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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리언 파네타 전 국방장관] “북한에 ‘힘의 우세’ 전략 취해야…군사훈련 재개 필요”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

미국은 북한에 대해 현상유지가 아니라 강력한 힘을 토대로 한 적극적인 관여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밝혔습니다. 파네타 장관은 12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제재를 유지하고 미한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동맹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했습니다. 파네타 전 장관은 9선의 연방 하원의원 출신으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냈습니다.김영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새해 들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두 번 발사했습니다. 얼마나 심각하게 보십니까?

파네타 전 장관) 북한과 이미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 이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역량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전에 다른 시험을 하고, 이번에 다시 시험을 하면서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게다가 자체 기동 가능한 (대기권) 재진입체일 가능성도 더해졌습니다. 방어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 겁니다. 저는 이것을 북한의 매우 도발적인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명백히 긴장이 더 고조되는 것입니다. 북한과 한국 사이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도 말입니다.

기자) 오바마 행정부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내셨는데요. 현재 한반도 안보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십니까?

파네타 전 장관) 제가 현직에서 북한을 다루던 시기보다 긴장이 더 고조됐습니다. 당시에도 북한에 대해 우려했고 최대한 면밀히 그들의 활동을 추적했습니다. 제가 CIA국장일 때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행이었던 것은 우리는 그들이 뭘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런 상황을 다루기 위한 행동을 취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재임시에는 어떻게든 강력한 개성을 통해 양측의 이견을 해소해 보려고 한 것 같은데, 북한의 핵무기 비축량과 핵 역량에 관한 한 어떤 의미있는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런 실패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긴장을 불러왔고요. 그리고 북한은 세계의 이목을 끄는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죠.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까지 북한을 다뤄온 방식을 어떻게 평가하시죠?

파네타 전 장관) 많은 면에서, 그들은 그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과 같은 현안에 집중해 왔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도 다뤄야 했고요. 이 정부는 그야말로 많은 현안에 부딪히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어느 정도는 한국과 일본 등이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 것이라는 기대도 가졌을 겁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도 아니었다고 봅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있다고 계속 얘기해 왔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략을 바꿔야 할까요?

파네타 전 장관) 행정부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현상유지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적을 상대할 때 현상유지 접근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관계가 좋아지거나 나빠지거나 둘 중 하나뿐이죠. 그리고 지금은 북한이 계속 도발하면서 핵역량과 역내 국가들에 대한 위협 역량을 키우고 있어 관계는 계속 나빠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과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모색할 것인지에 대한 통일된 접근법을 도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동시에 미국은 동맹과 한국, 주한미군을 강화하고 일본과 역내 국가들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침략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이 계속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정권을 스스로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이것이 북한에 계속 보내야 할 메시지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오른쪽)이 배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오른쪽)이 배석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비슷하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파네타 전 장관) 오바마 행정부에서 CIA 국장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경험에 비춰볼 때, 당시 우리는 전 세계에서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동맹의 힘을 보강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협력 조치를 취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기조를 계속 쌓아가는 한편, 북한을 당연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북한에 아주 분명히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고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것, 그리고 북한의 어떤 잠재적 위협으로부터도 미국과 동맹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말입니다. 북한에 대한 최선의 접근법은 나약함이나 무시가 아니라 힘에서 비롯됩니다.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계속한다면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 계속 힘을 증강해야 합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해선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 오셨는데요.

파네타 전 장관) 오로지 강력한 개성을 통해 비핵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순진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는 했지만, 악수를 하고 그저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바라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 회담에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솔직히 논의의 토대를 구축하려는 양국의 노력이 없는 한, 두 정상은 만나서도 안 됩니다. 그저 사진 촬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심각한 논의로 이어져야 하니까요. 그런 기초공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풍선과 색종이를 날리는 게 전부였죠. 그래서 저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정상들과의 경험도 더 많고요. 지금 중요한 것은, 협상을 하게 된다면 그것이 어디로 이어질지에 대한 분명한 지표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북한 주민 지원을 위해선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그들과 협력해야 합니다. 또 핵무기와 핵 역량과 관련한 긴장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북한에 원하는 조치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요. 그러기 위해선 관련국들이 선의를 갖고 모여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세계의 이목을 끌려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하셨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 실험을 하면 어떤 상황이 될까요?

파네타 전 장관) 이미 그런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길이 아니라는 겁니다. 북한이 탁자를 두드리면서 관심을 요구하는 상황이고, 그래서 미사일을 시험하고 핵무기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겁니다. 그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 역량 시험을 재개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북한과 현재 위험한 상황에 있고, 북한과의 현상유지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좋아지거나 나빠질 뿐인데, 지금 계속 나빠지는 중입니다.

기자) 한국에서는 북한을 협상장에 불러오기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또 제재가 오히려 북한의 핵 개발을 핵무기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여기에는 어떤 시각을 갖고 계시죠?

파네타 전 장관) 대가를 받지 않고 적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말도 안 되는 것이죠. 이미 언급한 것처럼 북한을 상대하려면 힘을 바탕으로 강한 위치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미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계속 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군사 훈련도 재개해야 합니다. 북한은 싫어하겠지만, 만약 그들이 도발한다면 우리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훈련을 재개하게 될 것입니다.

기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죠?

파네타 전 장관) 과거 중국은 협상의 문을 열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중국은 북한이나 북한의 행동을 탐탁치 않게 여겼고, 그래서 협상의 문을 여는 데 여러모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미중 간 긴장이 훨씬 더 커졌지만, 중국이 협상을 재개시키는 중간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봅니다. 바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만요.

지금까지 리언 파네타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미국의 대북 접근법에 대한 평가와 정책 제안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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