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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5년…전문가들 "성과 없는 좌절의 세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79번째 생일을 맞아 금수산 궁전을 참배한 사진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지 오늘(29일)로 꼭 5년이 됐습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의 그늘을 벗고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들어선 북한을 사회주의 구체제로 회귀시키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노동당 7차 대회가 열린 뒤인 2016년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방위원회를 폐지하면서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고, 김정은 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했습니다.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회는 ‘국가주권의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입니다. 또 국무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며 ‘공화국의 최고영도자’라고 명기돼 있습니다.

외부사회에선 당시 김정일 시대 이른바 ‘선군정치’를 상징하는 최고 권력기구였던 국방위원회의 그늘을 벗고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김 위원장의 독자적 권력체제 구축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군 인사들이 중심이었던 국방위원회와는 달리 국무위원회는 출범 당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가 부위원장으로 임명돼 당 · 정 · 군을 아우르는 외형을 갖췄습니다

김 위원장의 국가운영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북 제재로 어려움을 겪던 북한은 2016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를 수립했고 김 위원장은 2017년 핵 완성 선언 이후 2018년부터 국무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직접 미국, 한국과의 정상외교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그러나 국무위원장 취임 5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보도들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황일도 교수는 지난 5년간 국무위원장으로서 김정은이 이룬 성과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2016년, 17년에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서 높은 수준의 핵 능력을 완성했지만 지금 현재 북한 기조가 가급적 미국을 세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보니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없는 상황이고 2018년 외교행보는 결과가 허무하기 짝이 없고, 이러다 보니 국무위원회의 전반적 위상 약화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국무위원장 취임 5주년에 대해선 얘기가 적은 것 같고요.”

황 교수는 김 위원장이 내각에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서 국무위원회가 상위기구로서의 위상이 약해졌다는 진단도 내렸습니다. 대신 경제난 등 문책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측면도 생겼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 위원장이 5년 전 당 위원장과 함께 국무위원장이라는 새 국가 직함을 내세운 것은 선대 지도자와 다른, 자기만의 시대를 만들려는 의지가 담긴 조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박사는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외교가 실패로 돌아가고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다시 통제 중심의 사회주의 구체제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경제 핵 병진 노선으로 핵 개발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그러나 그게 부담이 돼서 총체적 대북 제재 그 다음에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구조적 경제위기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엄밀하게 보면 김정은 집권 10년의 총체적 정책적 실패다, 그리고 짧게 보면 5년 홀로서기의 실패다 볼 수 있고요. 그 상황에서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투쟁을 강화하고 아버지 김정일을 기리기 위해 스스로 쓰지 않겠다고 했던 당 총비서직을 부활한 조치 등이 그런 사례라는 게 조 박사의 설명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양적으로도 늘어나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도 수령 어버이상을 부각시키는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박사] “대내 전반적인 정치선전의 방점은 지금 김정은 우상화인 겁니다. 거기에 연관 지어서 보면 이번에 애민정책이라든가 현재 김정은 체중 감량을 놓고 안에서 여러 가지 쇼가 벌어지는 것도 김정은의 어버이상을 선전하는 방향에 맞추다 보니까 저런 현상이 나오거든요.”

국무위원회의 향후 위상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들이 나옵니다.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북한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의 교착 국면 속 경제난이 심화되는 위기 국면을 맞아 큰 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당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그렇다고 국무위원회의 위상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정책 수립 자체에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위기 국면이고 위기 국면에 맞는 정책 수립과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하는 필요성이 굉장히 커졌기 때문에 당이 그 역할을 좀 더 해달라는 쪽에서 당의 그런 역할을 강조하다 보니까 좀 도드라진 것 같고, 국무위원회나 내각이 갖고 있는 실제 집행과정에서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강조하고 있고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인태 박사는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회 관련한 인사가 전혀 없었다며 수령제를 한층 공고화하는 차원에서 국무위원회를 없애고 국무위원장이라는 김 위원장의 국가 직함도 바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습니다.

김 박사는 위원장은 북한에서 여러 단위에서 많이 쓰는 직함이라는 점에서 수령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박사는 김 위원장의 집권 만 10년이 되는 내년 4월을 앞두고 북한은 김 위원장의 이후 10년을 위한 수령제 공고화가 핵심 과제라며, 최근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한층 활발해진 것도 그런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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