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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김정은 중대사건 지적, 외부지원 수용 사전 포석...내부상황 심각 신호"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29일 본부 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관영매체가 전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 방역에서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한 것은 백신 등 외부 지원을 받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인한 경제난 등 내부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부문에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등 최고위층에 대한 문책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주요 언론은 지금까지 코로나 청정국을 주장한 북한에서 코로나가 발병했는지 여부에 관심을 두며 김 위원장이 외부 지원을 받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언론 “북한서 코로나 발병하면 치명적”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역 실수에 대한 경고는 “비밀에 쌓인 나라에서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더욱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건 체계가 낙후된 북한에서 코로나가 대규모로 발병하면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문제를 공개하면서 “바이든 정부에 유엔 세계식량기구(WFP)등 국제기구 등을 통해 지원을 확대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코로나) 발병이 일어났는 지 명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며 그럼에도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신문은 북한이 코로나 청정국임을 공식적으로 주장하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제한을 시행 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해외 백신과 코로나 지원을 받아들이기 위해 국내용으로 정치적 서술을 펼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김 위원장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전문가를 인용해 “만일 북한에서 보건 상황이 악화됐다면 김 위원장은 희생양을 구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코로나 백신을 받기 위한 정치적 명분을 찾는 중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 외부 지원 수용하나?”

북한 지도부를 연구하는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30일 VOA에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이 자력갱생을 벗어나 코로나 백신 등 외부 지원을 받기 위해 명분쌓기를 하고 있다는 견해가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is theory is being floated out among the Pyongyang watching community that he is trying to set up a rationale for moving out from under self-sufficiency and accepting external aid and assistance when it comes to the COVID vaccines. That’s a possibility.”

고스 국장은 다만 북한의 향후 조치를 더 지켜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김 위원장이 이토록 심각하게 반응하는 데 대해 “지금까지 접근하지 못했거나(denied) 보고받지 못했던 코로나 관련 정보를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seems to me that Kim Jong Un in some way came across information that he had been denied or had not been presented to him before about the situation in N Korea in terms of the COVID situation.”

30일 북한 평양의 한 초등학교 앞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 요원이 소독하고 있다.
30일 북한 평양의 한 초등학교 앞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 요원이 소독하고 있다.

마이클 매든 스팀슨 센터 연구원은 30일 VOA에 “이번 정치국 회의는 향후 추가 정책 발표나 정치적 발표를 위한 준비 활동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매든 연구원] “Kim Jong Un Might be manufacturing domestic messaging to create the conditions through which the DPRK will participate in the COVAX program and receive vaccinations.”

국제 백신 협력 프로그램인 코백스를 통해 코로나 백신을 공급받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김 위원장이 ‘국내용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고위 간부들이 무능하고 부패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고 있다고 매든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매든 연구원은 북한 권력층을 연구하는 웹사이트 ‘노스 코리아 리더십 워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난 등 북한 내부 상황 악화”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30일 VOA에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인한 경제난 등 내부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신호를 김 위원장이 계속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 연구원] “Previous instances where he mentioned the arduous march, he talked about the food crisis, the food situation being tense, it’s continual signaling.”

김 위원장이 앞서 ‘고난의 행군’, ‘식량난’을 언급한데 이어 이번에 ‘중대 사건’을 언급하는 등 계속해서 신호를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주민들을 우려해서 하는 발언일 수도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이에 대응할 자원이 없다는 것을 인식한 데 따른 좌절감의 표출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 연구원] “For Kim, he’s concerned about the spread of the virus because the country doesn’t have any infrastructure, manpower, resources to even deal with something like this, so the longer it festers it’s just going to come back on him.”

“북한은 코로나 확산에 대응할 기반 시설, 인력, 자원이 없고,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수록 악영향은 김 위원장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와 같이 앞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코로나 방역 장기화 각오”

한편 감염력이 높은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북한은 ‘최대 각성 노력의 장기화’를 촉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27일 국가 비상 방역사업에서 안일과 해이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장악과 통제를 시종일관 강화해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북한은 전 세계 나라들 가운데 최초로 2020년 1월 31일 코로나 대응의 일환으로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1월 31일부터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중단한 것입니다.

2월엔 외국인의 격리 기간 연장에 이동 제한 조치까지 취했고, 이에 따라 평양 주재 외교관들과 구호요원들도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감염증 사태 초기에는 외국에서 일부 구호품을 반입했지만 작년 여름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외부 지원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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