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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대지 유도탄·순항미사일 발사 동시 공개...김정은 2년 8개월만 군수공장 시찰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에서 전날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와 지난 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은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와 지난 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각각 성공했다고 28일 공개했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년 8개월만에 군수공장 시찰에 나서 국방력 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방과학원이 지난 25일과 27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발사와 지대지 전술유도탄 상용전투부 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했다”고 28일 보도했습니다.

또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들은 목표 섬을 정밀타격했고 상용전투부의 폭발 위력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된다는 게 확증됐다”고 전했습니다.

상용전투부는 전술유도탄의 탄두부를 말하며, 이에 따라 이번 시험 목적이 개량형 탄두부의 위력 테스트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지대지 전술유도탄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탄두 개량형 KN-23으로 추정됩니다.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KN-23은 해상 표적인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 무인도인 ‘알섬’을 타격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앞서 27일 오전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쐈고 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190㎞, 정점 고도는 20㎞가량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이번에 ‘미사일전투부연구소’라는 별도 기관이 북한 매체에 처음 언급됐다며 KN-23의 탄두부를 여러 가지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지하관통탄이나 확산탄 등 다양한 재래식 탄두 탑재가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선 폭발 위력 증대를 위한 열압력탄이나 전술핵 탄두 탑재를 위한 설계 변경을 시험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KN-23 이스칸데르가 핵탄두를 탑재하는 게 원래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 사거리가 아닌, 새로운 탄두의 무게를 달리하는 시험일 가능성이 있고요. 이 얘기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지시한 전술핵, 핵탄두 탑재를 위한 탄두의 설계 변경을 시험하는 성격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만일 그 부분이 검증됐다면 향후 최대 사거리로 또 다시 발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와 함께 지난 25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사실도 사흘 만에 확인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발사된 2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2시간 35분 17초를 비행해 1천800㎞ 계선의 목표 섬을 명중했다”며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의 전투 성능 실험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알섬과는 다른 무인도를 타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지난 9월 쐈던 장거리 순항미사일보다 사거리가 300㎞ 정도 늘어난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이 지난 10월 북한 국방과학발전 전람회에 처음 공개된 두 종류의 신형 기종 중 하나인 ‘B형’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험발사한 ‘A형’보다 사거리도 늘고 탑재 중량도 높은 기종이라는 관측입니다.

다만 이번에 같은 기종의 미사일에 연료량만 늘려 비행거리를 연장시켰을 수 있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순항미사일은 레이더망 회피를 위해 최대한 낮은 고도를 제트엔진의 추력으로 비행하는 미사일로, 정밀타격에 용이한 장점이 있습니다.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새해 들어 벌써 여섯 차례에 걸쳐 다종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까지 발사 장소를 달리해가며 잇따라 쏘는 데 대해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국방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특히 날짜를 달리 해서 행한 미사일 시험발사의 내용을 한꺼번에 공개한 게 이례적이라며, ‘섞어 쏘기’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압박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북한이 이렇게 공개한 적은 없어요.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무기체계를 각각 다른 날 쐈는데 이걸 한 날에 공개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자기들 나름대로 이런 다양한 무기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과시했고 이런 다양한 무기체계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탄도탄 방어망을 교란하기 위한 의도가 큰 것이고.”

한편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요 무기체제를 생산하고 있는 군수공장을 방문한 사실도 28일 전했습니다.

김정은(오른쪽 두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8일 공개한 사진.
김정은(오른쪽 두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8일 공개한 사진.

북한 매체들은 날짜와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시찰을 보도한 것은 2019년 6월 자강도와 평남 군수공장을 연달아 찾은 이후 2년 8개월 만입니다.

또 김 위원장이 이번에 찾은 공장은 각종 미사일에 들어가는 탄소섬유 등을 개발하는 곳으로, 최근 시설 현대화가 끝난 것으로 알려진 함흥의 화학재료연구소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이 공장 핵심 관계자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것을 보면 이곳이 북한의 군수공업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진짜 관계자일 경우엔 보안 문제로 해서 모자이크 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요. 특히 미국이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는 문제가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고려할 때 관련 인사들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겠죠.”

북한이 잇단 미사일 발사와 김 위원장의 군사 행보를 대내매체에도 보도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출신 김진아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제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방 분야가 속도전을 벌이며 주민결속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진아 교수] “지금 다른 부분들이 사실 성과가 그렇게 크지 않을 거에요, 제재 때문에. 코로나 때문에 더욱 그렇고. 그러면 국방 분야는 이것을 끌어 올리기가 경제 분야보다는 쉬울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목표치를 제시해서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것은 리더십 입장에선 아무래도 국방공업 분야가 되는 거죠.”

김 위원장의 이번 군수공장 시찰에는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수행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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