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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글린 데이비스 전 대북특별대표] “북한 정권 변화시킬 최선의 방법은 ‘경제 제재’…비밀 핵 시설 있을 것”


글린 데이비스 전 대북특별대표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했던 글린 데이비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경제 제재를 북한을 변화시킬 최선의 방안으로 꼽았습니다. 데이비드 전 특별대표는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권의 운용 능력을 위축시킬 압박이 필요하다는 것이 북한과의 오랜 협상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밀 핵시설 운영 문제와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글린 데이비스 전 특별대표를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새해 들어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유예 조치를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겁니까?

데이비스 전 대표) 김씨 정권이 현 시점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과 비핵화를 논의하는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과 협상 채널을 열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북한은 ‘외교적 무선침묵’(diplomatic radio silence)으로 응답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늘 하는 지겨운 위협을 반복하면서 김정은은 현재 의미 있는 대화보다는 위협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예전부터 ‘핵과 미사일 실험 유예’를 협상 카드로 사용해 왔습니다. 데이비스 전 대표님께서 직접 협상하신 ‘2.29합의’ 때도 그랬고요. 미국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요?

데이비스 전 대표) 북한 정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경제 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조치와 같은 ‘압박’이라는 점을 미국이 깨달았길 바랍니다. 국제 사회에서 북한 정권이 하나의 국가로서 활동하는 능력을 제약하고, 단단히 조이는 조치들이죠.

기자)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데이비스 전 대표) 제대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요한 부분에서 역할을 잘 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한국, 중국, 일본과 함께 진행 상황과 공동 선택지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북한 당국에 계속해서 관여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전부터도 계속해서 북한에 비핵화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라고 얘기해왔죠. 세 번째로 김정은과 그의 정권이 국제사회의 의사를 거스르는데 대해 큰 대가를 물릴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이죠. 미국은 계속해서 이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기자) 트럼프 정부는 북 핵 협상에서 ‘영변 플러스 알파’를 추진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유예 조치를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북한의 미신고 시설들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데요. ‘영변 플러스 알파’ 접근법에 동의하십니까?

데이비스 전 대표) 동의합니다. 전임 정부가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제대로 추진한 몇 안되는 일들 중 하나이죠. 북한의 70여년 역사를 비춰봤을 때, 북한이 모종의 비밀 핵 시설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데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한 북한이 비밀 핵 시설을 사용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저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이 비밀스러운 정권의 본성이며, 언제나 증거를 숨길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강요에 의해 공개하거나,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에게 득이 될 때 공개하곤 하죠.

기자) 데이비스 대표께서 협상하신 ‘2.29 합의’로 돌아가 보죠. 2012년 바락 오바마 정부 당시인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협상이 진행되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뒤에 실질적인 합의문 체결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불과 16일 뒤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합의가 깨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데이비스 전 대표) 짐작할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내 생각에는 지도자가 합의를 지키는데 진지하지 않아서 깼다고 봅니다. 본인이 영리하게 미사일 실험을 위성 발사로 위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결국 그의 결정은 외교적인 역효과를 낳았고, 저와 제 동료들에게는 그가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고 북한 엘리트들에게서 점수나 따려고 한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죠. 또 국제사회에 강하게 보이고 싶었겠죠. 그가 권력을 막 승계했을 때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나이 어린 지도자 아니었습니까? 특히 북한의 지지층에 스스로를 증명해야 했을 것으로 봅니다. 그는 우리를 곤란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북한 정권이 서방과 이웃국가들로부터 더 큰 압박을 받게 됐죠.

기자) ‘2.29합의’는 북한의 핵 활동 중단과 미국의 식량 지원을 맞바꾸는 합의였죠?

데이비스 전 대표) 2.29 합의는 문서화된 합의문(written document)이 아니었습니다. 북한이 어길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총 망라한 완전하고도 긴 목록이 아니었다는 점을 사람들이 잊곤 합니다. 나는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이 합의는 서로의 진정성에 대한 시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뿐이었던 것이죠. 북한이 선의로 행동하고 있다고 우리가 판단하면, 우리는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에게 회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북한이 신의를 깨트리면 그것은 외교의 명분과 6자회담 절차를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김 제1부상에게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3단계 대륙간탄도미사일형 로켓을 발사하면서 고의적으로 신의를 깨트렸죠. 김정은은 외부 세계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기자) 2.29합의 파기 직후인 2012년 4월 8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발사장에 북한이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정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VOA 기자가 현장에서 장명진 서해발사장 총책임자에게 2.29 합의에 대해 물었고, 그는 ‘정확히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그만두는 거지 위성 로켓 발사를 그만둔다고 안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입니까?

