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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츠워치 “피격 공무원 유족 북한 상대 소송, 진실 규명에 도움될 것”


소연평도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북한군에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국제인권단체가 평가했습니다. 미국 인권 전문가들은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한국 공무원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상징적인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The lawsuit by the South Korean official’s family against the DPRK is very significant from a symbolic point of view because it highlights the contest between democratic accountability and dictatorial rule on the Korean peninsula. Moreover, newly elected President Yoon is coming to power in May and he has vowed to be much tougher on the North Korean regime than his predecessor.
It’s entirely possible that he could use a judgement for the family in this case to demand Pyongyang pay the amount ordered by the court or face further problems with the Blue House. There need to be answers about what happened to this unfortunate South Korean official and how he ended up floating dead in the water, and this lawsuit can play an important role in helping reveal what really happened.”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29일 VOA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소송은 한반도 내 민주적인 책임 규명과 독재 통치 사이의 대결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나아가 새로 선출된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임자보다 북한 정권에 훨씬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로버트슨 부국장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윤 당선인이 유족들을 위해 판결을 이용해 북한에 법원이 명령한 액수를 지불하도록 요구하면서 아닐 경우 청와대와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이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국장은 한국 공무원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어떻게 해상에서 생을 마감했는지 등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며, 이번 소송은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국 시간 29일, 피살 공무원의 아내는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을 상대로 아들과 딸에게 각각 1억원씩 총 2억 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족 측 소장에 따르면 2020년 9월 21일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어업 지도 활동을 하던 이 씨는 한국측 해역에서 실종됐습니다.

북한군은 다음 날인 9월 22일 해상에서 이 씨를 발견했으나 승선시키지 않고 총격을 가해 살해한 뒤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습니다.

이 씨의 형 이래진 씨는 2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책무를 다하지 않아 북한에 죄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북한 사이에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그 일환으로 북한을 상대로 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이래진 씨]”어린 조카들 명의로 각각 1억 원씩을 청구했는데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 상징적으로 소송을 진행한 거에요. 북한은 지금 이 사건에 대해 정확히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동생의 죽음을 월북으로 매도를 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이런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누구도 나서지 않고 말하지 않으면 수많은 희생자가 나오겠다 싶어서 진실규명을 하자는 이유입니다.”

이 씨는 동생의 죽음과 관련한 책임자 처벌의 날이 올 때까지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내 인권 전문가들도 이번 소송을 중요한 상징적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의장은 정의 추구가 필요한 유족들이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환영하며, 이 같은 조치가 거듭되면 북한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We know that we're dealing with a horrific regime that's creating committed crimes against humanity. So it's important that anytime there's situation like this, that we pursue justice and that we recognize focus attention on it.”

숄티 의장은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하는 끔직한 정권을 상대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관련 소송이 늘어나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수록 북한 김정은 정권의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북한의 해외 은닉 자산을 추적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The Warmbier family has been able to collect some compensation, not much compared to the entire amount awarded to them. Nevertheless, there are North Korean funds, illicit funds here and there, all over the world. So there is that aspects. North Korea's illicit finances will be under increasing pressure due to these multiplying lawsuits filed by family members of victims of the North Korean regim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웜비어 가족의 예를 들며,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북한의 불법 자금과 관련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이 아들을 고문하고 사망케 했다며 미국 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해 지난 2018년 12월 승소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자 웜비어의 부모는 해외 억류 북한 자산을 추적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법원은 지난 1월 이들에게 북한 동결 자금 지급을 판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정권에 의한 피해자들의 소송 사례가 급증하면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압박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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