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혔던 북한군 병사 두 명이 한국에 입국한 지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이들의 한국행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외교 갈등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이 지금 어떤 절차를 밟고 있고, 앞으로 어떤 길이 남아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두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러시아에 파병됐던 북한군 병사들입니다. 지난해 1월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습니다. 생포 당시 한 명은 턱을, 다른 한 명은 다리를 다친 상태였습니다. 한국 언론은 두 사람을 리 모 씨와 백 모 씨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20대입니다. 이들은 1년 8개월 가까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지냈습니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와 손편지를 통해 여러 차례 한국행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에는 언제 도착했습니까?
기자) 한국 국가정보원은 두 사람이 지난달 중순에 입국했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정확한 날짜와 이동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은 두 사람의 자유의사도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가 전한 국정원 보고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데 자유의사를 몇 번에 걸쳐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우리는 북한군 전쟁포로 두 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포토 갤러리:
한국 보내진 북한군 포로 2명, 어떻게 될까진행자) 그렇다면 두 사람은 지금 어떤 절차를 밟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는 두 사람을 탈북민에게 적용되는 법 절차에 따라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헌법은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봅니다. 근거 법률은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 법에 따르면 탈북민은 입국 직후 국정원의 조사를 받습니다. 조사 기간에는 국정원 시설에서 임시 보호를 받습니다. 기간은 입국일로부터 최대 90일입니다. 불가피한 경우 30일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합치면 최대 120일입니다. 법 규정대로라면 두 사람에 대한 조사는 늦어도 내년 1월 중순 안에 끝나야 합니다. 일부 한국 언론은 국정원이 이 기간에 북한군 부대와 러시아 파병 경험에 관해서도 들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조사가 끝나면 그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기자) '보호 결정'입니다. 누가 이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길이 갈립니다. 한국 통일부 윤민호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인 경우에는 국가정보원장이 판단해 보호 결정을 하게 돼 있다"는 건데요. 윤 대변인은 그 밖의 경우에는 통일부 장관이 결정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장관이 결정하면 일반 탈북민과 같은 길을 걷습니다. 탈북민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12주 동안 한국 사회 적응 교육을 받습니다. 교육을 마치면 사회로 나가 정착합니다. 국정원장이 결정하면 국정원이 운영하는 별도 시설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기관이 보호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일반 탈북민과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죠?
기자) 네. 일부 한국 언론은 이달 2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두 사람이 일반 탈북민과 분리돼 정부의 특별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변 위협 가능성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하진 않았습니다. 건강 문제도 있습니다. 국정원은 국회에 두 사람의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리 씨의 턱 부상은 심각한 상태입니다. 생포 당시 입은 총상 때문입니다. 위턱과 아래턱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음식을 먹고 숨을 쉬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의료진은 큰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고 이 보도는 전했습니다. 두 사람이 심리 치료도 함께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사회에 나간 뒤에는 어떤 선택지가 있습니까?
기자) 북한이탈주민법에는 북한 군인 출신을 위한 조항이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면 한국군에 특별 임용될 수 있습니다. 이때 북한에서의 계급과 직책 등을 고려합니다. 다만 두 사람이 이 길을 원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송환이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외교 갈등으로 번졌는데요. 쟁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핵심은 '비공개 합의'가 있었느냐입니다. 한국 정부는 두 사람과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송환을 비밀로 하기로 했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소셜미디어 X에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썼는데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국정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다른 내용을 보고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먼저 비공개를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국정원은 양국 정상 사이의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 당국자 사이의 합의였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달 8일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를 소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어 20일에는 대사관 인력을 추가로 철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리대사와 영사 인력은 현지에 남깁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외교가 감정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달 28일, 관련 북한 동향은 파악된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도 두 병사의 송환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병사 두 사람은 현재 한국에 들어와 국정원의 보호 아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법이 정한 조사 기간은 입국일로부터 최대 120일입니다. 조사가 끝나면 보호 결정이 내려집니다. 통일부 장관이 결정하면 하나원 교육을 거쳐 사회에 정착합니다. 국정원장이 결정하면 국정원의 별도 보호를 받습니다.
진행자) 네, 한국에 온 북한군 포로 2명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