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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북한 ICBM 발사 재개로 ‘종지부’”


24일 한국 서울역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고 미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과 없는 접근을 일관되게 유지한 것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근본적인 책임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북한에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4년 4개월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올 올린 지난 24일 오후 2시 30분경, 김정은 위원장은 발사 장소인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방송]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과학연구 부문의 지도 간부들과 함께 발사 종합 지휘소를 차지하시자 발사 진지와 시험 관측 기술 초소들 관련 시험 연구소들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 17형 시험 발사를 위한 전투 정보가 올렸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스스로 선언했던 ICBM 시험발사 유예를 파기한 지 약 1시간 30여 분 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 NSC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발사가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위험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녹취: 서주석/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북한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인 바,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 재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년간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2017년 7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시작됐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남북간 적대적 긴장과 전쟁 위협을 없애고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습니다.

4년 전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때문에 새벽잠을 설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에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2018년 4월 26일]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습니다”

남북, 미-북 정상외교가 진행되던 2018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는 무력시위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물론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ICBM까지 미사일 프로그램 확대와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북한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1차례의 핵실험과 함께 방사포 발사를 포함해 약 50차례 미사일 관련 시험을 단행했습니다.

더욱이 이번에 신형 ICBM 화성-17형을 발사하면서 ‘ICBM 발사 유예’를 파기했고 향후 추가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4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이번 ICBM 발사가 문재인 정부의 평화 구상에 대한 ‘장례식’인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what happened in the last few hours was the formal funeral of the moon administration Initiative. I mean, for four years now, the response of North Korea to South Korea's outreach and efforts to improve relations has been rejection…”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4년 동안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측의 제안을 대부분 거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부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협력에서부터 이산가족 상봉, 군사회담, 또 최근의 종전선언 제안까지 문재인 정부의 관여 제안에 일절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실명 비난했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한국의 실종 공무원 총격 살해 등 ‘적대 행위’도 지속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평화 구상을 지속적으로 모색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이번 ICBM으로 매우 명확한 방식으로 한국에 답을 했으며, 그 답은 우리는 핵과 미사일 역량을 구축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남북 대화를 비롯해 북한 정권과의 외교에서는 상호주의 원칙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시도는 존중한다면서도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도 5년 동안 같은 접근을 고수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 respect what President Moon was trying to do and but it didn't evolve…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and expecting a different result.”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반복적으로 손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항상 똑 같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이런 접근이 통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는 재고 없이 5년간 ‘초지일관’했다고 매닝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또 “문 대통령이 김정은을 화나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정책”을 펼치고 “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 시험과 도발 등에 더욱 확고하게 대응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위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 9.19 군사합의 등 여러 합의를 이뤄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역설적이게도 ‘김정은의 실체’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a positive result of Moons policies is that we really were able to examine Kim Jong Un understand that he is unwilling to give up his nuclear weapons, is unwilling to engage, and then his sole purpose is to remain in power…”

문재인 대통령 구상에 대한 김 위원장의 행동을 통해 그가 외부와 관여하고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그의 목적은 권력 유지에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 관여하길 꺼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행동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문재인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가 실패한 근본적인 책임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And I think he made a very strong good faith effort to try to find progress on establishing a peace regime and progress toward denuclearization. And I think the failure rests entire is entirely the responsibility of Kim Jong -un.”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진전을 위해 매우 성실히 노력했다”고 평가하며, 실패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는 김 위원장이 미-북, 남북관계 개선보다 핵무기 역량 보전에 더욱 우선순위를 뒀음을 의미한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NSC 긴급회의에서 “한반도에서 비핵화를 달성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자동 폐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차기 한국 정부를 이끌게 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중이던 지난 6일 북한의 전날 올해 9번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패를 확인하는 조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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