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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게리 로크 전 주중대사] “북중관계 해빙기…중국, 비핵화 협상에 핵심 역할”


게리 로크 전 주중 미국대사.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 거리를 둬왔던 북한과 해빙기를 맞고 있다고 게리 로크 전 중국주재 미국 대사가 밝혔습니다. 로크 전 대사는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북한과의 정치∙경제적 유대를 회복하려는 신호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대북 제재를 전반적으로 이행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에 중국을 반드시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크 전 대사는 워싱턴 주지사와 상무장관을 거쳐 2011년 8월부터 2014년까지 2월까지 주중 대사를 역임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시진핑 주석의 첫 공식 방북을 계기로 북-중 관계 현황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대사를 역임하시면서 가까이서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로크 전 주중대사) 중국에게 이번 방북은 두 나라의 오랜 관계를 재확인하고 강조할 기회입니다. 분명히 양국 관계의 해빙기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뒤 중국은 북한과 거리를 둬왔습니다. 젊은 지도자가 잔인한 행동을 하고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유엔 결의를 무시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중국 지도자가 북한 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적인 관계를 무엇보다 원하기 때문입니다.

기자) 그런 해빙기를 맞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김 위원장이 중국을 몇 차례나 방문하면서 미-북 회담 결과를 공유했기 때문일까요?

로크 전 주중대사) 두 나라의 관계가 몇 년 전 보다 우호적으로 변한 건 분명합니다. 남북한 지도자 모두 미국과 함께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축소에 대해 논의하려는 의지 때문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기자) 중국이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어떻게 받아 들이시는지요?

로크 전 주중대사) (한반도) 긴장 해소를 비롯해 핵무기 개발과 확산, 핵과 미사일 실험 문제 등의 해결 과정에 중국이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또 미-북 간 어떤 합의에도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이 관여해야 하고 어쩌면 러시아도 여기 포함돼야 할 겁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앞서 중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제어하는 합의에도 중요한 부분을 맡았는데 북한의 핵무기 야심을 막는데도 똑같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합니다.

기자) 그런 개입을 북한이 반길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번 방북만큼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죠?

로크 전 주중대사) 중국 지도자가 북한 지도자의 초청에 기꺼이 응하고 북한을 기꺼이 방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김정은에게도 분명히 이득이 됩니다. 중국이 북한과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강력한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한다는 신호이니까요.

기자) 그런 신호를 주게 될 방북이 곧바로 일본에서 이어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뭔가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요?

로크 전 주중대사) 저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방북에 대해 물어볼 것으로 확신합니다. 미국 정부는 그 동안 중국에 북한의 핵개발 중단을 촉구해달라고 요구해왔기 때문이죠.

기자) 그게 곧 중국의 협상력 강화를 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로크 전 주중대사) 글쎄요. 중국은 한반도 안정 문제와 관련해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중국의 중요성이 감소된 적은 없다는 뜻입니다.

기자) 중국이 그런 역할을 북한 비핵화를 위해 충분히 발휘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비판이 많습니다. 제재를 우회하도록 방치했다는 지적도 있고요. 동의하십니까?

로크 전 주중대사) 이런 저런 위반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중국은 대북 제재를 대체로 잘 이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미국이 직접 대화할 것을 오랫동안 촉구해왔고요.

기자) 중국 대사로 재직 중 장성택 처형이 이뤄졌고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도 잇따랐습니다. 당시 중국 정부 내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로크 전 주중대사) 중국 당국자들은 미 대사였던 저에게 북한의 핵과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는 입장도 밝혔고요. 중국은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계속 촉구했지요.

기자) 중국 당국자들과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이나 이후 대응 문제를 논의해 보신 적은 없습니까?

로크 전 주중대사) 그런 사안에 대해 중국과 논의한 적은 없습니다.

기자) 중국이 그런 대화를 꺼려도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상사태 가능성에 대해 중국과 논의를 시도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로크 전 주중대사) 미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압박에 중국을 참여시키고 협력하려 해왔던 겁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걸 막는데 신경 써 왔으니까요. 유엔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이를 대체로 이행하면서 말이죠. 북한의 핵실험도 규탄하지 않았습니까? 중국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매우 우려해 왔고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게리 로크 전 중국주재 미국 대사로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가져올 영향과 북-중 관계의 현주소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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