 2박 3일 동안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에 관해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빅터 차 석좌) 잘 모르겠습니다. 남북관계 협력에 관해서는 분명히 동력을 제공할 겁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 정권은 한국과 비핵화에 관해 논의하는 데 관심이 없었습니다. 비핵화는 항상 미북 양자 간의 협상 대상이라고 믿었죠. 저는 북한의 그런 입장에서 많은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 핵·미사일 신고와 외부의 검증, 북한 장마당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원활동, 인권 문제를 북한과의 협상에서 제기해야 한다고 7일 강연에서 강조하셨습니다. 북한과의 협상 의제를 확대하고 동시에 다양한 의제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인가요?

빅터 차 석좌) 저는 모든 사람이 포괄적인 해법에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말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전환을 원한다면 비핵화와 재래식 무기, 북한의 경제개혁과 인권 개선 등 모든 사안이 제기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 지적은 맞습니다. 우리는 뭔가 포괄적인 해법이 필요합니다.

기자) 인권도 협상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연에서 강조하셨는데, 미국과 한국 정부는 잠잠합니다.

빅터 차 석좌) 네, 불행한 일입니다. 인권에 관해 많은 논의가 없다는 게 유감스럽습니다. 북한이 정말로 인권 상황을 개선한다면 북한 정부가 실질적인 개혁과 유엔헌장에 근거해 국제사회 편입에 관심이 있다는 아주 신뢰할만한 조치로 평가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하지만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기만 하면 인권 문제는 늘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한도 남북 군사분계선 가까이 배치한 장사정포 등 한국의 많은 국민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 체계의 철수를 미국과 한국이 요구해야 한다고 최근 계속 강조하셨는데요.

빅터 차 석좌) 종전(평화) 선언을 하려면 안보 상황이 덜 위협적이란 실질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에 가장 명백한 위협은 장사정포입니다. 따라서 이런 장사정포의 철수는 물리적인 안보 상황이 변했다는 아주 좋은 신호가 될 겁니다. 남북한이 실질적으로 평화선언(종전선언)으로 옮겨가길 원한다면 먼저 협상에서 이런 재래식 무기의 철수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길 저는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무엇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또 한국에는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빅터 차 석좌)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추구하는 남북협력 의제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성공적이었죠. 하지만 그런 접근을 하면서도 비핵화에 관해서는 미국과 아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비핵화에 관한 나쁜 협상의 산물로 평화와 경제지원, 인도적 지원 북한에 주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석좌로부터 최근의 한반도 상황에 관해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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