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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미 전문가들 "통신선 복원, 심각한 경제 상황 때문…실무협상 복귀해야"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지난해 9월16일 판문점에서 남북 연락통신선 연결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국장을 지낸 에릭 브루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과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미 스탠포드대 연구원은 30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심각한 내부 경제 상황이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두 전문가의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브루어 선임연구원님. 북한이 남북간 통신선을 끊은 지 13개월 만에 다시 복원에 합의했습니다. 긍정적인 신호로 보이는데요. 이번 소식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브루어 연구원) “남북한이 직접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너무 이른 상황입니다. 특히 비핵화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 억제와 같은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통신선은 북한이 여러 남북관계 사안들에서 사용해 온 도구였습니다. 무엇인가를 흔들 수 있는 유인책이기도 했다가 벌칙을 주기 위해 끊는 것이기도 했죠.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말이죠. 이런 것이 북한의 통신선 복원 동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북한이 직면한 심각한 경제 상황 때문이죠. 다른 여러 동기들이 있겠지만 이것이 북한의 주요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연구원님. 북한의 의도가 무엇일까요?

스나이더 연구원) “먼저 브루어 선임연구원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통신선 복원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런 모든 것은 전화를 받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북한 측의 실질적인 약속은 아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결정 직후 김정은이 매우 강경한 발언을 했다는 점입니다. 이미 예정된 미국과 한국의 연합군사훈련에 반대한다는 내용이었죠. 이런 것은 북한의 집요한 목적 중 하나가 한국 정부를 미국에서 분리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보여줍니다. 하지만 중요한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꽤 오랫동안 관계를 단절하고 인도주의 지원 제안 등 한국 문재인 정부가 관계 개선을 위해 했던 거듭된 노력을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작은 문이 열리게 됐죠. 저는 이것이 어느 정도 북한의 심각한 내부 상황을 암시하고 있다고 봅니다.”

에릭 브루어 CSIS 선임연구원(왼쪽)과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 연구원(오른쪽)이 대담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인 김영교 기자.
에릭 브루어 CSIS 선임연구원(왼쪽)과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 연구원(오른쪽)이 대담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인 김영교 기자.

진행자) 그렇다면 스나이더 연구원님. 이번 결정은 북한 정권의 자체 결정일까요? 아니면 한국 측 요청에 대한 응답일까요?

스나이더 연구원) “한국의 요청은 수 개월에 걸쳐 지속돼 왔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요구에 대한 반응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다른 무엇보다도 북한은 그들 내부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또 어쩌면 한국 정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기 시작하는지, 그들 인식에 따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정권을 잡은 진보 정권을 때리고 싶어하지만 한국의 보수 정권보다는 진보 정권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정권은 정치적으로 지난 몇 달간의 사건들을 봐왔습니다. 내년 3월 한국 대선에서 변화가 생겨 보수가 정권을 다시 잡을 가능성을 본 것이죠. 따라서 이런 것도 그들이 계산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브루어 선임연구원님. 한국 정부는 남북이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한 출발선에 다시 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도 통신선을 복원하면서 같은 생각을 했다고 보십니까?

브루어 연구원)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개선된 소통 방식이 전혀 가치가 없다거나 핵과 관련한 외교에 유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정말 먼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이 가까운 미래에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핵화는 먼 목표가 돼야 합니다. 달성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요. 저는 미국이 비핵화라는 큰 목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진전을 뒤집을 수 있는 작은 중간 단계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연구원님. 동의하시나요? 북한은 이번 조치를 비핵화에 대한 첫 걸음으로 보지 않고 있는 건가요?

스나이더 연구원) “비핵화가 북한의 목표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전임 행정부를 포함해 과거 북한과의 협상에서 배운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전임 행정부는 미국의 이전 행정부들이 하지 않았던 김정은과의 대면만남까지 했었죠. 이런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합의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어떤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양보를 극대화하길 원하죠. 그들이 주는 아주 작은 것을 대가로 말입니다. 우리는 이런 협상을 여러 번 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가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이런 방식을 너무 많이 해왔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모두 이런 모든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브루어 선임연구원님.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에 대한 다음 움직임은 어떤 것이 돼야 할까요?

브루어 연구원) “외교와 관련해 북한이 먼저 전화를 받는 것이 첫 단계 아닐까요? 미국과의 관여가 있기 위해서는 북한이 그럴 의사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상적인 첫 단계는 미-북 실무협상입니다. 미국은 처음부터 대통령급의 정상회담으로 바로 뛰어들진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정상회담이 현명했는지 아니었는지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겠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회담에 관심이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실무협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은 분명히 미국과 관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전임 행정부들과 다르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더 작고 중간적인 합의를 찾는 방안에 더 열려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나 심지어 오바마 행정부보다 더 말이죠. 따라서 이런 점에서 어느 정도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한국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는데요. 문 대통령의 임기가 8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북한 정권이 이루려고 하는 게 무엇일까요?

스나이더 연구원)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후반을 기억합니다. 그는 당시 김정일과 회담을 갖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죠. 그건 나쁜 생각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이 전임 김대중 정권과 회담할 당시 다음 정상회담은 한국에서 열기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가치 있는 유일한 정상회담은 김정은이 한국으로 오는 것뿐이었습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기 전까지 우리는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는 게 저의 판단입니다. 한국의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 늘 미국 탓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도 미국과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 또는 책임을 져야 할 누군가의 극단적인 요구 때문이라는 겁니다. 전부 또는 전무를 요구했다는 것이죠. 한국의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일련의 대화 결렬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실질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연구원님. 현재 상황이 미-북 대화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스나이더 연구원)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행정부의 경험에서 얻은 일종의 교훈을 갖고 있습니다. 큰 정상회담에 흔들리지 말라는 것이죠. 실무회담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이 일을 하기 위해 임명이 됐습니다. 그는 전문가이고 또 싱가포르 정상회담 과정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성 김 대표 역시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이 절대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말이죠. 북한은 실무협상을 자신들이 원하는 지점으로 갈 때만 활용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실무협상은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고 시도해 봐야 합니다. 어쩌면 북한도 시험하려고 할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무엇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길 원하는지 말이죠.”

진행자) 브루어 선임연구원님. 성 김 대북특별대표는 이번 통신선 복원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측과 대화를 했습니다.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세 나라의 협력을 강조해 온 미국 정부의 입장과 일치한다고 보십니까?

브루어 연구원) “그런 종류의 협의는 상당히 일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핵 협상이나 군비통제 등 상대국과 대화를 할 때마다 동맹, 파트너들과 연합전선을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보조를 맞추고 그런 협의를 하는 것은 이런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분명히 북한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금까지 브루어 선임연구원과 스나이더 연구원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브루어 선임연구원과 스나이더 연구원의 대담은 한국 시간 31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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