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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김정은, 인민군 서열 1위 황병서 처벌'

  • 최원기

지난 10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왼쪽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북한 인민군 서열 1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병서 처벌은 노동당과 군부 관계는 물론 김정은 정권의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 소리를 듣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제1부국장 등 인민군 총정치국 고위 간부들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인민군 총정치국을 검열했으며, 이 과정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제1부국장 등이 처벌을 받았다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정보위원회 간사 김병기 의원입니다.

[녹취: 김병기] “(황병서와) 김원홍을 비롯한 총정치국 소속 정치장교들이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정원의 보고가 사실이라면 황병서에 대한 처벌은 지난 10월 13일 이후 이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황병서는 지난 9월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황해남도 과일군 과수원 현지 지도를 수행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12일 열린 만경대혁명학원 창립 70주년 기념보고대회에도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10월13일 김정은 위원장의 만경대혁명학원 방문에서는 황병서가 수행자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따라서 이 날 이후 처벌됐을 것이라고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 ”결국 10월 12일 이후에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고 하면 그 전부터 벼르다가 12일 이후에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데…”

국정원은 인민군 총정치국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황병서가 처벌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군 총정치국은 1백만 인민군을 통제, 감시하는 군 최고 정치기구입니다. 인민군에는 군단, 사단, 연대, 대대, 중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대에 정치지도원이 배치돼 활동을 감시, 통제하는데, 이를 총괄하는 것이 바로 총정치국입니다.

특히 총정치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선군정치로 권한이 커져 일종의 무풍지대였는데, 이번에 20여년 만에 당의 검열을 받은 겁니다. 다시 안찬일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1950년 10월에 만들어진 총정치국은 단 한 번도 이름이 바뀌지 않았는데, 특히 선군시대에 총정치국장이 군 서열 1위로 바뀌면서 조명록, 최룡해, 황병서로 거치면서 총정치국은 건드리지 않았는데, 이번에 당 조직지도부가 총정치국을 파헤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뭔가 못마땅한 것이 있었지 않았나.”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특정 정책을 둘러싸고 김정은 위원장과 군부 간에 이견과 갈등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There is some sort of policy dispute among top leadership..”

이번 사건을 군부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 강화 맥락에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노동당을 기반으로 권력을 장악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년 간 군부의 권력을 단계적으로 약화시켰습니다.

우선 군부의 최고 실세였던 리영호 총참모장을 2012년 7월 전격 숙청했습니다. 이어 군을 총지휘하는 인민무력부장을 무려 6번이나 교체했습니다. 특히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해 4월 공개 처형됐으며, 리영길을 비롯해 북한 군 총참모장 4 명 가운데 3 명이 숙청됐습니다. 또 그동안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던 국방위원회도 지난 6월 폐지됐습니다.

이런 일련의 흐름에서 볼 때 이번 사건도 군부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것이라고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당의 가장 강력한 부서가 조직지도부고 이제는 인민군 중심이 아니라 당의 군대가 됐기 때문에 조직지도부가 검열하는 것은 당연한데, 과거처럼 기세등등 하던 것이 꺾어지지 않아 불손한 태도를 취했을 수 있죠.”

전문가들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에 대한 처벌이 몇 달 정도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원래 황병서는 당 조직지도부 출신으로 장성택 제거에 앞장 서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인물입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 문제를 확대하기 보다는 혁명화 수준의 처분을 취할 것이라고 강인덕 전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황병서나 김원홍은 숙청돼서 처형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어디 보내지는 것 아닌가, 왜냐면 이들을 숙청하면 군부와 문제가 생기죠, 그동안 이들을 통해 군부를 통제해 왔는데…”

앞서 최룡해도 2015년 11월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토사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지방 협동농장에서 석 달 간 혁명화 교육을 받은 뒤 복권된 적이 있습니다.

반면 최룡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은 한결 높아졌습니다. 최룡해는 지난달 7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외에 당 조직지도부장 직도 맡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총정치국을 검열한 것이 바로 조직지도부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안찬일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김정은이 지난번 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최룡해를 조직지도부장에 임명해 숙청의 칼을 쥐어준 셈이고, 앞으로 최룡해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그에 의해 노동당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행방이 묘연했던 김원홍이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에 기용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국가보위상이었던 김원홍은 올 1월 갑자기 해임됐다 4월 15일 다시 공식 석상에 나타났지만 직함이 확인되지 않았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황병서 처벌이 단순히 권력 내부의 암투 차원을 넘어 북한의 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황병서가 처벌을 받은 10월 중순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시기와 겹칩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9월 말을 기해 군사분야에 대한 현지 지도를 중단하고 공장, 기업소 같은 경제 분야 활동에 주력하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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