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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북한, 억류 서방인들 협상카드로 활용'


지난 1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윔비어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 행위를 사죄했다고 조선 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지난 1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윔비어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 행위를 사죄했다고 조선 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최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 행위에 대해 사죄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이런 식으로 서방 억류자들을 동원해 조작된 기자회견을 하며 협상카드로 사용했다고 미국의 주류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합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29일 “북한의 협상법: 억류자, 대본, TV카메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에 억류된 서방인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자회견에서 소리 높여 죄를 자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최근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심각한 죄를 저질렀다는 미리 준비된 성명을 읽어내려 갔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이 적국인 미국과 협상하기 위해 미국인 수감자들을 활용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며, 억류된 미국인들은 북한에서 이상한 고백을 하고 풀려나곤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신문은 지난 2014년 청진의 술집에 기독교 성경을 몰래 두고 나오려다 6개월 간 억류됐던 오하이오 주 출신 제프리 파울 씨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파울 씨는 풀려나기 전 미국 `APTN 방송'과 평양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파울 씨는 석방된 뒤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자신에게 평양에서의 인터뷰에서 “감정을 담아내고, 절박함을 강조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더해 눈물까지 흘리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입니다.

2013년 억류됐던 캘리포니아 주 출신 메릴 뉴먼 씨는 자신이 기자회견에서 하는 자백은 강압 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풀려난 뒤 밝혔습니다. 북한인들이 작성한 영어 원고의 엉터리 문법과 이상한 표현법을 강조하며 읽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14년 북한에 억류됐다 기자회견에서 죄를 자백하고 풀려난 호주인 존 쇼트 씨의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쇼트 씨는 고국에 돌아간 뒤, 북한에 있는 동안 매일 하루 두 차례, 두 시간씩 길고도 지치는 조사를 받았었다고 밝혔습니다.

18년 간 북한을 100회 이상 드나들며 대규모 인도 지원 활동을 펼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는 종신노동형을 선고 받고 현재 북한에서 복역 중입니다. 임 목사는 재판 전인 지난해 7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북한의 최고존엄과 체재를 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임 목사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것으로 지목된 김경식 목사는 이 기자회견에 대해 “(북한이) 억류시키고 강압적으로 위협해서 누가 들어도 임현수 목사가 스스로 만들어낸 내용이 아니”라고 `VOA'에 밝혔습니다.

미국의 `APTN'도 최근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29일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며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에 억류된 이들은 공개 고백을 하고 풀려난 뒤 이 같은 고백을 철회하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 3학년인 웜비어 씨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를 고백하고 사죄했습니다.

[녹취: 웜비어] "I committed my crime of taking out the important political..."

웜비어 씨는 “2016년 1월 1일 이른 아침, 양각도 국제호텔 종업원 구역에서 북한인들에게 자기 제도에 대한 애착심을 심어주는 정치적 구호를 떼버리는 범죄를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웜비어 씨는 “이 임무를 미국 우애 연합감리교회로부터 받고 Z협회의 부추김과 미 행정부의 묵인 하에 범죄를 감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Z 협회는 미 중앙정보국 CIA와 연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웜비어 씨의 기자회견에서 지목된 단체들은 웜비어 씨와의 연계를 즉각 부인했습니다.

웜비어 씨의 고향인 오하이오 주 와이오밍 소재 ‘우애 연합감리교회’의 담임목사는 29일 미 `CNN' 방송에 웜비어 씨와 그의 가족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해당 교회 소속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 버지니아대학의 학생 동아리인 ‘Z협회’는 `CNN'에 웜비어와 한 번도 접촉한 적이 없으며, 이 동아리가 CIA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학생들이 모여 간식을 먹고 사람들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쓰는 모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 씨는 성명에서 아들이 “진심으로 사죄한 만큼 북한 당국이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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