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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영화같은 북한군 병사 망명 순간 공개돼, 바로 뒤에서 수차례 총격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군 병사의 긴박했던 탈출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북한군 추격조는 이 병사 바로 뒤에서 총격을 퍼부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건강이 빠르게 회복 중인 이 병사는 25세에 성이 오 씨로, 한국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의료진에게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 지프 차량이 북한 구역 도로에서 판문점 쪽으로 빠르게 질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 구역의 ‘72시간 다리’와 김일성 친필비를 지나는가 싶더니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군사분계선 바로 앞에서 지프 차는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이미 알려진 대로 배수구에 바퀴가 빠졌습니다.

이후 북한 측 판문각에 있는 북한 군인들이 다급하게 차량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망명을 시도하던 병사는 차량이 배수구를 빠져 나오지 못하자 차에서 내려 남쪽으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뒤쫓아 온 북한 군인들이 바로 등 뒤에서 총격을 퍼붓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망명을 시도하던 이 군인은 체포되거나 즉사했을 정도로 매우 긴박한 순간이었습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22일 지난 13일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군 병사의 탈출 장면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군사분계선에 배치한 폐쇄회로 TV(CCTV)와 열감시장비(TOD)로 촬영한 것들입니다.

채드 캐럴 유엔군사령부 공보실장은 이날 6분 50여 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하며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녹취: 캐럴 대령]

영상에는 북한군 병사 1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추격했다가 황급히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 열감시장비를 통해 한국군 부사관 2명이 쓰러져 있는 북한 병사를 남쪽으로 끌어가는 영상, 멀리 무장한 북한 군인들이 집결해 당황해 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유엔군사령부의 캐럴 실장은 호주와 뉴질랜드, 한국, 미국이 특별조사팀을 구성했고 스웨덴과 스위스의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조사 과정을 관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 북한이 두 가지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캐럴 대령]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사격을 가했고, 추적하던 군인이 실제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왔기 때문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캐럴 실장은 유엔군사령부 관계자가 이날 북한군의 위반사항을 북한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위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서로 만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한국군의 적절한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급박한 상황에서 엄격한 판단으로 현명하게 대응했다는 결론을 조사팀이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캐럴 대령]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건을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마무리한 한국군 대대장의 전략적 판단을 지지한다”는 겁니다.

한편 유엔군사령부가 북한군에 정전협정 위반을 통보하고 대화를 요구했지만 실제로 답변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군사 전문가인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22일 ‘VOA’에 북한이 과거에도 정전협정을 많이 위반했지만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정전협정 위반이 확실한데 그것을 잘못했다고 한다? 북한은 그런 거 안 하죠. 그냥 일단 입 다물고 가만히 있을 겁니다. JSA 안에서만 일어난 정전협정 위반도 많고요. 그동안에도 (다른 곳에서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사과나 시인이나 그런 것을 제대로 한 적이 없죠”

북한은 이번 북한군 병사 망명이나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22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망명한 병사는 건강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의료진이 밝혔습니다.

이 병원의 이국종 중증외상센터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이 병사가 24살, 한국 나이로 25세의 오모 씨라며, 건강이 회복되고 있어 “사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같은 또래의 한국 청년과 피부 상태가 좀 달랐다며 악수해 보니 한국 해군특수대원처럼 손가죽이 단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군인이 영화와 한국 노래를 듣고 있다며 대화를 했는데 한국의 소녀나 젊은 여성들로 이뤄진 걸그룹을 좋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진은 이 병사가 8년째 북한군에 복무했던 운전병으로 한국에서 법률 공부를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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