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의 외교 인력을 추가로 철수시키기로 했습니다.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우크라이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따른 외교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조은정 기자와 함께 이번 결정의 배경과 양국 관계,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조은정 기자.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관의 외교 인력을 추가로 철수시키기로 했죠?
기자) 네, 한국 외교부 박두순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 논란과 관련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외교 인력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는데요. 이번에는 현지 외교 인력까지 줄이며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습니다. 공관원의 절반 정도가 철수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번 외교 갈등의 발단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9월 23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이 발단이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때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송환됐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포로 송환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양국이 합의했는데, 우크라이나가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이를 공개했다며 반발했습니다. 특히 북한군 포로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신변 안전을 고려할 때 비공개가 중요했다는 입장인데요. 한국 정부는 지난달 2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했고, 이달 8일에는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여 왔습니다.
앵커) 결국 북한군 포로 송환에 대한 비공개 합의를 두고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소통 담당 보좌관인 드미트로 리트빈은 지난달 25일 소셜미디어에서 “그런 합의는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특히 합의를 위반한 것도 문제지만, 합의 자체를 부인한 것이 양국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강경 발언을 내놓았는데요.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소셜미디어 X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 사실 없다고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며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 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지완 주우크라이나 대사대리는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양국이 송환 사실을 가능한 한 오래 비공개로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이 때문에 비공개 합의의 범위와 공개 시점에 대한 양국의 인식이 어디까지 일치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재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는 이번 문제가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입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로 송환 과정에서 비밀유지 조건에 대한 해석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모든 의무를 이행했으며, 이번 문제가 이미 종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헤오르히 티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간 갈등은 비밀유지 합의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측은 양국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주고받는 상황에 이른 데 유감을 표명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북한군 포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향후 북한군 포로 송환 과정에서 비슷한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소통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 포로를 새롭게 확보할 수 있는데, 이 문제가 걸림돌이 돼 한국으로 송환하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도 앞으로 북한군 포로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양국 간 소통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에 이번 비공개 합의 위반에 대한 공식 해명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한편, 향후 유사한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심화되는 상황인데요. 이번 갈등이 미국과 한국, 우크라이나의 안보 공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 않습니까?
기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공조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북한군의 러시아 지원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한국의 안보와 미한동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 우크라이나 모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파악하는 데 중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도 북한의 러시아 전쟁 지원은 한국에 직접적인 안보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은 해결하되,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공유와 안보 협력은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를 둘러싼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 갈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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