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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금강산 관광 재개는 제재 위반…미·유엔 승인 가능성 없어” 


지난 2009년 북한 금강산 호텔에서 촬영한 금강산.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현실적으로도 금강산 관광 재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미국과 한국이 대북 제재에 더 긴밀하게 협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윌리엄 뉴콤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21일 금강산 관광 재개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뉴콤 전 위원] “The UN resolutions adopting a variety of financial sanctions would be very difficult to skirt.”

뉴콤 전 위원은 이날 VOA 에 보낸 이메일에서 “다양한 금융 제재를 채택하고 있는 유엔 결의를 피해 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기자들에게 금강산관광이 대북 제재에 해당한다며 사업 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한국측 시설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는 문제 등 북한의 재산권 침해에 대해선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제재 관련 법률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도 21일 VOA에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제재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유엔과 미 재무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두 기관 모두 현재로서는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없다는 겁니다.

스탠튼 변호사는 또 어떤 형식으로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유엔 안보리 결의가 명시한 북한과의 합작회사 설립 금지에 저촉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탠튼 변호사] “Any resumption of Kumgang would require authorization from both the UN and the Treasury Department, and neither authorization is likely to be granted today. Reopening Kumgang on any conceivable terms would probably also violate a UN ban on joint ventures.”

스탠튼 변호사는 금강산 관광은 2008년 중단되기 전까지 북한 정권에 달러를 제공하는 자금줄 역할을 해 왔다며, 달러 거래를 금지하는 미국 정부의 독자제재가 2008년 당시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탠튼 변호사] “At least as it ran until 2008, Kumgang was a no-questions-asked dollar pipeline to Pyongyang. Dollar transactions are also subject to US national sanctions, which are immeasurably stronger today than they were in 2008.”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을 계기로 한국 민간인들의 대규모 방북 시대가 열렸고, 4년 뒤인 2002년 북한은 금강산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한국 관광객이 북한 군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고 그 상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동안 190만명의 한국인이 금강산을 방문했고, 한국은 금강산 관광 대가로 북한에 4억8천만 달러를 지급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관광 대가로 과도한 돈을 청구하는 등 금강산 관광은 북한에게 돈벌이 계획이었다며, 한국 통일장관 후보자가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 regime really charged exorbitant sums of money for tourism and to allow tourism to take place. So, it was a money-making scheme for them. And so, I think the incoming unification minister recognizes that.”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한국 측 시설을 철거하고 나선 것도 관광 재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정권이 한국 기업들이 지은 금강산 내 호텔과 골프장, 그 외 시설을 해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 관광 재개 가능성은 낮다는 겁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We’ve also seen the reports of the destruction of the South Korean hotel and golf course and facilities. So, I think we’re a long way off from restarting tourism in North Korea.”

VOA는 지난달 12일 북한이 금강산 해금강 호텔을 해체하고 있는 정황을 가장 먼저 포착해 보도했고, 이후 북한이 골프장을 비롯한 주요 시설을 철거하고 있는 사실도 연이어 전한 바 있습니다.

뉴콤 전 유엔 전문가패널 위원은 북한이 한국과 관여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강산 관광 재개가 어려운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여겨지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공석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남북 간 경제 협력이 어렵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리선권 전 위원장을 외무상으로 임명한 이후 후임자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추구하는 상황에서 남북 간 경제 협력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담당 국장은 북한이 계속 금지된 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험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 한국, 일본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재정적인 보상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루지에로 국장] “North Korea’s development and testing of its prohibited programs continues. The Kim regime should not be rewarded with financial incentives as it threatens the United States, South Korea, and Japan.”

한국 통일장관 후보자의 발언을 근거로 대북 제재에 있어 미국과 한국이 더 긴밀한 협력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이제 유엔 제제는 물론 미국 법이 부과한 한도와 규제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t's good news t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now sees the parameters and restrictions imposed by the UN sanctions as well as US law.”

클링너 연구원은 지난 5년 간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장려책을 길게 나열하며 마치 한국이 국제 제재에서 예외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한때 한국이 북한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한국의 은행이나 기업, 정부 기관과 직접 접촉해 제재 법과 그것을 어겼을 때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상기시키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For five years, the Moon administration has seemed to think that South Korea was exempt from international sanctions as it provided a long list of economic incentives that it was offering to North Korea. At one point, the US government felt so concerned about possible South Korean actions that the US government directly contacted South Korean banks, businesses and government agencies to remind them of sanctions law as well as the penalties for violating them.”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런 점에 비추어 권 후보자의 발언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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