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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 재점화 본질은 정의 추구…정치 공방 안타까워”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후 불태워 진 한국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미국의 인권전문가들은 한국에서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본질은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정의를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치권에서 이 사안에 대한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2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 재점화의 본질은 정의 추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This is not a political issue, This is not a controversial issue. A citizen of Republic of Korea and a government official republic of Korea was killed. His body was burned. And this was done by agents of the North Korea regime. The South Korea government and the President Moon failed to protect him.”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도 아니라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 국민이자 한국 공무원이 살해당하고 시신이 훼손됐다며, 이 모든 것이 북한 정권 요원에 의해 행해졌지만 한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그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그 실패를 바로잡아 정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치중한 나머지 자국 국민을 보호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바로 잡아 상식과 이성을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연평도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소연평도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가 서해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사건입니다.

이씨가 실종된 지 8일 만에 그가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던 한국 해경은 지난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씨가 월북했다고 단정할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당시 수사결과를 번복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관련 사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하태경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태스크포스를 발족했습니다.

또한22일 감사원이 해양경찰청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현 정부가 신색깔론을 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년 전 사건 당시 국민의힘 의원도 당시 국방위에서 비공개 설명을 듣고 월북을 인정했었던 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근거 없이 기존의 자료만 가지고 판단만 달리하며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2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이 한국 내 정치적 이슈가 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it’s unfortunate that it becomes a political issue. It is very clear that South Korea has a recognized legal system that functions the way that provides assurance of appropriate decisions.”

킹 전 특사는 한국은 적법한 판결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인된 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그런 체계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새 정부가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에 대해 새로운 수사 결과를 내놓은 것은 좋은 신호로, 유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고무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피격 공무원 유가족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 방해와 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고인의 형 이래진 씨입니다.

[녹취: 이래진 씨] “이 사람들은 언론에서 나왔던 국방부와 해경에 압력을 넣어서 동생 사건을 월북으로 만든 정황이 있어서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이 씨는 피고발인들이 해경의 수사를 방해하고 국방부에 허위로 월북이라는 틀을 씌웠다며, 고인의 죽음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추가 고발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녹취: 이래진 씨] “한국에서는 월북이라면 간첩이거든요. 한국 사회에서는 평생 질타를 받아야 할 무거운 죄입니다. 앞으로 해경에서 무자비한 발표를 했던 전 김홍희 청장, 남해경찰청장 등도 거의 비슷한 범죄 혐의로 고발할 생각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사건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I think it's it's tremendously important to hold to hold these people accountable. It's almost like they wanted to cover up the hard, horrible thing that happened in North Korea, but the ones who brush it under the rug by not addressing the seriousness of it. So I think it's tremendous that they're pursuing justice/

숄티 대표는 (피고발인들은) 북한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들을 은폐하고 싶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의 정의 추구 노력은 대단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숄티 대표] “This was cold blooded murder and desecration of a body - as i have stated before, this was a case for all the world to see on full display the cruelty of this regime in how it values human life South Korea now has a president that values human life and will protect the rights of the Korean people”

숄티 대표는 관련 사건은 인간 생명의 가치에 대한 북한 정권의 잔인함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이제 한국은 인간의 생명을 중시하고 한국인의 권리를 보호할 대통령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피격 공무원 이모 씨 아들은 앞서 지난 20일 ‘우상호 비대위원장 발언에 대한 피살 공무원 아들의 반박문’이라는 제목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앞서 지난 17일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전 정권이 북한 눈치를 보며 설설 기었다는 것으로 몰아가고 싶은가 본데, 당시 문재인 정권은 국민 희생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고, 이례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도 받았다. 북한의 눈치를 본 게 아니라 북한을 굴복시킨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분이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뭐가 중요하냐, 우리 국민이 북한 군인에 의해 희생됐고 그걸 항의했고 사과받았다”며 “그걸로 마무리된 사건 아니냐”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이 씨의 아들은 편지에서 “한 가정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 발언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것에 국회의원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월북이 확실하다는 듯 주장한 쪽이 월북의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며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 함부로 월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피격 공무원 아내 권 씨는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남편의 자진 월북 증거가 없다는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또다시 월북을 입에 올리는 국회의원의 발언에 가족들은 2차 피해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 씨]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이렇게 한 가족 묻어 버리는 게 정말 식은 죽 먹기구나. 정부에서 권력을 이용해서 힘없는 국민을 이렇게 바보로 만들고 가족을 월북자 가족으로 만드는 건 정말 시간문제였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권 씨는 모든 국민이 소중한 목숨이라며 어떻게 선택적으로 관련 문제가 아무 일도 아니고 민생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은 법적 소송 등을 통해 진행하고 명예 회복을 위한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실종자’ 신분이었던 남편이 이제야 ‘사망자’로 변경돼 장례도 치를 수 있게 됐다며 관련 일정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우상호 의원실은 북한 피격 공무원 사건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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