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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사무총장 “풍계리 3번 갱도서 핵실험 준비 징후 지속 관찰…영변 농축시설 가용면적 3분의 1 확대”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 정황이 계속 관찰되고 있으며 4번 갱도 부근 도로에서도 새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영변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의 가용 면적이 약 3분의 1 가량 확대된 징후도 관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As I reported in June, we have observed indications that Adit 3 at the Nuclear Test Site at Punggye-ri has been reopened. While we have not observed extensive work at the Test Site during the summer months, we continue to observe indications that the site remains active and prepared to support a nuclear test.”

그로시 사무총장은 12일 열린 IAEA 이사회에서 성명을 통해 “지난 6월 보고한 것처럼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재개방된 징후가 포착됐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름 몇 달 동안 핵실험장에서 광범위한 작업이 관측되지는 않았지만, 실험장이 여전히 활성화돼 있고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우리는 최근에 4번 갱도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새 작업이 이뤄진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Indeed, we have very recently observed renewed work on the road leading to Adit 4. The reopening of the nuclear test site is deeply troubling. The conduct of a nuclear test would contraven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would be a cause for serious concern.”

그러면서 “핵실험장 재개방은 매우 큰 골칫거리”라며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위배되고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6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원을 마무리하고 4번 갱도 주변 도로를 정비하고 있다며, “북한의 최근 활동은 연쇄 핵실험의 징후를 보여준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8일 공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서는 “풍계리 3번 갱도 입구 주변과 북쪽에 위치한 지원 구역에서 여러 채의 목재 지원 건물이 동시에 건설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6월에는 4번 갱도와 2번 갱도의 지원 구역으로 이어지는 유실된 도로 일부를 보강하는 작업이 관측됐고, 이후 몇 주간 움직임이 없다가 8월 말에 도로 공사가 재개됐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번 성명에서 북한 영변 핵 시설의 가동 정황도 소개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re are ongoing indications that the 5MW(e) reactor is operating and we have observed indications of intermittent activity at the Radiochemical Laboratory consistent with possible waste treatment or maintenance activities. We have observed indications that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t Yongbyon continues to operate and is now externally complete, expanding the building’s available floor space by approximately one-third. We have observed the completion of several new buildings near the light water reactor (LWR). At the 50MW(e) reactor, construction of which stopped in 1994, we have observed the dismantling of buildings and the removal of some material, likely for re-use in other construction projects. There are also ongoing indications of activities at the Kangson complex and the Pyongsan Mine and Concentration Plant.”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년간 영변 5MW 원자로가 작동 중이라는 징후가 계속 포착되고 있으며, 폐기물 처리 또는 유지 관리 활동과 일치하는 방사화학실험실의 간헐적인 가동 징후도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변 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이 지속적으로 가동 중이며, 이 시설 건물의 외부 공사가 끝나 가용 면적이 약 3분의 1 가량 확대된 징후도 관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경수로 인근에서 몇 개의 새 건물이 완공됐으며, 1994년에 건설이 중단된 50MW 원자로에서 다른 건설 프로젝트에 재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건물이 철거되거나 건축 자재가 치워진 정황도 포착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또 다른 핵시설로 여겨지는 강선 단지와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도 활동 징후가 계속되고 있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적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The continuation of the DPRK’s nuclear programme is a clear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is deeply regrettable. I call up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cooperate promptly with the Agency in the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its NPT Safeguards Agreement and to resolve all outstanding issues, especially those that have arisen during the absence of Agency inspectors from the country. The Agency continues to maintain its enhanced readiness to play its essential role in verifying the DPRK’s nuclear programme.”

이어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하게 협력하며, IAEA 사찰단 부재 기간 발생한 모든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IAEA는 북한 핵 프로그램 검증에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향상된 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정황이 담긴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사회 성명 내용에 대해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2일 VOA에, 최근 계속되는 4번 갱도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So why they are working with tunnel 4 is that they plan to have several nuclear tests to the future. That's why they are recovering with that site. And as you know, North Korea has talked about miniaturize of the nuclear weapons, have talked about building bigger nuclear bomb hydrogen bomb.”

하이노넨 연구원은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북한이 4번 갱도에서도 복구를 위한 주변 정리 작업 정황을 보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여러 번의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 실험을 위한 핵무기 소형화와 더 큰 규모의 핵실험용 폭탄, 즉 수소 폭탄을 만드는 것에 대해 언급해온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핵실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3번 갱도에서 전술핵 등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이는 4번 갱도에서 수소폭탄을 실험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장기적 측면에서 4번 갱도 복구 작업을 위해 주변의 열악한 도로를 먼저 보수하고, 핵실험에 필요한 지원 건물을 건설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려는 단계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또 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가 거의 끝난 것으로 평가받는 3번 갱도와 관련해서는 핵실험 재개 시기 결정에 날씨 변수는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Weather conditions are getting better in end of September and October, so that will certainly have some impact on the test. But as I said, they need to have certain aspects of these buildings at the test site. So we will see in next couple of weeks, how they will proceed. One of the most important buildings is the Measurement Building, which is needed for the tests. The measurement building of Tunnel 3 was demolished in 2018. It needs still to be rebuilt before the detonation, which is not yet visible.””

여름 장마 기간이 끝나는 9월 말이나 10월쯤의 기상 상태에 따라 핵실험이 재개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핵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인 외부 측정 건물이 지난 2018년 철거된 이후 완전히 재건된 모습이 아직 위성사진에 포착되지 않았다면서, 기술적 측면에서 3번 갱도에서의 핵실험 실시에 다소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또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번 성명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정황 못지않게 영변 핵시설의 가동 정황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It's a very comprehensive, it gives an overview on all aspects of the nuclear program, not just weapons. And it clearly gives that they find that the reactor operates and produces additional plutonium.”

하이노넨 연구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의 성명은 매우 포괄적이면서 단순히 핵무기만이 아닌 북한 핵 프로그램의 모든 측면에 대한 개요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IAEA가 북한의 원자로 가동 정황과 추가적 플루토늄 생산 사실을 찾아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그로시 사무총장이 폐기물 처리 또는 유지 관리 활동과 일치하는 방사화학실험실의 간헐적인 가동 징후를 관찰했다고 밝힌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핵연료 재처리 작업을 다시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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