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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고위 관리들 "미-북 관계 진전, 미국인 석방만으로 불충분"


지난 2년간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전격 석방된 케네스 배 씨가 지난 8일 미국 워싱턴주에 도착해 가족들과 포옹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전격 석방된 케네스 배 씨가 지난 8일 미국 워싱턴주에 도착해 가족들과 포옹하고 있다.

북한이 억류 미국인들을 모두 석방했지만, 미-북 관계가 진전을 이루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미-북 관계는 어디까지나 북한 핵 문제가 핵심인데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북한이 지난달 말 제프리 파울 씨에 이어 지난 주말 캐네스 배 씨와 매튜 밀러 씨까지 석방한 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에반스 리비어 씨입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Holding all three of these...”

북한 당국이 미국인 3 명을 북한 국내법 위반자로 몰면서 미국과의 협상카드로 활용하려 했지만 미국이 꿈쩍하지 않자 계속 억류할 가치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유엔에서 힘을 얻고 있는 북한인권 문제 논의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미국인 석방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과 미국인 석방 문제를 철저히 분리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It’s really been a dialogue...”

그동안 미-북 간에 물밑 교섭이 계속 있었지만 미국인 석방 문제에 국한됐을 뿐이고 관계 개선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없었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DNI) 국장을 평양에 보내 미국인들을 데려오게 한 사실이 눈에 띠기는 하지만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클래퍼 국장이 핵과 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여러 현안들을 북한 측과 논의할 능력과 안목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이 과연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을 보였는지 의심스럽다는 겁니다.

앨런 롬버그 전 국무부 부대변인도 클래퍼 국장의 임무가 북한 측으로부터 미국인들을 인도받는 데 국한됐다는 미 백악관의 설명이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앨런 롬버그, 전 국무부 부대변인] “The North insisted on senior…”

북한이 고위 관리의 방북을 미국 측에 요구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클래퍼 국장을 파견함으로써 미국 시민을 무사히 귀환시키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천명할 수 있었지만, 클래퍼 국장은 내각의 일원이 아니고 정책결정에 관여하는 관리도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미국인 석방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디트라니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I think the ball is really...”

앞으로 미-북 관계가 진전될 지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억류 미국인이 모두 석방됐다고 해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새로운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은 없고 북한과 핵 협상을 새롭게 시작하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지난 2005년 6자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한 9.19 공동성명이 미-북 관계의 출발점이라는 겁니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 역시 미국인 석방을 계기로 미-북 간 분위기가 개선되고 관계 개선의 일차적인 걸림돌이 제거되기는 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 “It’s very clear...”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 이전에 핵 문제에 대해 진지한 언급과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도록 미국 정부가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 논의 자체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미-북 간의 진지한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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