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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북한 한달째 미사일 도발 없어...'압박, 대화' 효과?


지난달 3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계자들과 6차 핵실험 결정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계자들과 6차 핵실험 결정을 논의하고 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올해 내내 계속되던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최근 주춤합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한 달 넘게 추가 발사를 하지 않고 있는데요. 일주일이 머다고 미사일을 발사하던 북한이 왜 잠잠해진 것인지, 그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지난달 15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화성 12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래 한 달 넘게 조용합니다. 올 들어 북한이 한 달 이상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국 숙명여대 김진무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작년부터 쭉 봐도 핵, 미사일 개발을 가속해왔는데, 한 달 이상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북한은 지난 2월 12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북극성 2형 미사일을 발사한 이래 14 차례에 걸쳐 총1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월별로 보면 2월에 한 차례, 3월 두 차례, 4월 세 차례, 5월 세 차례, 6월 한 차례, 7월 두 차례, 8월 두 차례, 9월에 한 차례였습니다. 이는 한 달에 2-3번 꼴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의미합니다. 미사일 발사에서 다음 발사까지의 간격은 짧게는 7일, 길게는 29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달 이상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 등 초강력 도발을 예고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발발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미국에 대해 초강경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하고 있다.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말’은 헌법보다 큰 무게를 갖습니다. 따라서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을 기해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북한은 평양에서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었을 뿐 도발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2-3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의 대북 정치적, 군사적 압박에 밀려 도발을 자제했을 가능성입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한 9월15일부터 한 달 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이 계속된 기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19일 유엔총회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거의 매일같이 ‘군사적 옵션’ ‘폭풍 전야’ ‘북한에 대해서는 한 가지만 효과가 있을 것’ 같은 강력한 발언을 했습니다.

동시에 미국은 북한에 강력한 군사적 시위를 했습니다. 미군은 지난 9월18일에 이어 23일, 그리고 10월10일 최첨단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격시켜 무력시위를 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일련의 대북 정치적, 군사적 압박에 밀려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김진무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대표적인 예가 B1-B랜서, 전략폭격기가 원산 앞바다를 비행한 것은 김정은에게 ‘네가 ICBM을 쏘면 군사적 타격을 하겠다’는 메시지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 입장에서는 당장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부담스럽죠.”

두 번째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를 염두에 두고 도발을 자제했을 가능성입니다.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2-3개 정도의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화를 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북 간에 일단 대화채널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대화채널이 차단되거나 대화가 무산될 수 있습니다. 이를 의식한 김정은 위원장이 도발을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말합니다.

[녹취: 안찬일] ”외교적으로는 미국채널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채널을 무시하는 것도 모험적이니까, 기본적으로 핵, 미사일이 대미 외교용이니까, 외교를 무시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인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도발을 자제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부적으로 노동당 창건일 같은 행사가 있는데다 중국의 대북 압박, 러시아의 개입 등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켄 고스] "Combination of all of these things, internal things going on, China…"

비슷한 맥락에서 북한이 11월 중순까지는 이렇다 할만한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우선 10월16일부터 미국과 한국은 연합해상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훈련을 위해 핵 추진 항공모합 로널드 레이건 함과 이지스 구축함, 핵 잠수함 등 항공모함강습단을 대거 한반도 주변에 전개했습니다. 또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도 참가합니다. 이렇게 미국의 전략자산이 대거 한반도에 집결된 상황에서 도발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달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시작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부터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을 차례로 방문합니다. 특히 베이징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북한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이 기간 중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김진무 교수는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진무]”미국 대통령이 움직이면 태평양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부가 경호에 대비해 엄청나게 군사적 태세를 강화할 텐데, 이게 김정은에게 상당한 압박이고..”

물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올해 말 이전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실시할 공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I suspect more missile test may another nuclear test…”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관리는 16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한 연합해상훈련 기간 중 혹은 다음달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시기에 맞춰 북한이 태평양 상에서 핵실험을 실시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러시아 정치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 서부해안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자제가 향후 어떤 국면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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