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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루언 전 백악관 국장] “미북 협상, 너무 많은 단계 생략…구체적 시간표부터 설정해야”


브렛 브루언 전 백악관 국제관여국장.

미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너무 많은 단계를 건너뛰었다며 개별 조치에 대한 시간표부터 설정해야 한다고 브렛 브루언 전 백악관 국제관여국장이 지적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신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경제계 경험에서 비롯된 손익 감각을 갖췄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시킬 수 있는 적합한 인사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무부 외교관 출신으로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근무했던 브루언 전 국장을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북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상황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나빠졌다고 생각하십니까?

브루언 전 국장) 여러 이유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봅니다. 우선 북한은 원해왔던 존경심과 신뢰를 상당 부분 얻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어떤 조건이나 기대도 없이 김정은과 만났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은 이제 와서 김정은에게 다가가 협상을 하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협상은 이렇게 작동하는 게 아닙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아마추어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일부 언론은 현재 미국과 북한이 종전선언과 핵 신고 중 어떤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타협이 가능한 사안일까요?

브루언 전 국장) 이런 절차들은 북한에 의해 오랫동안 끌려갈 것 같습니다. 북한은 현재 빠르게 합의를 이뤄야 할 동기가 전혀 없습니다. 또한 이런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기 전에 이뤄졌어야지 만난 후에 다뤄지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현재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렛대는 매우 약하며 현행 대북 제재에 대한 신뢰도도 약화됐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의 협상 방식이 모두 실패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만났다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동결했고 미군 유해와 억류 미국인을 돌려받았다고 자평했고요.

브루언 전 국장)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낸 많은 것들은 거의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합니다. 억류된 인질을 돌려받는 것도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렵게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이 문제를 푸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겁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더욱 생산적인 역할을 하도록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었으나 오히려 무역 문제를 이유로 새로운 전선을 만들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상황 개선을 위해 비핵화 달성 전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브루언 전 국장) 미국은 북한에 더 이상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을 매우 꺼려할 겁니다. 지난 몇 달간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말이죠. 저는 북한이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 아무 대가 없이 많은 걸 제공했고 또 다른 걸 준다면 양보만 하는 게 될 겁니다.

기자) 비핵화 달성 가능성도 회의적으로 보십니까?

브루언 전 국장)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는 생각하지만 지금과는 매우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만약 비핵화 달성에 진지하다면 훨씬 더 잘 조율된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한쪽에서는 북한과의 신뢰를 쌓아나가고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한국 등 관련국들이 모두 이 절차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죠. 이런 정책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새로 임명됐습니다. 스티븐 비건 신임 특별대표가 한반도 관련 경험이 적다는 지적도 있는데, 발탁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브루언 전 국장) 이상적인 선택은 아닐 수 있지만 충분한 외교 경험이 있고 외교가 어떻게 작동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비건 대표가 경제계에서 쌓은 경험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 과정에서 세상을 이익과 손해의 시각에서 보는 법에 적응됐습니다.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대통령에게 말을 전할 수 있는 참모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문제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지지율은 다른 정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브루언 전 국장) 지난 몇 달간 북한이 기사 제목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미국민들은 북한 문제가 매일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는 과거 공격적인 트윗과 비교해 큰 진전이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처럼 호전적인 수사를 가하지 않고 분쟁을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기 전에 재선에 도전할 정치인입니다. 만약 대중이 현재 북한과의 상황에 만족한다면 별다른 변화를 추구할 것 같지 않은데요.

브루언 전 국장)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행동들의 결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 올 겁니다. 미-북 정상회담 1년 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때 사람들은 북한 문제에 진전이 없었고 트럼프 방식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할 겁니다.

기자) 리언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최근 미-북 협상은 처음부터 실패가 예정돼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미국에겐 어떤 옵션이 남아 있습니까?

브루언 전 국장) 여태까지 너무 많은 절차를 건너뛰었다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쌓고 결과를 낼 수 있는 작은 조치들에 먼저 집중해야 합니다. 북한이 스스로의 행동을 너무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놔둬서는 안 됩니다. 구체적 결과가 언제까지 도출돼야 한다는 시간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작은 것들을 통해 더욱 큰 문제인 비핵화를 만들어가는 거죠. 비핵화부터 먼저 하려고만 한다면 불신만 쌓이고 상황은 계속 지연될 것이며 결과도 없을 것으로 봅니다.

브렛 브루언 전 백악관 국제관여국장으로부터 북한 비핵화 전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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