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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윤석열 정상회담…‘동맹강화∙대북공조∙경제안보’ 초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정상회담을 열 예정입니다. 북한의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 등 핵심 현안을 논의하고 긴밀한 동맹 관계를 과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11일 만인 5월 21일 미한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

역대 미한 정상회담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에 대한 공약을 확인하고 윤 당선인은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포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순방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과 한국, 일본과 미국의 조약동맹에 대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확고한 약속을 증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28일 VOA에 “바이든 정부는 이번 아시아 순방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이 지역에 헌신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 지역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The message is that South Korea is going to be comprehensive strategic alliance, that they want to build the alliance, strengthen the alliance and reorient the alliance. So that has more of a region-wide if not global perspective and I think one of the things that we’ll see from Yoon is talking about Korea being more active and engaged within the Indo-Pacific.”

이어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서 보내는 신호는 한국이 ‘포괄적 전략동맹’이 될 것이며, 동맹을 구축하고 강화하며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점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두 정상이 여러 지정학적 도전에 맞서 동맹으로서 공동 전략 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the critical issue between the two of them will be to try to develop a shared game plan, a shared approach for the U.S. and the R.O.K to deal with this new situation that we see evolving not only in East Asia but beyond East Asia.”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동아시아와 그 너머의 새로운 상황, 중대한 전략적 변화에 대응하는 공동의 전략, 공동의 접근법을 구상하는 것이 핵심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와 연대하고, 북한과 밀착하며, 북한은 ‘핵선제 사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을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


점증하는 북한 위협… 공조방안 논의

북한은 김 위원장의 ‘핵선제 사용’ 발언 외에도 올해 13차례 미사일 발사에 나서는 등 핵과 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특히 대북 공조와 관련해 두 정상이 내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미국의 한국 수호 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동맹인 한국 곁을 지킬 것이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무기고의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이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북한의 ‘핵선제 사용’ 발언에 대해 미한 정상이 수사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면서, 강력한 대북 억지 전략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So both Biden and Yoon need to present and affirm a solid and well-coordinated strategy for managing the challenge that North Korea is imposing through its step-by-step continuation of military developments in areas that expand North Korea’s threats to the U.S. and South Korea.”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위협하는 단계적이고 계속적인 군사 발전에 대응하는 견고하고 조율된 전략을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제기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말했습니다.

미한 연합훈련 확대… 준비태세 향상

북한이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이 앞으로 추진할 구체적인 대북 억지력 강화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미국과 한국은 준비태세를 낮췄었다”며 “의도적으로 낮춘 부분도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미한 연합훈련을 지속하는 데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할 것”이라며 “미한 지휘 훈련에서 전술 훈련, 육상 훈련, 방공 훈련, 해군 훈련 등 다양한 수준의 훈련의 필요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한일 간 미사일 방어 공조 논의도 앞으로 군 지도부 차원에서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정상들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Another point of military coordination would be the discussion about the integration of missile defense capabilities both ROK and the U.S., and trilaterally ROK-US and Japan where the systems of missile defense, the radars that detect launches and track missiles, the intelligence system to share information and dequeue targeting and then of course, missile defenses themselves, that will shoot down the missiles that are on certain tracks that they’ll use the right system to shoot down the right missile to be able to defend all three countries.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양자 간, 또 미한일 삼자 간 미사일 방어 능력 통합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미사일 방어 체계, 추적 레이다, 정보 공유 체계, 각 미사일에 적합한 방어 체계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과거에는 한국이 이런 논의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중 사이 분명한 입장… 역내 역할 확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중국 견제에 초점을 두지는 않았지만, 많은 논의의 배경에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특히 차기 한국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분명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상호존중에 기반한 한중관계’를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보였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don’t see the likelihood that the Yoon administration is going to be engaged in trying to pursue and even-handed approach or to pursue choice avoidance between China and the U.S. I think we’re going to see an overt alignment of interests and actions.”

스나이더 국장은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적이거나 선택을 기피하는 접근법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과 행동에 명시적으로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 석좌는 한국은 미국과 깊은 동맹 관계는 유지해왔지만, 미국의 다른 동맹들이나 파트너들과 다자적인 차원에서의 교류는 적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삼각 협력도 미국이 계속 압박한 측면이 있지만, 결국 삼각 협력 강화가 한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The U.S. would say that this is really in South Korea’s own interest. I think one of the reasons why we saw coercion against Korea in 2017 after the deployment of THAAD was because from Beijing’s perspective it looks like South Korea is the weakest link among the alliance chain. So are they really with the U.S. or if we punish them will they learn their lesson?”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한국에 강압적인 행동을 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 한국이 미국의 동맹 체인에서 가장 약한 고리로 보였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미국과 진정 연대하고 있는지, 아니면 압박하면 깨닫고 행동을 바꿀지 중국은 알고 싶어 했다”고 여 석좌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파트너들과 관계를 강화하면 중국도 앞으로 한국을 대하는 데 있어 더욱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특히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대표단을 보내 매우 중요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양국 관계를 긍정적으로 움직이려는 의지를 나타냈다며, 두 나라가 양국 관계를 개선할 굉장한 기회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경제안보 핵심 의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조율

한편 백악관과 한국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모두 주요 정상회담 의제로 경제안보를 꼽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경제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현안이 될 것”이라며 백악관이 윤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할 때 공급망과 기후변화 문제에서 협력하고 싶다고 강조한 것을 상기시켰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특히 이번 만남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인한 에너지 공급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먼저 유럽의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일본이 천연가스 지원에 협력하는 것과 장기적으로는 한국도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석탄 의존도를 낮추는 문제가 핵심 현안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When we look forward, whether it’s addressing global issues like climate change, whether it’s about securing supply chains which has both a security and an economic aspect, or whether it’s about the development and the protection of intellectual property for new technologies, the economic relationship is going to become increasingly important aspect.”

스탠거론 국장은 “기후변화와 같은 국제 문제나, 공급망 확보와 같은 경제 안보 문제, 신기술에 대한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 등 미국과 한국의 경제 관계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나이더 국장은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시간과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문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며 미한 정상회담에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준비를 해야 하며, 특히 우크라이나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공약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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