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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북한, 60일 넘게 도발 자제...국면전환? 숨 고르기?


북한이 지난 9월 수소탄시험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축하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발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환호하고 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올 들어 한 달에 두 세 번 꼴로 이뤄져 온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두 달 넘게 중단된 상태입니다. 미국과의 대화 등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인지, 아니면 추가 도발에 앞서 호흡을 고르는 것인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은 이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이 북한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빼앗아 내려는 호전광의 대결 행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트럼프는 이번 행각 기간 세계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로서 진면모를 낱낱히 드러냈으며 조선반도의 핵전쟁을 구걸하였다.”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대미 비난 수위가 그리 높지 않은데다 ‘외무성 담화’ 형식을 취한 점입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이 가장 강력하고 그 다음이 정부 대변인 성명, 외무성 성명, 외무성 대변인 성명, 그리고 외무성 대변인 담화 순인데, 이 다섯 가지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선택한 겁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비교적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대한민국 국회 연설을 보면 김정은 독재정권을 고강도로 비난하는 내용인데, 과거 같다면 북한 매체가 극언을 하거나 김정은이 직접 대응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있었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조용한 대응을 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도 달라졌습니다. 북한은 올해 2월12일부터 9월15일까지 14차례에 걸쳐 19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또 9월에는 6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도 대부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집중됐습니다. 특히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 6월21일부터 6차 핵실험을 실시한 9월3일까지 석 달 간은 경제분야 공개활동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9월21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 언급에 반발해 본인 명의의 성명을 낸 이후 미사일과 군 관련 공개 활동은 사라졌습니다.

성명 발표 이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6차례의 경제 분야 현지지도와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 참석, 만경대혁명학원 방문 등 8차례로, 군 관련 행보는 없었습니다.

대신 김 위원장은 경제와 민생 분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5일 평안남도 강서군에 있는 금성트랙터 공장을 현지 지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공장에서 새 형의 뜨락또르 견본을 보시고 사회주의 수호전의 철마, 미남자처럼 잘 생겼다고 말하시면서..”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류원신발공장에 이어 29일에는 평양화장품공장, 그리고 11월 4일에는 ‘3월16일 트럭공장’을 시찰했습니다. 농장과 황해남도에 있는 과수원 방문도 일정에 포함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경제 활동에 집중하면서 일주일이 머다고 계속됐던 미사일 발사도 중단됐습니다. 9월 15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북태평양으로 발사한 뒤 60일 넘게 도발이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출범 이후 두 달 이상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그동안 미국에서는 60일 정도 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안 하면 대화로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바로 대화의 시기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ICBM, 핵탄두는 대체로 완성이 됐으니까, 미국에 대해 핵 동결을 제의해서 대화로 나가려는 것 아닌가.”

앞서 미 국무부의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 미 외교협회에서 ‘북한이 60일간 핵,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과를 냄에 따라 평양 수뇌부가 대외 도발보다는 내부 체제결속과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김정은이 최근 대외 공세보다는 내부 체제결속과 안정에 주력하고 있는데, 큰 이유는 대북 제재로 인한 효과가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장마당 경제를 비롯한 내부 결속이 약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의 경제 사정은 올 2월부터 시작된 북한산 광물 수출 금지 등 대북 제재가 하나 둘씩 효과를 내면서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평양의 기름값은 3배나 올랐으며 수 십만 명이 종사하는 북한의 광공업과 섬유, 방직 분야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이 또 다른 도발에 앞서 일종의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북한이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하기에 앞서 기술적 준비를 위해 잠시 도발을 멈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퀴노네스]”May be technological they are evaluating previous test and trying to make improvement..”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와 도발의 기로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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