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한국으로 이송됐다고 발표된 북한군 포로 두 사람의 안전과 보호 상황에 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며, 공개 노출이 북한에 남은 가족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향후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 문제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이산가족 상봉과 실종자 생사 확인, 사형 집행 유예 등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제시했습니다. 북한 주민의 생명권을 다룬 새 유엔총회 보고서와 북한군 포로 보호 문제 등에 관해 15일 살몬 보고관을 화상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보고관님이 최근 유엔총회에 제출하신 새 보고서는 북한 주민의 생명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과 각국 정부가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살몬 보고관) 이번 보고서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사형과 구금 중 사망을 포함한 자의적인 생명 박탈, 그리고 군인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다뤘습니다.
이 주제를 선택한 이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은 2024년 제4차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 처음으로 사형과 관련된 두 가지 권고를 수용했습니다.
사형 적용 범위를 줄이고, 사형을 부과할 수 있는 범죄를 국제기준상 ‘가장 중대한 범죄’로 제한하라는 권고였습니다. 칠레와 벨기에가 제시한 권고입니다.
저는 북한이 국내 법률을 국제기준에 맞추는 데 열려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동시에 북한의 생명권 상황에 관한 많은 증언과 우려를 계속 전달받고 있습니다.
때로는 각국이 북한과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북한과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인권 문제가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스스로 국제 인권 무대에서 여러 권고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북한과 인권을 논의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기자) 보고서는 강제송환된 여성 2명이 2024년 8월 처형되고, 다른 여성 9명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는 의혹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관해 파악하신 내용과 중국의 탈북민 송환 정책에 갖는 의미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살몬 보고관)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여성들의 사건에 관해 여러 특별보고관이 공동으로 서한을 보냈습니다. 저희는 그 서한에서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원칙은 어떤 사람이 고문이나 다른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국가로 그 사람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여성 11명이 북한으로 보내졌습니다. 저희는 사건을 추적해 왔으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가운데 2명이 처형됐고 나머지는 수감돼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북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기억해야 합니다. 이들을 불법 이주민으로 보더라도, 이들의 안전과 생존에 관한 인권 의무를 존중해야 합니다. 둘째, 북한 여성들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많은 여성이 차별과 성별에 따른 편견, 폭력을 겪고 있으며, 인신매매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인신매매 피해자를 처벌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가 건강과 신체의 온전함, 존엄성을 회복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북한 여성들, 특히 사형을 선고받은 여성들의 상황이 대단히 어렵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기자) 이 사건을 중국 당국에 직접 제기하거나 답변을 받으셨습니까?
살몬 보고관) 실질적인 답변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계속 제기해 왔습니다. 과거에도 서한을 보내고 소통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그대로입니다. 일부 국가는 이들이 불법 이주민이라면 출신 국가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고문을 당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면 이들을 강제로 돌려보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의 경우에도 여러 특별보고관이 보내는 서한에 대체로 답하지 않습니다. 이런 고립은 인권 보호에 매우 위험합니다. 답변하지 않고, 국제사회나 유엔 국가팀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으면 이런 일들이 발생합니다. 이는 단순히 고립이나 경제 상황, 안보 우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가 고립돼 있을 때 인권 문제에 주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자) 북한군 포로 문제로 넘어가보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 포로 두 사람이 한국으로 이송됐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들과 직접 대화하거나 안전과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독립적인 접근을 추진하셨습니까?
살몬 보고관) 저는 이 두 젊은 북한군 포로 문제를 처음부터 다뤄왔습니다. 이미 2025년 보고서에서 이들의 권리와 사생활을 보호하고, 대중의 호기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같은 입장을 밝혔고, 여러 당국자와 회의도 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두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발표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안전과 보호, 인권 상황, 국제적인 방문이 허용되는지 등에 관해서는 저희가 가진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아직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논평은 삼가고 싶습니다. 다만 이 사안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2025년 처음부터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자)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포로 이송 사실의 공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과 가족들에게 어떤 위험이 생길 수 있으며, 양국 정부에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살몬 보고관) 저는 처음부터 이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보고서에서 언급했듯이, 우크라이나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학대나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곳으로 사람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국제사회는 우리가 이 두 사람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이들은 매우 특수한 사례지만, 유엔에 따르면 약 1만 4천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 최신 보고서에서는 이 군인들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며, 필요한 정보와 훈련, 장비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매우 우려스러운 소식도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이 나라를 위해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아동은 보호받아야 합니다. 침략 전쟁에 참여한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도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기자) 앞으로 북한군 포로를 이송하거나 교환할 때 어떤 보호 장치가 필요합니까? 또 두 포로와 직접 대화하실 계획이 있습니까?
살몬 보고관) 아직 이들과 대화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저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각국은 국제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쟁포로가 있다면 그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북한처럼 포로를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저 역시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제 말을 따르고자 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이들의 상황을 계속 살펴볼 것이며, 가까운 시일 안에 더 많은 소식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자)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한다면, 생명권 보호를 위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해야 합니까? 인권 문제가 대화 의제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살몬 보고관) 새로운 평화회담이나 대화가 열린다면, 인권 문제를 옆으로 밀어두려는 유혹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는 인권을 대화와 평화를 이루는 데 장애물로 보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은 정반대입니다. 인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인권과 평화, 발전은 서로 분리할 수 없습니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어 하는 피해자와 가족들도 많습니다. 이분들은 고령이 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실종자와 강제실종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가족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인권 의제가 이것뿐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가족 상봉과 가족의 생사 확인, 유해 송환 등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형 집행을 유예하거나, 북한이 UPR에서 수용한 권고를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인권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침묵하는 방식은 과거에도 효과가 없었고, 앞으로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기자)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촉구해 온 인물인데요. 이번 수상의 의미를 어떻게 보십니까?
살몬 보고관) 다자주의가 때로 공격받는 시기에, 인권이 국제체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되새기는 것은 인권 존중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와 유엔에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런 메시지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관련 권고가 이행되도록 저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대화 의지를 밝혀왔습니다. 두 정상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살몬 보고관) 전반적인 사안에 관해 조언하는 것은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서 제 역할이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어떤 대화가 이뤄지든 인권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이 주제를 피하는 방식은 효과가 없었고, 앞으로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 꼭 강조하고 싶은 사안이 있습니까?
살몬 보고관) 북한 인권 상황을 계속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북한의 인권 상황은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어려운 상황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인권과 관련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상기시키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국제사회는 이 피해자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북한 인권 문제가 눈에 잘 띄든 그렇지 않든, 언제나 이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부터 북한 주민의 생명권과 북한군 포로 보호 문제, 향후 대북 대화에서 인권 의제를 다룰 방안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상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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