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알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이는 이야기, ‘알고 나면 달라지는 오늘’ 시간입니다. 나이가 들면 무릎이 아파서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죠.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데요. 그런데 최근 무릎을 수술하지 않고도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안 기자, 무릎 관절염은 보통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병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치료법이 나온 건가요?
기자) 네. 먼저 무릎 관절염이 왜 생기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우리 무릎에는 뼈와 뼈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연골이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는 건데요. 나이가 들면서 이 연골이 점점 닳으면 무릎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구진은 무릎이 아픈 이유가 연골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관절 주변에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 때문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이런 혈관을 막으면 통증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 겁니다.
진행자) 혈관을 막아서 무릎 통증을 줄인다는 게 신기한데요. 어떤 방법인가요?
기자) 네. 쉽게 말하면 무릎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혈관으로 가는 피의 흐름을 줄이는 겁니다. 의사가 아주 가느다란 관을 혈관에 넣고, 무릎 주변의 문제가 되는 혈관까지 이동시킵니다. 그리고 그곳에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알갱이들을 넣어 혈관을 막는 건데요. 이렇게 하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알갱이들은 몇 시간 안에 몸속에서 녹아 없어지는 물질로 만들어졌습니다. 무릎을 크게 절개하거나 인공관절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실제로 효과가 얼마나 있었나요?
기자) 네.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의대 연구진이 무릎 관절염 환자 194명을 대상으로 이 치료법을 시험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중간 나이는 69세였고요. 모두 약을 먹거나 물리치료, 주사 치료를 받아도 무릎 통증이 계속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0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했는데요. 0점은 전혀 아프지 않은 상태이고, 10점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심한 통증을 뜻합니다. 시술 전에는 통증 점수의 중간값이 7점이었는데, 6주 뒤에는 4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6개월 뒤에는 3점까지 떨어졌고, 1년 뒤에도 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통증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겁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북미영상의학회(RSNA)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에 실렸습니다.
진행자) 통증이 절반 이상 줄었다면 일상생활도 훨씬 편해졌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연구진은 환자들이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도 살펴봤는데요. 치료를 받은 뒤 이런 활동이 전반적으로 더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동이나 여가 활동을 하는 능력도 좋아졌고요. 특히 1년 뒤 통증 평가에 참여한 환자 10명 가운데 8명은 실제 생활에서 느낄 수 있을 만큼 통증이 줄었다고 평가됐습니다. 단순히 통증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삶의 질도 좋아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혈관을 막는다고 했는데, 위험하지는 않나요?
기자) 네. 연구진도 이 부분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모두 239차례 시술이 이뤄졌는데요.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환자에게서 피부색이 잠시 변하거나 시술 부위에 가벼운 출혈이 나타났지만, 모두 회복됐습니다. 다만 아직 새로운 치료법인 만큼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오랫동안 안전성을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앞으로는 무릎 관절염이 심해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기자) 아직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치료는 닳아버린 연골을 다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무릎 주변의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실제 시술을 받은 환자와 가짜 시술을 받은 환자 사이에 통증이 줄어든 정도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따라서 치료 효과를 확실히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약이나 주사로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수술을 받기 어렵거나 수술을 미루고 싶은 환자들에게는 앞으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네.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인데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흥미로운 의학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안소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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