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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북한 도발 계획 폭로하는 ‘메가폰 전략’…“김정은 전략 약화” vs “효과 없을 것”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과 관련한 계획과 전술을 선제적으로 노출하는 이른바 ‘메가폰 전략’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적용한 전략인데, 북한의 경우 전략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립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연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미리 전 세계에 공개하며 억지에 나서자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메가폰 전략’이라 부르며 주목했습니다.

상대편의 계획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노출하는 정보전의 일종인데,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적용하는 전략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 동향에 대한 미 정보 당국의 평가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시점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이어지던 지난 3월 중순입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지난 3월 1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미국 정부는 면밀한 분석 결과, 북한이 올해 2월 26일과 3월 4일 강행한 두 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들이 북한이 개발 중인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와 연관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미 고위 관리] “After careful analysis, the U.S. government has concluded that the DPRK’s two ballistic missile tests on February 26th and March 4th of this year involved a relatively new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system that the DPRK is developing… These launches are likely intended to test elements of this new system before the DPRK conducts a launch at full range, which they will potentially attempt to disguise as a space launch.”

그러면서 “이번 시험들은 북한이 최대 사거리 발사 시험에 앞서 일부 요소들을 시험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은 최대 발사 시험을 위성 발사로 위장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민감한 정보 사안’이라며 언급을 자제해 왔던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물론 ICBM 시험 재개와 관련한 북한의 전술까지 미 정부가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 행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고위 관리는 “미국이 정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다른 동맹, 파트너국과 공유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전략적 위험을 줄이는 것이 우선순위이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추가적 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단결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고위 관리] “The U.S. decided to reveal this information publicly and share it with other allies and partners because we prioritize the reduction of strategic risk and believe firmly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must speak in a united voice to oppose further development of such weapons by the DPRK.”

그러면서 3월 초 인도태평사령부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서해에서 정보와 정찰 수집 활동을 강화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3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을 시험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ICBM 시험을 재개한 이후에도 추가 도발이 계획되고 있다는 미 정부 관리들의 공개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초 전화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실험 혹은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했고, 이어 같은 달 중순 한국을 방문해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핵실험 가능성을 포함해 북한의 미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했다”며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또다시 공개적으로 경고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등 핵실험 재개 징후를 포착한 민간단체들의 위성사진 분석에 대해서도 미 정부는 ‘민감한 정보 사안’이라며 ‘추측하거나 앞서가지 않겠다’는 정해진 답변 대신 연일 구체적 논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잘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재개 징후와 관련해 “북한이 몇 달 안에 핵실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알고 있다”며 “그런 행동은 위험할 뿐 아니라 역내에 심각한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포터 수석부대변인] “So we are aware of reports that the DPRK may be preparing to conduct a nuclear test in the coming months and such an action not only would be dangerous but it would also be deeply destabilizing to the region.”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북한에 적용하고 있는 이런 전략은 전문 용어로 ‘정보우위를 통한 전략적 영향 (캠페인)’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당분간 북한에 대해 이런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Strategic influence through information advantage, and what that means is that we are trying to use the information of management we have, intelligence that we collect, the understanding of the enemies, intent, and their actions and expose them. Normally, we use intelligence to make decisions and intelligence is often highly classified, and so not shared with the public and what the Biden administration has decided to do correctly, is to release information in order to inform the people,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e enemy, himself, you know, the Russians or the North Koreans to let them know we know what they are doing...The exposure and the attacking really goes to inoculating the people into undermine the actual strategy."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3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런 전략은 “가지고 있는 관리정보와 수집한 정보, 즉 적들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의도, 행동에 대한 정보를 이용해 이를 폭로하는 것”이라며 “보통 이런 정보는 결정을 내리는 데 이용되고 종종 고도로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정부는 일반 대중과 국제사회에 정보를 알리고, 러시아와 북한과 같은 적국들에는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정보를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며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상대편의 의도와 계획을 폭로해 공격하는 것은 상대방의 실제 전략을 약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계획을 미리 폭로하면 북한이 뭔가 행동에 옮겨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며 “북한은 협박 외교를 기반으로 긴장을 조성해 위협을 가하고 도발을 감행하며 양보를 강요하는 정치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전략은 북한의 전략을 선방해 앞지르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We've been been sharing that because it's important to for people to know what North Korea is going to do. And when North Korea does something, no one is surprised. And that really takes the wind out of North Korean sails because they are conducting their political warfare, based on blackmail diplomacy, where they're trying to create tensions, use threats and conduct provocations, to coerce, to blackmail concessions to give them political and economic concessions, primarily in the form of their most desired sanctions relief. So, when we expose their strategy before it happens, when they actually do something, we can say we knew what they were going to do. They did what we knew they were going to do, and we are not going to react to it by giving sanctions relief, because that will only feed their strategy."

