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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번스 전 차관] “미국, 싱가포르 회담 이후 지렛대 잃어…대북 압박 복원 어려울 것”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대북 압박을 완화함으로써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를 잃었다고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국은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대북 압박 캠페인을 이끌어야 하지만 싱가포르 회담 이전과 같은 국제사회의 단합을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미국 대사를 거쳐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번스 대사를 이조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번스 대사) 현재 미국은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결과로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미루고, 공개적으로 북한의 위협이 더 이상 없다고 말한 것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없애주는 행동이었습니다. 그 결과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의 교역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 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는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는 데 미국과 단합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회담 이후 미국은 대북 협상의 지렛대를 다소 잃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요구한 것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핵화 과정에 대한 미-북 간 이견도 굉장히 커 보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한 뒤 경제적 혜택이 주어질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 방식으로 나아갈 것인지조차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협상이 난관에 처해 있다고 봅니다.

기자) 구체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어떤 접근법이 문제였다고 보십니까?

번스 대사) 폼페오 장관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븐 비건을 새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비건 대표는 매우 경험이 많은 협상가입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 내 사람들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한 지도력이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되게 강하지 않았다는 점이 대북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번스 대사)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길 꺼려한다면 미국은 북한에 훨씬 더 강한 경제적 압박을 다시 부과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이런 노력에 동참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국제사회의 이런 동참을 다시 이끌기에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국제사회의 이런 연합을 약화시켰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서 큰 실수였습니다.

기자)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는 것이 늘 어려운 부분인데요. 중국에 압박이 될 만큼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지 않을까요?

번스 대사) 중국에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중국에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경우 미-중 관계의 다른 부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오히려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컨더리 제재의 경우 최종적인 실효성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협상의 걸림돌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는데요.

번스 대사) 진정한 문제는 북한에 있다고 봅니다. 북한에 집중하고, 중국은 가까이에 두고 미국과 협력하도록 해야 합니다. 쉽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중국과 무역분쟁을 멈춰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국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약탈적인 경제 강국입니다. 따라서 무역과 관련해선 중국에 엄격한 정책을 적용해야 합니다.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이끄는 문제는 과거 미국의 모든 행정부에 걸쳐 어려운 사안이었습니다. 중국의 힘을 감안했을 때 미-중 관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로 불리는 만큼,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비핵화할 의도가 있다고 보십니까?

번스 대사) 없다고 봅니다. 북한은 경제적 고립을 줄이고, 평화적 해법을 원한다고 말함으로써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그런 평화적 해법을 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 가기 전 깨달았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으로부터 미-북 협상 전망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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