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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글로벌 경제 위기는 전쟁 아닌 미국 탓"...우크라이나 'EU 후보국' 지위 공식 권고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행사장 내부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기조연설이 방송되고 있다.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행사장 내부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기조연설이 방송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 진행중인 글로벌 경제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잘못된 정책 탓이라고 17일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기조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서방 측을 강력 비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른바 '푸틴 인플레이션'이란 말을 서방에서 들어왔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에서 진행중인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은 (인플레이션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서 "이런 바보같은 주장은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문제의 배후 원인들은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에 있다"면서, 미국이 통제불능의 통화 정책과 과도한 지출을 해왔기 때문에 경제 위기가 조성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미국의 통화량은 38%, 유럽연합(EU)의 통화량은 20% 늘었다"면서 "서방은 진공청소기처럼 가난한 나라들의 상품들을 빨아들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봉쇄로 인한 세계 곡물가격 폭등에 대해서도 "러시아는 곡물 수출을 저지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곡물 수출을 못하는 원인은 우크라이나 측이 제공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주요 항구에 스스로 설치한 기뢰를 먼저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미국이 러시아 제거 시도' 주장

아울러 유럽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미국의 잘못된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비난했습니다.

이어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지난 수십년 사이 세계에서 새로운 힘의 중심이 출현하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국제질서 규칙은 강하고 독립적인 국가만이 설정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는 강하고 독립적인 국가로 새로운 세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시간이 우리에게 열어준 엄청난 기회를 분명히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측의 경제 제재도 강력 비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냉전 승리를 선언한 뒤 "신이 지구상에 보낸 전령사처럼 굴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제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다른 나라들을 식민지처럼 대우하는 단극주의 정책으로 미국은 스스로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전쟁 목적 '반드시 달성'

푸틴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특별군사작전'의 모든 과제는 반드시 수행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의 용맹과 애국심, 러시아의 단합이 이것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특별군사작전'을 종료한 뒤에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희망에 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 우크라이나 'EU 후보국' 지위 공식 권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7일,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할 것을 회원국 정상회의에 공식 권고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분과위원장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등 신규 가입 신청국들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가치와 규범을 실행할 결의와 열망을 분명하게 나타내왔다"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유럽의 관점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함께 '유러피언 드림(유럽의 꿈)'을 살아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에 몰도바와 조지아도 앞서 가입 신청서를 냈으나, 이날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만 후보국 지위 권고를 받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환영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 집행위원회의 권고에 찬사를 보낸다고 이날(17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발표 직후 "유럽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23~24일 브뤼셀에서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후보국 지위 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승인에는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합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EU 주도국가 정상들이 16일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후보국 지위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어, 최종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 까다로운 가입 요건

후보국이 된 뒤에는 공식 회원국이 되기 위한 심사와 협상을 진행합니다.

현재 터키와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등이 후보국 지위를 받고 심사·협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EU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까다로운 가입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자유시장 체제, 인권, 법치주의가 일정 기준에 도달했는지, 그리고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따집니다.

지난 2013년 크로아티아가 28번째로 EU에 가입한 뒤 아직 신규 회원국은 없습니다.

2019년에는 영국이 최초로 탈퇴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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