북한의 전략이 미리 폭로된 뒤 북한이 실제로 무언가를 하면 미국은 ‘북한의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고, 우리는 제재 완화와 같은 것을 주며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 북한이 더 이상 같은 전략을 반복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열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열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처럼 북한의 추가 도발 계획을 미리 폭로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Reasonable because a number of analysts have thought this by the United States has undercut some of what the Russians had planned to do. And since there is a political purpose behind what the North Koreans are seeking to do as there is behind what the Russians was seeking to do, one can imagine deflating intent of the North Koreans, in this case by advertising what they seem to be preparing to do. So it's less of a surprise. It also suggest that if we can see that they're doing this, if we find we need to intervene, we would have the information and precision to do it. So it sounds reasonable to me.”

많은 전문가는 바이든 행정부의 메가폰 전략이 러시아의 계획 중 일부를 약화했다고 생각했고, 북한이 하려고 하는 일 뒤에는 러시아처럼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계획을 미리 폭로하는 것은 북한의 의도를 약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런 전략은 ‘우리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면, 개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때도 그렇게 하기 위한 정보와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시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전략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특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에 ‘약간의 전술적 변화’는 있다면서도, 계획을 미리 공개하는 전략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거나 셈법을 바꾸는 데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디트라니 전 특사] “They tell the world what they're going to do. Kim Jong Un has been telling the world what North Korea is going to do with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I mean, there's no ambiguity there.”

애초에 북한은 자신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세상에 알리고,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무엇을 할지 먼저 세계에 말해 왔기 때문에 북한의 계획에는 애매모호함이 없으며, 따라서 미국이 그 계획을 폭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이 북한의 계획을 공개하고 추가 도발 시 제재를 경고하더라도 북한은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제재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 경고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차관보는 북한의 계획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그 계획을 막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북한에 보여준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 “So-called "megaphone diplomacy" is designed to tell the world what an adversary is going to do in advance by releasing sensitive information about the adversary's plans. But North Korea has made no secret about its plans, and Pyongyang is not about to be embarrassed into rethinking its gameplan by revelations coming from the United States. We have learned over the years that North Korea is incapable of being embarrassed. And Pyongyang has no intention to change its unfolding gameplan. “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는 “이른바 ‘메가폰 외교’는 상대방의 계획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상대편이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세계에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그들의 계획을 분명히 밝혔고 미국의 폭로로 인해 그 계획을 재고하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 “As for why the Biden administration may be releasing information about North Korea, Washington may want to remind the DPRK that the United States has certain capabilities that give us unique insights into their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including their faults and shortcomings. But in the absence of a U.S. strategy for slowing or stopping North Korea's inexorable march towards becoming a full-fledged nuclear state, there doesn't seem to be much value in revealing North Korean intentions that have been common knowledge for quite some time. “

그러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선 “미국은 결점과 단점을 포함해 북한 핵,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고유의 통찰력을 제공하는 특정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북한에 상기시키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완전한 핵보유국 진입을 위한 거침없는 행진을 늦추거나 저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없는 상황에서, 꽤 오랫동안 널리 알려져 온 북한의 의도를 드러내는 것은 별로 가치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의 큰 틀은 유지되고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북한의 행동에 대한 국제적 대응에 영향을 주기 위해 정보를 공개하기로 한 것은 전략이라기보다는 전술의 변화”라면서 “바이든 대북 정책의 기본 요소인 외교와 억제, 압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The Biden administration's decision to publicly reveal intelligence to influence international response to Russian and North Korean actions is a change in tactics rather than strategy. The basic components of the Biden policy toward North Korea -- diplomacy, deterrence, and pressure -- remains in place…”

클링너 연구원은 소위 ‘메가폰 전략’은 북한에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새로운 유엔 결의안 없이도 그들의 법과 국제 제재를 더 강력하게 시행할 수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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