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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슈라이버 전 차관보] “북한, 협상 때 종전선언 관심 안 보여…최대 압박 복원해야”


랜달 슈라이버 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랜달 슈라이버 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때도 종전선언 제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트럼프 정부 당시 미 국방부 한반도 정책을 총괄했던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북한에 종전선언은 미한 동맹의 약화와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한다며, 그보다는 ‘최대 압박’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합작전계획(OPLAN)에 중국에 대한 대응 방안이 담겨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를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로서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에 참여하셨는데요.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I’d like to see more clarity about what their policy actually is. I think they’ve tried to define what it’s not. It’s not strategic patience from the past, it’s not the high-level engagement of the Trump administration. But I think we still lack a little bit of clarity in terms of their approach. I do support the strengthening of the relationship with S Korea and I think the statement from President Moon’s visit was an excellent one but I think we still need to understand a little better and in greater specificity what the policy will be.”

실제 정책이 무엇인지 좀 더 명확하게 제시하길 바랍니다. 바이든 정부는 대북 정책이 ‘무엇이 아닌지’는 규정했습니다. 전략적 인내가 아니고, 트럼프 행정부 방식의 고위급 관여도 아니라고 말입니다. 이런 접근법은 명확성이 부족합니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한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데는 지지를 표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발표한 공동성명도 훌륭했습니다.

기자) 북한은 지난 2년간 외부와 단절한 채 미사일 개발에 매진해 왔습니다. 최근에도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셈법은 무엇일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It’s always difficult to speculate what’s happening inside N Korea, what might be the specific motivations of Kim Jong Un. I suppose it’s not mutually exclusive to say that there’s political objectives as well as military objectives. I think politically they’re prone to use provocation as a substitute for traditional diplomacy and I think they’re trying to get attention. I think on the military side, these tests help them develop better capabilities and we’ve seen consistently they’re seeking to improve their ballistic missiles and now hypersonic missiles.”

북한 내부 상황이나 김정은의 구체적인 동기를 추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번 발사는) 정치적, 군사적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으로 북한은 전통적 외교 대신 도발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고,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이러한 시험 발사가 개발 수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죠. 북한은 탄도미사일, 그리고 이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려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2019년 10월 스톡홀름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래 북한은 미국의 대화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런 북한에 대해 어떤 접근법을 취해야 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I think what the Trump administration started with, maximum pressure was effective. I do think the Trump administration and specifically the President himself, by going to leader-to-leader meeting level before the full impact of maximum pressure perhaps was a bit hasty. So I think some return to something resembling maximum pressure and brining as many countries on board as possible, although I think it’s going to be difficult to have full cooperation from the Chiense.”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 정책으로 시작한 것은 효과적이었다고 봅니다. ‘최대 압박' 정책의 영향이 온전히 나타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 것은 약간 성급했다고 보고요. 따라서 ‘최대 압박’과 유사한 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최대한 많은 나라를 여기에 동참시켜야 합니다. 물론 중국으로부터 완전한 협력을 받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 2018년 7월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기자) 2018년 마이크 폼페오 전 국무장관의 두 차례 방북에 동행했고,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과 실무회담에 모두 참여하셨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 진지하게 핵 포기를 고려했다고 판단하십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Well again, it’s difficult to get inside his mind. I think what we can tell from the working-level negotiations, the negotiations first led by Ambassador Kim and then envoy Biegun that I participated in, in retrospect it doesn’t look as though the N Korean team came prepared to discuss denuclearization in a serious way particularly in the lead-up to Hanoi, where we were quite serious about striking a deal. And they were prepared to talk about nothing other than sanctions relief. They didn’t even bring appropriate personnel to talk about denuclearization.”

역시 김정은의 마음을 읽는 것은 어렵습니다. 돌이켜 봤을 때 성 김 대사와 스티븐 비건 전 대북특별대표가 각각 이끌고 제가 참여했던 실무협상으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북한 협상단은 비핵화를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됐던 것 같지 않습니다. 특히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더욱 그랬죠. 당시 미국은 합의 체결을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었는데 북한 측은 제재 완화만 말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적절한 인사도 데리고 오지 않았죠. 이런 것을 보면, 김정은이 당시 비핵화 절차에 진지하지 않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가 북한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어떤 성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었다고 봅니다.

기자)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은 하노이 정상회담 전 사전협상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영변에 몇 개의 건물이 있느냐는 비건 당시 대표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고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 “Yes. That’s what I was referring to in terms of not having the appropriate personnel to talk about denuclearization at a deeper level. I think that’s historically been one of the challenges. Their negotiations have been led by either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r intelligence services or political department but not technical experts, whereas our team was full of people from the Department of Energy, from the intelligence community, from myself Department of Defense who are prepared to talk about every aspect of this. So to have a negotiating partner who is not fully informed of the technical issues, not fully empowered, is historically one of the challenges and certainly one that we also ran into.”

