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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올해 금리 6회 추가 인상 예고...'애틀랜타 총격' 1주기 미 곳곳 추모집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자료사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년 3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6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참사’ 1주기를 맞아 미국 주요 도시에서 아시아 혐오 반대 시위가 열렸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 정부가 휘발유세 면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이 16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성명을 내고,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 대로 0.25%P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했던 때가 지난 2018년 12월이니까요. 3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지는 겁니다.

진행자) 그간 금리 인상이 없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 건 지난 2019년 7월입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국제 경기 둔화 전망과 더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서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2020년 3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시작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준이 왜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게 된 걸까요?

기자) 경기침체로부터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이에 따른 가파른 물가 인상, 즉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통 경제 상황이 좋으면 연준은 경기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올리는데요.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은 올해 6번 남은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점도표, 그러니까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지표를 보면, 올해 말까지 금리가 최소한 약 1.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 말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올해 총 7번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음을 예고한 겁니다. 연준은 또 2023년 12월에는 금리가 2.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러니까 내년에도 최소한 3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연준의 이런 금리 인상 계획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예상보다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인데요.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1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는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연준의 목표인 인플레이션 연 2% 로 낮추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결국엔 인플레이션이 가장 해결돼야 할 문제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물가 안정을 회복할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은 “우리가 원하는 노동 시장을 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덧붙였는데요. “물가 안정 없이는 고용 극대화를 지속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일자리 성장세는 견고하고 실업률도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올해 물가 상승률도 전망도 내놓았다고요?

기자) 네,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4.3% 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작년 12월 전망치 2.6%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연준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은 작년 12월, 4% 성장에서 이번엔 2.8% 성장으로 하향 수정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금리 인상 외에 또 어떤 변화를 예고했습니까?

기자) 파월 의장은 5월에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자산이나 부채, 자본 등이 적힌 표를 말하는데요.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는 건 연준이 보유한 자산을 줄인다는 말입니다. 연준은 기관 부채나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줄임으로써 양적 긴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이 외에 미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많은 경제학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에 잠재적인 경기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연준도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인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만들고 경제 활동에 부담이 될 것” 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지는 않을까요?

기자) 연준은 장기적인 경기 후퇴 가능성은 작게 평가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내년에 경기 후퇴 가능성이 특별히 높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되는 한편, 더 많은 미국인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하고 있고, 임금 상승 압력이 완화됨에 따라 올해 말에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혐오' 중단 촉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혐오' 중단 촉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아시아계 증오범죄로 미국인을 큰 충격에 빠트렸던 사건이죠?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1주기를 맞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내에서 16일, 1년 전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ㆍ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 등 시민 단체들의 주도로 열린 이 날 추도식에는 2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아시아계 혐오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애틀랜타 총격 희생자들의 추모 물결에 다른 지역들도 동참했다고요?

기자) 네. 이날 추도식은 ‘아시아계 여성들의 정의를 위해 침묵을 깨자(Break The Silence - Justice for Asian Women)’라는 주제로 진행됐는데요. 애틀랜타를 비롯해 휴스턴과 디트로이트 등 10여 개 도시에서 같은 주제로 동시에 집회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1년 전 애틀랜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건을 한번 되짚어볼까요?

기자) 작년 3월 16일, 조지아주의 최대도시인 애틀랜타 일대의 스파와 안마 업소 등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총 8명이었는데요. 한국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현지 아시아계와 한인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현지 경찰이 롱 씨가 ‘성 중독’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을지 모른다고 얘기하면서, ‘혐오 범죄’ 혐의가 추가돼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고요. 사건 이후 미국 곳곳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에 대한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용의자는 10대 백인 남성인 로버트 애런 롱 씨인데요. 작년 7월, 롱 씨가 범행을 저지른 체로키카운티에서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고요. 또 다른 범행지인 풀턴카운티 검찰 측은 롱 씨에게 사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히면서, 롱 씨에게 혐오 범죄 혐의를 추가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롱 씨에 대한 공판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16일, 추도식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습니까?

