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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은 지금] 김정은 ‘신발, 화장품 공장’ 잇단 경제 시찰

  • 최원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과 부인 리설주(오른쪽)가 평양 류원신발공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지난달 19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예고한 뒤로 도발이 예상됐지만 50일 가깝게 잠잠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히려 화장품 공장과 신발공장 등을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관망세로 돌아선 평양의 속사정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당초 북한이 지난달 10일이나 18일께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10일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이었고 18일은 중국 공산당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무런 도발을 하지 않고 이날을 넘겼습니다.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9일 류원 신발공장 시찰한데 이어 29일에는 평양 화장품 공장을 현지지도 했습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동지와 함께 우리나라 화장품 공장의 전형 단위, 표준으로 훌륭히 전변된 평양화장품공장을 현지지도 하시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장을 방문하면서 부인 리설주와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 등과 동행했습니다. 김위원장이 부인과 함께 화장품 공장을 찾은 것은 주민들의 민생을 챙기는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것이라고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을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국방, 핵무력 건설에만 돈을 쓴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니까,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인민생활을 챙긴다, 이런 것을 보여주고…”

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농장을 시찰했다는 보도가 9월 30일 나왔고, 황해남도 과일군의 과수원을 찾았다는 보도도 같은 달 21일 나왔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 언급에 반발해 지난달 21일 본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예고했었습니다.

[녹취: 중방] “나는 트럼프가 우리의 어떤 정도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그런 괴이한 말을 내뱉었을 것인가를 심고하고 있다.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발표 이후 미사일 발사나 군 관련 행사 등 도발을 시사하는 움직임은 사라졌습니다.

성명 발표 이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다섯 차례였는데 경제 시찰이 3차례,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 만경대혁명학원 창립 70주년 행사 참석 등이었고, 군 관련 행보는 없었습니다.

9월 15일 중거리 탄도 미사일 화성-12형을 북태평양으로 발사한 이래 50일 가까이 별다른 도발이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배경과 관련 2-3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압박에 밀려 도발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입니다. 현재 한반도 주변 서태평양에서는 미 해군 소속 항공모함 3척이 배치돼 있습니다. 최근 한국 해군과 연합 해상 훈련을 마친 로널드 레이건 함이 한반도 주변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과 또 다른 항공모함 니미츠 함도 서태평양 해역에 진입했습니다.

또 9월부터 미군의 최첨단 B-1B 전략폭격기가 정기적으로 한반도에 출격해 북한에 무력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일련의 대북 군사적 압박에 밀려 도발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국 숙명여대 김진무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대표적인 예가 B1-B랜서, 전략폭격기가 원산 앞바다를 비행한 것은 김정은에게 ‘네가 ICBM을 쏘면 군사적 타격을 하겠다’는 메시지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 입장에서는 당장 미사일을 발사하기는 부담스럽죠.”

또 다른 요인은 오는 8일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대북 제재를 비롯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와 관련 정치적 타결을 모색할 공산이 큽니다. 그런데 이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할 경우 대북 제재가 한층 강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일단 미-중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고 안찬일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안찬일]”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한국, 중국을 방문하는데 굳이 그 시기에 도발을 해서 불붙는데 기름 붓는 격이 되니까, 일단 소낙비는 피하자, 그래서 강대국 지도자 회담을 피해서,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도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워싱턴 외교협회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가을 추수와 노동당 창건일 등 여러 국내 요인을 감안해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I think the fall has number of commemoration days..”

전문가들은 또 북한 사회 곳곳에서 대북 제재의 여파가 하나 둘씩 나타나는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선 평양의 기름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올 봄에1kg당 6천원이었던 휘발류 가격이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경술 연구위원은 북-중 국경에서 중국의 강력한 밀수 단속이 효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경술]”중국이 압록강, 두만강 밀수 루트를 단속했어요. 모든 세관에 통과하는 트럭을 뒤져서 조그만 휘발유 통을 압수하고 소형 선박도 다 뒤지고 비공식 밀 수 루트를 단속했는데, 그런 것이 영향을 미쳤을 거에요.”

또 지난 2월부터는 석탄을 비롯한 광물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탄광을 운영하던 국영기업과 군부, 돈주는 물론 여기서 일하던 광부와 가족, 근처 식당과 장마당도 하나둘씩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과거 노동당 39호실 고위 간부였던 리정호 씨가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리정호] "광물 수출이 중단되면 기업들과 회사들, 심지어 서비스하는 식당, 상점들까지 타격을 입게 됩니다. 제가 목격한 바에 의하면 노동당 행정부에 대한 숙청사업이 진행되던 2013년 12월부터 몇 개월 간 석탄 수출이 중단되자 평양 시내 장마당들과 식당, 상점, 봉사 부문들이 일제히 타격을 받아 아우성 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중국은 지난달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기업에 대해 120일 내에서 폐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베이징과 단둥에 있는 ‘옥류관’과 ‘해당화’ 같은 북한 식당이 문을 닫게 됐습니다.

또 중국 정부의 기업폐쇄 명령에 따라 단둥, 훈춘에 있는 2백여개 북-중 합작기업은 내년 1월9일까지 문을 닫아야 하며 2만여 명의 종업원들도 평양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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