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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루지에로 전 재무부 국장] “테러지원국 재지정, 북한 거래국 압박 수월해져...중국에 추가 조치 취해질 것”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과 거래하는 나라들을 압박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진흥재단(FDD) 선임연구원이 밝혔습니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22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여전히 할 일이 많으며, 따라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압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 재무부 테러자금·금융범죄실 산하 국제부(OGA) 국장 등을 역임한 루지에로 연구원은 재무부와 국무부에서 북한과 이란 제재 등을 담당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은 미국 정부와 유엔 안보리 등으로부터 이미 강력한 제재를 받아 왔습니다. 테러지원국 지정이 추가적으로 어떤 벌칙을 가할 수 있습니까?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 진흥재단 선임연구원.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 진흥재단 선임연구원.

루지에로) 테러지원국 지정이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나라들을 밀어붙이기가 더욱 쉬워졌다는 점입니다. 북한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고, 어쩌면 외교관들을 추방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의 평판 측면에선 북한이 수단, 이란, 시리아와 나란히 테러지원국에 포함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자) 이름을 공개해 수치심을 준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군요.

루지에로) 물론 이번 테러지원국 지정에는 다른 영향을 끼치는 조치들도 존재합니다. 미국인은 북한의 테러 활동으로 인한 피해를 미국 법원에 제소할 수 있고요. 그 외에 가해질 수 있는 제재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재 조치는 이미 다른 제재 프로그램을 통해 부과된 상태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왜 특별한 건가요? 이미 대북 제재가 여러 경로를 통해 부과된 상태라면 말이죠.

루지에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건 북한이 실제로 테러지원국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어떤 행정부라도 미국인들에게 북한이 테러행위를 지원한 건 명백하다고 솔직하게 알리는 건 매우 중요하죠. 그 영향력은 미미할 수 있지만, 미국이 상대하는 정권의 실체를 미국 정부가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건 테러지원국 지정 발표 이후 재무부가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번 조치는 강력한 제재 이행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겠다는 미국 정부의 더 광범위한 노력과 행동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 테러지원국 지정 시점도 적절했다는 거군요.

루지에로) 네, 그렇습니다. 미사일 시험발사가 두 달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거나, 긴장이 완화됐다는 등의 조언은 저도 접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재지정과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북한은 자국 병사가 민주적이고 자유가 있는 한국으로 국경을 넘어간다고 그에게 총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하든,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든 상관 없이 북한은 핵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고 긴장이 낮아지는 건 아닙니다.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속하는 활동 중 눈에 보이는 일부분일 뿐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9년 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건 실수였다고 보시나요?

루지에로) 그렇습니다. 북한은 2008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되지 말았어야 합니다. 당시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었습니다. 단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뿐이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 명확하죠. 북한은 자신들이 지켜야 할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08년 이후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이 아니며, 그럴 만한 증거도 없다고 했지만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2014년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북한은 사이버 활동을 통해 소니 영화사를 해킹했습니다. 영화 한 편 때문에 말이죠. 사람들은 잊고 있지만 영화 상영이 강행되자 북한은 ‘9-11 테러’와 같은 공격을 미국 영화관에 가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건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돼야 할 여러 이유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기자) 중국은 이번 조치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요?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조치에 가속도가 붙진 않겠습니까?

루지에로) 중국에 압박을 더 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발표 이후 하루 만에 나온 제재 역시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중국 회사가 연루돼 있고, 북한은 중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연결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제재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있어 할 일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결과적으로 미국의 외교활동이 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21일 발표된 재무부의 제재는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볼 수 있는 건가요?

루지에로) 그렇습니다. 물론 세컨더리 보이콧에는 여러 정의가 있지만, 이번 제재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용이케 하는 회사들을 겨냥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중국을 겨냥한 제재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런 활동을 계속하는 중국을 경고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주 후면 대북 제재의 수위가 역대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어떤 제재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아직 가할 수 있는 제재가 남아 있나요?

루지에로)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많습니다.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특정 분야가 남아 있습니다. 특히 중국 은행들 중에는 북한의 제재회피와 연관된 곳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제재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당분간은 조용하겠지만 아마도 미국의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부터 다시 어떤 조치가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 할 수 있는 건 많습니다. (현 대북 제재는) 미국이 이란에 가한 제재 수위에 근접하지도 못했습니다.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공간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입니다.

기자) 재무부의 대북 제재 성명에는 이례적으로 북한 선박 2척이 공해상에서 서로 화물을 옮기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제재 위반 행위를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요?

루지에로) 북한의 운송과 관련된 분야를 겨냥하려면 우선적으로 그 분야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를 밝혀내기 시작하는 노력은 좋게 평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 분야에 실제로 제재를 가해야 하고요. 또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북한 물품이 거래되는) 항구와 사업을 지속하거나, 금융관계를 맺을 경우 미 금융권에 접근할 수 없게 되고, 자산까지 동결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과 거래하는 선박에 대한 검색이 늘어나고, 이런 절차에 대한 피로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루지에로 연구원으로부터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효과와 전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함지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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