그렇습니다. 심도 있게 비핵화를 논의할 적절한 북한 측 인사가 없었다고 앞서 말한 것은 바로 그 상황을 얘기한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북한의 협상은 외무성이나 정보 당국, 아니면 정치 부서에서 주도했지, 기술 부문 전문가들은 아니었습니다. 반면 미국 협상단은 에너지부, 정보 당국, 나를 포함한 국방부 당국자들로 채워져 있었죠. 우리는 비핵화의 모든 분야를 얘기할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기술적 정보뿐 아니라 권한도 충분히 갖고 있지 않은 (북한 측) 협상단을 대하는 것은 예전에도 문제였고 우리도 겪었던 문제입니다.

기자) 바이든 정부는 싱가포르 합의를 토대로 진전을 이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한 이래 이를 지킬 의지를 보였나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No. I think there was a little bit of movement on the return of missing personnel’s remains. We had one major repatriation, but beyond that the other areas, very little movement. And in fact after the Singapore summit, our first engagement with N Korea quickly revealed that Kim Jong Un’s signature under a commitment to move forward toward denuclearization meant very little in real terms and in practice.”

아니요.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이 한 번 있었을 뿐입니다. (싱가포르 합의 4개 항 중) 다른 분야에서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미국과 북한 협상단이 처음 만났을 때 빠르게 확인된 것은 비핵화 노력을 약속한 김정은의 서명이 실제로는 거의 의미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기자) 임기를 4개월 남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이 현시점에 어떤 효용성이 있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Well the statement itself is not particularly useful because it’s really a statement of objective reality that there has not been active combat since 1953. The real question is why would N Korea agree to it? I think from our discussions and negotiations what we understand is an end-of-war declaration to them means that our alliance should be dramatically curtailed. U.S. forces should not be on the Korean peninsula and so on and so forth. So I’m less concerned about the statement itself, and more concerned about what N Korea thinks such a statement would mean in implementation.”

종전선언 자체는 특별히 효용성이 없습니다. 1953년 이래 실질적인 전투가 없었다는 객관적인 실상을 선언하는 것이니까요. 중요한 질문은 ‘북한이 이러한 선언에 동의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지난 협상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에 종전선언이란 (미한) 동맹이 급격히 축소되고,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나는 선언 자체를 우려하기 보다는, 선언을 이행하는 단계에서 북한이 어떤 생각을 가질 지를 우려합니다.

기자) 한국 당국자들은 미국과 종전선언 문안합의를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이 북한과의 외교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It’s not clear to me that it would open any new doors. We certainly raised the possibility of an end-of-war declaration in our negotiations in the previous administration, and as soon as we should an interest and started to initiate proposals, the N Koreans quickly lost interest. So I don’t see that it’s something they value highly unless they would see it as potential leverage to again diminish our alliance and seek a reduction of U.S. forces on the peninsula.

종전선언이 어떻게 새로운 외교의 문을 열 것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트럼프 정부 때 우리는 분명히 북한과 협상에서 종전선언 체결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보이고 제안을 시작하자마자 북한은 흥미를 잃더군요. 따라서 북한은 종전선언을 그렇게 중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미한 동맹이 약화되고 주한미군이 감축되지 않는 이상 말이죠.

문재인 한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

기자) 한국 일각에서는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홍현익 원장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가 ‘북한에 핵무기 개발의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했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I think the N Koreans are intent on gaining nuclear weapons period. And I think previous attempts to ease sanctions or provide incentives for denuclearization also failed and did not work. So I reject the notion that it’s our sanctions that are promoting a nuclear program in N Korea or that’s the reason that they’re pursuing these weapons. I think pressure and continued sanction is the appropriate approach. I think there are a number of reasons. It’s not just the nuclear program. It’s the very repugnant nature of the regime and the human rights crisis that is created by the DPRK communist government and the leader, there are a number of reasons to keep sanctions in place, counter-proliferation and nonproliferation et cetera.”

북한은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의지가 있습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습니다.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보상을 제공하려는 과거 시도들은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제재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촉진한다거나, 제재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추구한다는 식의 인식을 나는 거부합니다. 계속된 압박과 제재가 적절한 접근법이라고 봅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핵무기뿐이 아니죠. 북한 정권의 혐오스러운 속성, 북한 공산당 정부와 지도자가 만들어 낸 인권 위기, 비확산 등이 모두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할 이유입니다.

기자) 미한연합훈련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축소된 채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I think we should return to a robust level of joint exercises that would be appropriate for the threat we face so that we can maintain the highest level of readiness. There’s of course the further complication of Covid, which has also made more difficult in-person training and joint exercises. So once we feel as though the health conditions are safe enough, I think we should return to a full-level of exercises.”

우리가 직면한 위협 수준에 맞게 강력한 수준의 합동훈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대면으로 직접 참여하는 합동 훈련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보건 상황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연합훈련 규모를 복원해야 합니다.

기자)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최근 VOA에 미한 군 당국의 새로운 작전계획(OPLAN)에 중국 인민해방군 대응 방안도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동의하시는지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Absolutely. I agree with General Abrams. It’s certinaly a contingency that is possible, and so it would be unwise to completely ignore it and not account for it in our planning. So I think at some level it has to be taken into account.”

물론입니다. 에이브럼스 장군과 동의합니다.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비상사태입니다. 따라서 그것을 완전히 외면하고 계획에 포함하지 않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어느 수준에서는 고려돼야 합니다.

진행자)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차관보로부터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접근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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