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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움직임’ 포착”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에서 도로 공사 등 움직임이 최근 포착됐다고 미국의 민간연구소가 밝혔습니다. 북한이 핵실험 가능 장소를 확장하거나 외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눈속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워싱턴 민간연구소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3일 북한 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올린 보고서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주변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상업위성 ‘에어버스 네오’가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고해상도 위성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CSIS는 2018년 폭파됐던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의 주변이 정리된 모습이며, 특히 4번 갱도로 들어가는 진입도로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앞서 CSIS는 지난 8월 집중호우로 도로 등이 일부 유실된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을 공개하며, 4번 갱도를 복구하는 움직임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다시 포착된 4번 갱도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미한 당국이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평가하는 3번 갱도에 이어 4번 갱도도 정비하면서 북한이 핵실험 전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그런가 하면 외부의 시선을 교란시키기 위한 단순 눈속임 차원의 공사일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조셉 버뮤데즈 CSIS 선임연구원은 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들의 핵 역량에 미국이나 한국이 계속 관심을 갖도록 하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바람을 반영한 ‘전략적 기만 계획’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버뮤데즈 선임연구원] “It could be part of a ‘strategic deception plan’ where Kim wants to keep the U.S. or South Korea focus upon North Korea's nuclear capabilities. Here is a low-cost way of doing it show activity at nuclear test site and both governments will look at it and be concerned.”

핵실험장에서의 활동을 보여주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들면서 미국과 한국의 주목과 우려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4번 갱도는 아직 핵실험에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진단했습니다.

[녹취:버뮤데즈 선임연구원] “They can't use tunnel yet because the entrance needs to be dug out that would take you know month or two at least depend on it really depends upon the resources they commit…It is not ready to be used as a test one.”

핵실험을 위해서는 먼저 4번 갱도 입구에서 굴착 작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적어도 1~2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다만 4번 갱도의 경우 풍계리의 다른 갱도들보다 크고 높은 산지 아래에 있어 붕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만큼 향후 북한이 더 큰 규모의 핵실험을 위해 4번 갱도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보이는 3번 갱도에서는 주목할 만한 새로운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 장소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발표한 북한 핵 활동 관련 보고서에서 올해 3월 초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에서 굴착 작업이 시작돼 5월에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3번 갱도 입구 주변과 북쪽에 위치한 지원 구역에서 여러 채의 목재 지원 건물이 동시에 건설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6월에는 4번 갱도와 2번 갱도의 지원 구역으로 이어지는 유실된 도로 일부를 보강하는 작업이 관측됐고, 이후 몇 주간 움직임이 없다가 8월 말에 도로 공사가 재개됐다”고 IAEA는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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