기자) 안드레 디킨스 애틀랜타 시장 등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대표들이 연설했고요. 사건의 희생자 고 유영애 씨의 아들 로버트 피터슨 씨가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기도 했는데요. 흑인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피터슨 씨는 “애틀랜타 총격은 인종이 동기가 된 사건이라고 불러야 한다”라며 “우리 어머니는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행의 표적이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서서, ‘이는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애틀랜타 총격 1주기를 맞아 성명을 냈다고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사건의 충격에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 희생자와 가족, 애틀랜타 공동체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고, “이 희생은 반아시아 감정, 성별에 의한 폭력이라는 미국의 오랜 잔재를 상기하도록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그 어느 정부보다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 행정조처를 하고 있다며, 의회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선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가 커졌고요. 아시아계를 겨냥한 폭력 등 관련 범죄가 급증했는데요. ‘스톱 AAPI 헤이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작년 말까지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는 1만1천 건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시내 주유소에 일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29센트로 게시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시내 주유소에 일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29센트로 게시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경제에서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이 바로 휘발유 가격 상승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 발표에 따르면 16일 현재, 일반 등급 휘발유의 갤런당 평균 가격은 4.305달러입니다. 한 달 전인 평균 가격 3.514달러 보다 20% 이상 오른 것이고요. 1년 전 평균 가격인 2.87달러 보다는 50% 가까이 오른 겁니다.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살펴보면 에너지 가격,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년 대비 38%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 특히 어느 곳이 휘발유 가격이 비싼가요?

기자) 네, 주로 서부 지역의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싼데요. 가장 비싼 곳은 캘리포니아주 입니다. 16일 현재 일반 등급 휘발유의 갤런당 평균 가격은 5.772달러입니다. 네바다주도 5달러를 돌파했고요. 워싱턴주는 4.736 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대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덜 비싼 지역은 어디죠?

기자) 중부 지역이 상대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더 낮습니다. 텍사스와 콜로라도, 미네소타 등의 주는 대부분 갤런당 3.8달러 이상 4달러 미만의 가격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역대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쌌던 시기는 언제죠?

기자) 네, 지난 2008년 7월입니다. 당시 일반 등급 휘발유의 갤런당 평균 가격은 4.11달러였는데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이는 현재 갤런당 5.3달러에 해당하는 가격입니다.

진행자) 휘발유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가구 당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얼마나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되나요?

기자) JP모건 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만약 휘발유 1년 평균 가격이 갤런당 4.2달러에 이를 경우 이는 일반 가구에 1천 달러의 추가 비용이 부과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휘발유 가격이 오르자 주별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주별로 부과하고 있는 휘발유 세를 면제한다는 방안입니다. 일부 주의 주지사, 그리고 주 의회가 이런 움직임에 나서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메릴랜드 주 의회는 휘발유 세를 30일 동안 면제하는 법안을 신속 처리한 뒤 이를 래리 호건 주지사에게 전달한다는 방침입니다. 호건 주지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직접 긴급 면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의 경우도 볼까요?

기자) 네, 조지아주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많은 사안에 있어서 격한 대립을 보이고 있지만, 주 하원이 5월까지 휘발유 세금을 면제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플로리다주 의회는 오는 10월부터 휘발유세 면제를 시작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이들 주 외에도 알래스카와 콜로라도, 뉴저지, 미주리, 뉴욕, 펜실베이니아 주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주별로 부과하는 휘발유 세는 어느 정도죠?

기자) ‘월드파퓰레이션리뷰닷컴’에 따르면 미국 주별 평균 휘발유 세는 갤런당 약 29센트입니다. 펜실베이니아가 갤런당 약 59센트로 가장 높고요. 이외에도 캘리포니아 53센트, 워싱턴 약 52센트 등으로 평균보다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은 알래스카로 갤런당 10센트가 채 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각 주, 그리고 지방 정부가 휘발유 세를 통해서 걷는 세금의 규모는 어느 정도죠?

기자) 싱크탱크 ‘어반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주와 지방 정부는 휘발유 세금을 통해서 52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대부분 도로와 버스, 지하철 시스템 등 교통 부문에 투입됐습니다.

진행자) 일부 주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도 휘발유 세를 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콜로라도와 미네소타, 미시건 등 6개 주의 주지사는 연방 의회에 연방 정부가 부과하는 갤런당 18.4센트의 세금을 면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의회 내에서는 이 같은 방침에 이견이 있는 상황인데요. 일부 의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속화된 휘발유 값 상승이 위기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반면, 일부는 이를 통해 확보된 세금은 도로와 교량에 예산을 지원하는 ‘고속도로신탁기금’의 주요 세원인 만큼 섣불리 나설 수는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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