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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비어 전 부차관보] “북한 비핵화 의지 확인은 과거 주장 반복에 불과”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은 과거 주장의 반복이며 진전으로 볼 수 없다고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6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적대관계 청산이 이뤄져야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것은 주한미군 철수와 미-한 동맹 폐기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 대북 특사단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언론에 보도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발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매우 오래되고 친숙한 문장이죠. 저는 이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약속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이 문장은 북한이 올해 초 정의용 실장과 만났을 때나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을 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했던 똑 같은 말입니다. 북한은 북한 비핵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 제거를 뜻합니다. 북한은 이를 계속 요구해왔습니다.

기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기 전에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큰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하는데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비핵화에 의미 있는 조치를 보였음에도 이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했습니다. 또한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발언입니다. 북한이 말하는 적대 관계는 주한미군과 미-한 동맹, 핵우산 제공 문제를 의미합니다. 이게 다 없어져야 비핵화한다는 겁니다. 북한이 계속해왔던 주장이며 어떤 진전도 없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은 종전 선언이 미-한 동맹과 주한미군 철수와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정의용 실장은 당연히 이를 믿지 않을 겁니다. 김정은이 말한 것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데요. 평화 협정이나 평화 선언이 주한미군과 관계가 없다고 믿는 제대로 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기자)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칭찬하는 것은 어떤 전략이라고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북한은 다른 외국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아첨과 칭찬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한에 많은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추가적인 승리를 얻어내려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죠. 북한은 폼페오 장관의 지난 방북 이후 강렬한 비판을 내놨습니다. 또한 다른 행정부 인사들에 대해서도 말이죠.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만은 이들과 분리를 시켰습니다. 과거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당국이나 안보팀의 조언을 무시하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봅니다.

기자) 한국은 연락사무소 개소 등 남북 협력에 박차를 가하려는 모습입니다. 한국이 미국보다 너무 앞서나간다고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제가 갖고 있는 걱정이 워싱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이 너무 일을 빨리 진행한다는 건데요. 지금 많은 현안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미국과 한국이 동일한 정책을 펼치는 것에서 멀어지도록 할 것으로 봅니다. 워싱턴은 이에 대해 상당히 불편해하겠죠. 미국은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국은 다른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로부터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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