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라디오로 떠나는 세계여행. 전 세계 여행지를 함께 찾아가 보는 시간입니다. 비행기표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집에서 떠나는 세계여행이니까요. 함지하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요?
기자) 오늘은 프랑스 파리에서 조금 벗어나 보겠습니다. 파리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곳 가운데 베르사유 궁전이 있죠. 오늘은 베르사유 궁전 투어를 해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베르사유 궁전은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베르사유에 있습니다. 한때 프랑스 왕실의 중심지였던 곳인데요. 특히 프랑스의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장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거대한 궁전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원래는 루이 13세가 사냥을 위해 이용하던 작은 별장이 있었는데요. 이후 루이 14세가 이곳을 크게 확장하면서 지금의 베르사유 궁전으로 발전했습니다. 1682년에는 왕실과 정부가 베르사유로 옮겨왔습니다. 이후 베르사유는 프랑스의 정치와 왕실 생활의 중심지가 됐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니까 단순히 왕이 살던 궁전이 아니라, 당시 프랑스의 정치적인 중심지이기도 했던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베르사유를 보면 건물의 크기나 화려한 장식만큼이나 당시 왕권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루이 14세는 궁전 자체를 자신의 권력과 권위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궁전에는 왕실 가족뿐 아니라 귀족과 정부 관리들도 함께 머물렀는데요. 왕을 가까이에서 모시고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귀족들이 베르사유에 모여들었습니다.
진행자) 궁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어디인가요?
기자) 많은 여행객이 가장 인상 깊게 보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거울의 방’입니다. 길이가 약 73미터에 달하는 긴 공간인데요. 한쪽에는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커다란 창문이 있고, 반대편에는 수백 개의 거울이 장식돼 있습니다. 화려한 천장 그림과 금빛 장식까지 더해져서 굉장히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당시에는 외국의 사절들을 맞이하는 중요한 장소로도 사용됐습니다.
진행자) 거울이 많으면 실제로 들어갔을 때 공간이 훨씬 넓어 보일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거울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반대편 창문을 통해 정원을 함께 보는 것도 좋습니다. 거울의 방 중앙에서 정원 쪽을 바라보면 아주 길게 뻗은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베르사유의 정원은 단순히 나무와 꽃을 심어 놓은 공간이 아니라, 궁전과 함께 하나의 거대한 작품처럼 설계됐습니다. 정원의 중심에는 넓은 운하인 그랑 카날이 있고, 길과 나무, 연못과 분수가 일정한 질서를 이루면서 이어집니다.
진행자) 궁전만 보고 나오기에는 정원도 상당히 볼거리가 많겠네요.
기자) 네. 오히려 베르사유에서는 정원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루이 14세는 1661년 정원 설계를 조경가 앙드레 르 노트르에게 맡겼는데요. 르 노트르는 정원을 궁전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던 루이 14세의 구상에 따라 넓은 시야가 이어지는 프랑스식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궁전에서 정원을 바라보면 중앙의 길이 멀리까지 뻗어 있고, 그 주변으로 나무와 분수, 조각 작품들이 대칭적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걷다 보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멀리까지 이어지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진행자) 듣기만 해도 상당히 넓을 것 같은데요. 정원을 걷는 것도 베르사유 여행의 중요한 부분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에는 궁전에서 정원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 보는 것을 추천할 만합니다. 분수와 조각 작품을 지나고, 넓은 잔디밭과 그랑 카날을 바라보다 보면 궁전 안에서 봤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베르사유의 정원은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 아니라, 왕의 권력과 질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정원 전체가 중심축을 따라 질서 있게 펼쳐지는 모습 자체가 당시 왕권의 힘을 표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진행자) 궁전과 정원을 함께 보면 베르사유가 왜 그렇게 유명한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혁명 이후에는 왕실이 더 이상 베르사유에 머물지 않았죠?
기자) 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면서 왕실 가족은 1789년 베르사유를 떠나 파리의 튈르리 궁전으로 옮겨갔습니다. 이후 베르사유는 더 이상 왕실의 거주지가 아니게 됐습니다. 하지만 베르사유가 역사 속에서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19세기에는 루이 필리프 국왕이 궁전을 프랑스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오늘날에는 프랑스 왕실의 역사뿐 아니라 프랑스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왕궁에서 역사박물관으로 역할이 바뀐 것이군요. 오늘 베르사유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순히 화려한 궁전을 보는 여행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베르사유는 화려한 건축물과 정원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 공간에 담긴 역사를 함께 생각해 보면 훨씬 더 깊이 있는 여행이 됩니다. 특히 루이 14세 시대의 왕권과 프랑스 왕실의 생활, 그리고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베르사유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생각하면서 궁전과 정원을 걸어보면 좋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프랑스 왕실의 화려함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베르사유 궁전을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였습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