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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 한국 공무원 유족, 북한 상대 손해배상 소송


지난 2020년 9월 한반도 서해에서 북한 군에 피격돼 숨진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 형 이래진(왼쪽) 씨와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가운데) 변호사. (자료사진)

지난 2020년 9월 한반도 서해에서 북한 군에 피격돼 숨진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유족측은 피살 경위에 대한 진실 규명과 북한의 만행에 대한 책임 추궁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20년 9월 한반도 서해에서 북한 군에 피격돼 숨진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 유족은 29일 한국 법원에 북한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피고로 한 2억원, 미화로 약 16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접수했습니다.

유족 측은 “타인의 생명을 해한 자는 직계비속인 원고들에게 위자료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장은 “북한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 씨의 자녀들은 당시 각각 고등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1학년으로 아버지가 불 태워 죽은 사실에 정신적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족 측은 “설사 실효성이 없는 소송이 될지라도 훗날 통일이 된다면 반드시 그 죄의 대가를 묻고자 소송 진행을 결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피고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닌 북한으로 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의 사건 개입 여부를 판단할 자료에 접근할 수 없는 점과 승소할 경우 배상금 추심 가능성을 고려한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기윤 변호사] “김정은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지휘 감독했는지 자료를 정확하게 습득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명확한 것은 북한 소속 군인들이 죽인 게 명확하기 때문에 북한 상대로 한 거고요. 그래서 김정은은 돈을 실제적으로 추심할 수 있는 문제 그 다음에 그 사람이 지휘 감독한 문제 이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게 습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상대로만 지금 한 겁니다.”

북한을 피고로 한 소송에서 이겨도 실제 배상금을 받긴 쉽지 않습니다

탈북한 한국전쟁 국군포로 2명은 지난 2016년 한국 법원에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강제노역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2020년 7월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승소한 국군포로들은 북한 관영매체 저작권료를 위탁·보관하는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으로부터 배상금을 받고자 추심청구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이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유족 측의 이번 소장에 따르면 2020년 9월 21일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어업 지도 활동을 하던 이 씨는 한국측 해역에서 실종됐습니다.

북한 군은 다음날인 9월 22일 해상에서 이 씨를 발견했으나 승선시키지 않고 총격을 가해 살해한 뒤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습니다.

북한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는 사건 발생 사흘이 지난 9월 25일 통지문을 통해 “불법 침입자 단속 과정에서 명령에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공탄을 쏘자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돼 행동준칙에 따라 사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족 측은 북한의 만행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지금까지 별도의 소송 등을 통해 진행해 온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더 힘을 쏟겠다는 입장입니다.

유족들은 다음달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진상규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음달 3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피살 공무원 이 씨의 형인 이래진 씨는 안 위원장에게 국민 생명과 안보 문제 등 문재인 현 정부에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고 차기 정부의 방향 등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래진 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동생의 피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청와대가 공개를 거부한 국가안보실 정보 중 북한 측의 실종자 해상 발견 경위, 군사분계선 인근 해상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 관련 정보 등을 유족이 열람하도록 판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이러한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청와대의 항소에 따라 유족 측은 지난 13일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비공개 조치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조항이 위헌이라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 전까지 해당 법률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도 냈습니다.

문 대통령의 퇴임과 동시에 대통령기록물 지정을 통해 진실을 숨기려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사건 발생 당시 이 씨가 북한 군 총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며, 그의 실종이 단순 사고가 아닌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기윤 변호사입니다.

[녹취: 김기윤 변호사] “많은 국민들이 월북으로 발표한 데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고 국가인권위에서 결정됐다시피 해경에서 주장한 도박 빚과 정신적 공황상태에 왔다는 두 가지 근거가 인권 침해다, 그리고 그것도 객관적 자료가 아니다라고 결정했기 때문에 월북이라고 하는 정부 발표는 신뢰성을 잃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사건 진상 규명에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지난해 12월 피살된 이 씨의 아들에 편지를 보내 진상 규명을 약속했고 지난 1월엔 유족들을 만나 정보공개 청구 소송과 관련한 청와대의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래진 씨는 현 정부가 국가안보와 군사기밀 등을 내세워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북한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에 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김기윤 변호사] “북한은 지금이라도 동생 사망과 관련해 어떻게 살해했고 또 살해 이유를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부분과 관련해서 재발 방지도 약속을 해야 하고요. 물론 사과가 있어야겠지만 제가 사고 현장이나 사건 담당자들을 만나서 진짜 그런 정황을 들어봐야 될 것 같아요.”

앞서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한국 정부가 이 씨 유족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한 법원 판결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군사정보를 포함하지 않는 한 사법부의 결정은 존중받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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