데이비스 전 대표) 북한측 협상 대표들은 많은 이야기를 했고, 궁극적으로 위성을 발사하고 싶다는 희망도 말했습니다. 위성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 당시에도, 또 지금도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ICBM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위성을 쐈다고 주장했지만, 그들은 모형(dummy) 혹은 작동을 기대하지도 않은 급조한 위성을 쐈습니다. 그들은 핵무기를 탑재하고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ICBM 미사일을 시험한 것입니다. 나는 김계관에게 베이징에서 여러 번 말했습니다. 위성 발사나, 미사일 발사는 합의를 깨트리는 것이며, 제안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김계관은 내가 이 말을 자꾸 하는 것이 너무 피곤해져서, 한 번은 내가 그 말을 할 때 끼어들어서 ‘안다 안다 위성을 발사하면 합의가 깨진다’라고 내게 말했습니다. 16일 후, 북한 독재정권 창시자의 100번째 생일날 ICBM 종류의 로켓을 발사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은 무엇이 걸려있는 지(stakes) 매우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기자) 최근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가하려 하자 중국과 러시아가 막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데이비스 전 대표) 북한 문제에서 중국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은 미국이 북한 문제에서 한결같은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그래 왔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껄끄럽고 도전적이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인터넷에 ‘왜 중국 당국이 김정은을 통제하지 못하느냐’는 불평들을 게시했다는 이야기를 중국 고위관리가 내게 한 적도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막는 행위는 북한과 관련된 이유 때문이라기 보다는, 미국과 러시아와의 더 큰 틀의 관계 때문에 그러는 것 같습니다.

기자) 2014년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토론회에서 ‘중국 정부와 모든 종류의 북한 비상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북한 정권 붕괴와 핵무기 확보도 논의 하셨나요?

데이비스 전 대표) 분명히 저는 개인적으로는 중국 관리들과 그런 깊은 논의는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가 자세히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8년전 했던 말을 고수합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 책임있는 관리들 사이에 그런 문제에 대한 교환이 있었습니다. 너무 깊이 생각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모든 얘기를 다 하니까요. 따라서 책임있는 관리들 사이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죠.

기자) 2017년입니다. 태국 주재 대사로 계실 때 미국 시카고카운슬 국제문제협의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태국 고위 당국자들과 북한과의 외교, 경제 관계를 격하시키는 문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하셨는데요. 이후 진전이 있었습니까?

데이비스 전 대표) 태국과 동남아시아 10개 나라, 아세안 국가들에서 우리의 노력은 북한 정권으로 들어가는 연료와 돈줄을 끊는 국제적 노력의 일부였습니다.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 암살사건이 2017년 2월 13일 벌어졌는데, 이 때 동남아시아 인들이 적극 행동에 나서게 됐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한 제한을 한층 강화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외교적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공했습니다.

기자) 대표님께서 태국 주재 대사로 계실 때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북한의 불법 행위 근절이었습니까?

데이비스 전 대표)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미국은 태국과 방대한 관계를 맺고 있고, 방콕의 미국 대사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대사관 중 하나이죠. 경제, 안보에도 많은 현안이 있고요. 하지만 제게는 그것이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제 모든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지만요. 저는 빈(국제원자력기구)에도 있었고, 북한 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았습니다.

기자) 바이든 정부는 인권 문제를 중시합니다. 대표님께서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차관보 대행도 지내셨는데요. 북한 인권 문제를 핵 협상에도 포함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잘못을 더 직접적으로 지적해야 할까요?

데이비스 전 대표) 저는 항상 인권문제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북한 정권의 지독한 인권유린을 조명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정권이 3대 동안 유지한 죽음의 수용소는 북한 주민들에게 끔찍한 손상을 입혔습니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이 문제를 조명하는 것은 극도로 중요합니다. 핵 협상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인권 문제도 포함하자고 하면, 아마도 한국이나 일본 등은 왜 비핵화 외교의 전망을 망치려고 하느냐고 말할 것입니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유엔이 계속 역할을 하고, 개별 국가들도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글린 데이비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부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미국의 전략과, 과거 핵협상의 교훈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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