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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종 코로나 방역 전환 움직임...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설 파다


북한 평양 시내 공장 내부를 지난 6월 방역 요원들이 소독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평양 시내 공장 내부를 지난 6월 방역 요원들이 소독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이달 상순 중 전국비상방역 총화회의 개최를 예고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전 승리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북중 접경지역에선 양국 간 화물열차 운행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8월 상순 전국비상방역 총화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8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 목적에 대해 “국가비상방역사업에서의 성과와 경험, 교훈을 전면적으로 총화하고 앞으로의 새로운 방역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방역 당국은 지난달 29일 이후 신종 코로나 관련 발열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5일에는 평안북도 정주시와 함경남도 신흥군에서 발열환자 6명이 발생했지만 이들의 발열 원인이 신종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총화회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방역전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신종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전세계적인 확산 속에서 북한 당국이 여전히 외부로부터 유입된 ‘색다른 물건’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종식 보다는 지금까지 펴 온 방역전의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박사는 북한이 총화회의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으로 최대비상방역체계 성과를 선전하면서 경제 위기의 탈출구를 만들기 위한 방역 완화 즉 북한식 ‘위드 코로나’를 담은 새로운 방역시스템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중 교역 봉쇄와 주민 이동 통제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들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녹취: 김인태 박사] “북중 경협을 일단 재개하는 부분을 북한은 절실하게 판단하는 것 같고요. 대내적으론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봉쇄 방역을 하거나 이런 게 불리하다고 판단했으니까 대내 부분도 일단 완화를 하고 방역통제를 하되 완화를 하면서 대내 경제력을 좀 더 추스리기 위한 이런 정책을 추진할 것 같습니다.”

탈북민 출신의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발열자가 한 명도 없다는 당국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이번 총화회의가 교역 봉쇄에 따른 악화된 민심과 약품 품귀 현상으로 증폭된 위기감 등을 달래기 위한 선전의 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조충희 소장] “이번에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애들과 노인들 많이 사망하면서 주민들 여론이 굉장히 나빠졌어요. 확산이 됐으면 약이라도 풍족해서 시장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하는데 약품도 없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은 데 대해서 여론이 나쁘기 때문에 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그렇게 평가할 수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북중 간 최대 교역거점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북중 교역 재개를 시사하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단둥 현지인들 사이에 중국 측이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승인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최근엔 단둥세관 그 다음에 북중 연결하는 철로 이런 쪽의 점검, 소독 이런 작업이 지난 주에도 이뤄졌다고 하고요. 최근 몇 주간 지속적으로 북중 교역 재개를 위한 그런 움직임은 있어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특히 단둥 쪽에 있는 중국 측 인사들, 북한 무역회사 일꾼들 전언을 보면 조만간 중국 당국이 북중 교역 재개를 승인할 것 같다, 이런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는 상황입니다.”

조 박사는 북한이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북중 화물열차 재개를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중 관계 전문가인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이상숙 교수는 북한이 중국에 수차례 교역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을 고려해 제한적 수준에서 화물열차 재개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이상숙 교수] “북한은 화물열차 운행에 대해서 여러 번 요청을 한 상태이고 중국으로선 북한 요청을 들어줄 필요성은 있지만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을 강력하게 통제하다 보니 전면적으로 열 수 없는 상황이고요. 북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부분적 한시적으로 개방을 할 순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단둥시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지난 4월 25일 도시를 봉쇄했고 나흘 뒤인 그달 29일엔 북중 화물열차 운행도 중단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면서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말부터 상업시설과 다중 이용시설 운영을 재개하고 고속열차와 시외버스도 점차 운행을 정상화해 왔습니다.

한편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원화의 달러와 위안화 대비 환율은 신종 코로나로 인한 화물열차 운행 중단 조치를 처음 풀었던 지난 1월 각각 4천원대 중반, 600원대 중반이었는데 지난 5일 현재 각각 7천900원과 900원 수준으로 급등했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전세계적인 달러화 강세와 무역 봉쇄 장기화에 따른 북한 내 달러 보유액의 감소 이외에도 북중 교역 재개에 대비한 달러 수요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 당국이 지금 외화가 고갈된 상태에서 북중 교역에 대비해서 위안화와 달러를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이 퍼지고 있고요. 또 북중 교역 재개의 기대감으로 달러를 갖고 있는 돈주들이 내놓지 않고 있다고 그러거든요.”

‘아시아 프레스’는 또 북한 장마당 쌀 가격이 5일 현재 kg당 7천100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습니다.

조충희 소장은 예년 같으면 풋옥수수들이 나오는 8월 즈음해 쌀값은 kg당 4천원대였지만 지금은 교역 봉쇄와 세계적인 식량 가격 상승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민생을 짓누르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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