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동서남북] 북한경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북한 남포에 있는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조업 현장 (자료사진)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경제가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나아질 조짐이 없다는 점인데요. 북한경제가 왜 끝없는 수렁에 빠지고 있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당히 나쁜 경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최근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마이너스 0.1%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 마이너스 경제성장(-4.5%)에 이어 2년 연속 경제가 뒷걸음친 것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이상협 과장입니다.

[녹취: 이상협 과장] ”2020년에는 마이너스 4.5%로 크게 감소했었는데 2021년에는 감소 폭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0.1% 감소했기 때문에..”

이로써 북한경제는 2017년 이후 2019년(0.4%)을 제외하고 4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북한경제가 이렇게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발로 인한 북-중 국경 봉쇄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도소매업, 즉 장마당은 지난해 24.9% 축소됐습니다. 운수업도 8.8%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북-중 국경 봉쇄의 결과로 보입니다. 당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전격적으로 북-중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북한경제의 생명줄인 북-중 국경이 차단되자 장마당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동안 중국산 원부자재와 생활필수품은 트럭에 실려 평안남도 평성과 함경북도 청진의 도매시장으로 운반된 뒤 북한 전역의 400여 개 종합시장과 장마당으로 팔려 나갔습니다.

그런데 국경이 갑자기 차단돼 물품이 들어오지 않자 장마당 활동이 중단되면서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고 이상협 과장은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 과장] ”도소매업이나 운수업이 감소한 것은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서비스업이 많이 위축됐다고 이해하면 될 것같습니다.”

북한의 광업은 지난해 마이너스 11.7%로, 전년도의 마이너스 9.6%에 이어 또다시 감소했습니다.

2017년까지만 해도 북한은 ‘석탄으로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광물 수출 비중이 컸습니다.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수출은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했고, 북한은 이를 통해 연간 10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또 석탄 수출로 번 돈이 노동당과 군부, 국영기업, 돈주, 장마당, 광부 호주머니에 들어가면서 경제가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2017년 유엔 안보리가 고강도 대북 제재를 결정하면서 석탄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동용승 굿파머스 사무총장은 석탄 채굴 장비와 전력 공급이 안돼 광업 역시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동용승 사무총장] ”생산 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장비하고 전기입니다. 그런데 석탄 수출이 안되니까 장비와 전기가 우선적으로 배분이 안되고,그러다보면 광산 생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광업에 이어 중화학공업도 마이너스 3.7%를 기록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사용하는 일용품을 만드는 경공업도 축소됐습니다. 경공업은 지난해 음식료품과 담배 등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2.6%를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성장세를 보인 것은 농업이었습니다. 2020년에 마이너스 7.6%를 기록했던 농업은 지난해 6.2% 성장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태풍 피해가 없어 그런대로 소출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469만t입니다. 전년도 보다 7% 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곡물 수요량인 550만t과 비교하면 여전히 80만t 정도 부족한 수준입니다.

건설업은 평양의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힘입어 1.8% 성장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북한의 무역은 형편없이 쪼그라들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은 7억1천만 달러로 전년도(8억6천만 달러)에 비해 17.3% 감소했습니다.

제재 이전인 2016년만 하더라도 북한의 대외무역은 65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5년간 무역고가 90% 가까이 줄어든 겁니다.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북한이 공장을 돌리는데 필요한 기계류와 원부자재를 수입하지 못하는데다 수출도 못하는 것을 볼 때 경제난이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No doubt that trade environment is really bad…”

전문가들은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배경에 외화난이 있다고 말합니다.

대북 제재가 시작될 당시 북한 당국은 석탄 수출과 외화벌이 등을 통해 25-58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4-5년간 계속된 제재와 국경 봉쇄로 인해 지난해 가을부터 외화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낸 상황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2-3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과거 중국으로부터 원부자재와 밀가루, 식용유같은 식료품까지 270여개 품목을 수입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는 수입이 4개 품목 26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같은 시기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달러화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원-달러화 환율을 인위적으로 20% 이상 떨어뜨렸습니다. 또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했습니다.

북한경제를 오래 관찰해온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낸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North Korea government is very low in foreign exchange”

북한 수뇌부도 경제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종전의 경제계획이 “엄청나게 미달”했다며 새로운 경제발전5개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새로운 경제계획 목표로 ‘평양시 5만 세대 살림집 건설’, ‘시멘트 800만t 고지 점령’ ‘인민소비품 생산과 인민생활의 뚜렷한 개선’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 중에서 달성된 것은 평양 살림집 건설입니다. 지난 4월11일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송신,송화지구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잘랐습니다.

나머지 인민소비품 생산과 인민생활 향상은 부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공장과 기업소는 돌아가지 않고 있고, 물자난과 외화난에 장마당도 활기를 잃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새로 추진하는 경제발전5개년 계획 역시 달성이 힘들 것이라고 동용승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동 사무총장] ”실질적으로 경제계획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경제가 돌아가려면 외부에서 물자를 도입해야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물자가 조달이 안되니까, 다른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문제는 지난해 보다 올해 경제 상황이 더욱 나쁘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5월12일 평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7월 말에는 코로나 환자로 의심되는 발열환자가 477만명에 달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 동북3성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가 후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코로나바이러스로 타격을 입은 랴오닝성이 1분기에 마이너스 7.7%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지린성(-6.6) 헤이룽장성(-8.3)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올해 북한경제도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10년 전 집권 후 행한 첫 공개연설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